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초등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24 조지아, 아르메니아, 터키

사도 빌립(필리포스) 순교당에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았어요

by 깜쌤 2024. 10. 11.

빌립 순교당을 찾아간다고 했는데 크리스천이 아니면 그 사람이 누구인지, 왜 그렇게 사람들이 찾아가는지 알 길이 없지 않겠어요?

 

 

그러니 그분이 누구인지 조금은 이야기를 꺼내봐야 할 것 같네요.

 

 

파묵칼레 새하얀 언덕이 저 밑에 보이네요. 계곡 건너편 높은 산에 눈이 희끗희끗 묻어있는 게 보이나요?

 

 

계단을 올라갑니다. 

 

 

계단을 올라가서 처음 만나는 유적지는 고대의 목욕탕 시설인가 봅니다. 

 

 

파묵칼레에는 온천수가 샘 솟아오릅니다. 

 

 

방금 건너온 나무다리 저편 언덕에 극장 터가 보이네요.

 

 

빌립 순교 기념 상당 부근에는 로마 시대의 목욕탕 흔적이 남아있기도 합니다. 

 

 

목욕탕이라고 하니까 우리나라의 동네 목욕탕을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로마 시대의 목욕탕은 체육관과 예술품 전시관을 겸한 곳도 있었거든요. 

 

 

사우나도 가능했다고 하는데 여기 이곳에서도 온천에서 뿜어져 나온 수증기를 이용한 사우나를 했다는 흔적이 있다고 합니다. 

 

 

기원 전후를 중심으로 한 고대 로마의 문명 수준을 우리 기준으로 평가하면 실수하기 딱 알맞습니다. 

 

 

수도관의 흔적이었을까요? 아니면 제비집 흔적일까요?

 

 

로마인들의 장거리 물 공급망, 이른바 수도 시설은 워낙 출중하고도 훌륭해서 현대인들 못지않게 완벽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파묵칼레에서는 온천수가 마구 솟구쳤으니 목욕 문화를 엄청 좋아했던 로마인들 입장에서는 멋진 휴양지가 될 수밖에 없었겠지요.

 

 

로마 제국이 망하고 난 뒤 유럽 대륙의 문명 수준이 퇴보했다는 말은 빈말이 아닌 것이죠.

 

 

'무식한 자가 용감하면 말릴 길이 없다'는 명언이 있지 않습니까?

 

 

문명화가 덜된 게르만 족에 의해 서로마 제국이 멸망당했던 것은 역사의 비극이기도 합니다. 

 

 

지금부터 약 600여 년 전에 이루어진 동로마제국의 멸망은 또 어땠나요? 쇠퇴의 길을 밟고 있던 동로마 제국을 멸망시킨 민족이 튀르키예인들입니다. 조선 왕조가 건국된 지 약 60여 년 뒤에 일어난 사건이었죠.

 

 

작은 비탈길을 걸어올라 마침내 사도 빌립 순교당에 이르렀습니다. 

 

 

사도 빌립은 예수님은 열두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죠. 가톨릭과 성공회에서는 필립보라고 부릅니다.

 

 

Philippus라고 기록되어 있는 그는 서기 80년 경, 여기 히에라볼리에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개신교인들이 보는 성경에는 빌립이라는 이름으로 나와 있죠.

 

     

그의 순교를 기념하여 비잔틴 제국 시대에 만든 순교당 건물도 이제는 퇴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순교 기념 성당이라고도 부르더군요. 기념당이 있는 이 부근 어디에서 빌립이 십자가형을 당했다고 합니다. 

 

 

한적하고 고요한 곳입니다. 크리스천이 아니라면 누가 여기까지 올라와보겠습니까?

 

 

성경 사도행전에 보면 에티오피아(이디오피아) 내시에게 복음을 전하는 빌립이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만 그는 사도행전 6장에 등장하는 일곱 집사가운데 한 사람이고 여기서 말하는 사도 빌립과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서양인들 이름은 비교적 단순해서 동명이인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사진 속에서 눈 덮인 산을 찾아내셨다면 눈썰미 하나는 대단하신 분입니다. 

 

 

좀 더 확대하여 찍어보았습니다. 이젠 확실히 보이지요?

 

 

우리는 빌립 순교당 유적지를 천천히 한 바퀴 돌았습니다. 

 

 

아치 위에 십자가 표시가 보이죠?

 

 

육지 거북 한 마리도 엉금엉금 기어 다니고 있더군요.

 

 

손으로 잡아 보았습니다. 아직 새끼네요.

 

 

발아래로는 파묵칼레 온천유적과 극장터가 나타납니다. 

 

 

빌립 순교당 옆 언덕에까지 올라가서 바라보았던 겁니다. 

 

 

곳곳엔 돌무더기들이 흩어져 있었습니다. 

 

 

이제 다시 내려가야지요.

 

 

사방을 찬찬히 둘러보았습니다. 

 

 

아까 우리가 건너왔던 다리도 보이고 그 너머로 극장터도 보이는군요. 극장은 반드시 가보아야 합니다. 

 

 

모두들 촬영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순교당 건물로 다시 갑니다. 

 

 

여기에도 야생 보리들이 자라더군요.

 

 

그늘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었습니다. 

 

 

멕시코에서 왔다는 분들이 간단하게나마 예배를 드리고 기도를 올리더군요.

 

 

그분들은 드론까지 띄워놓고 촬영을 하네요.

 

 

그들과 작별하고 내려갑니다. 

 

 

극장 터를 향해 가는 겁니다. 

 

 

야생 밀과 보리들 사이에 엉겅퀴가 자라더군요.

 

 

올리브 나무들을 키우는 과수원이 산등성이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었습니다. 

 

 

잎무늬가 아름다운 식물들이 제법 많더군요.

 

 

이건 아마도 도시를 둘러싼 성벽 흔적일 겁니다. 

 

 

일행은 먼저 내려가고 나는 뒤에 남아서 성벽 흔적까지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