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서에 가면 나를 자주 찾아오는 멋진 친구들이 제법 있어.
얘가 잠은 어디서 자는지 몰라.
어떨 땐 물뿌리개 구멍 안에서도 자는 것 같아.
한 번씩은 내가 책 보는 곳까지 찾아와서 아양을 떨고 가지.
이런 식이야.
그리 반갑지도 않은데 자주 찾아오는 녀석이 있어. 노린재 종류인데 고추와 피망을 망쳐놓더니
드디어 가지 줄기에까지 진출하더라니까.
그냥 두면 안 되겠다 싶어서 정신 좀 차리라는 경고의 의미에서 약을 좀 뿌려주었더니
모두들 전멸한 거야.
잔디밭에도 침입자들이 있어.
이게 병인지 아니면 어떤 곤충의 알인지 모르겠어.
제비꽃도 잔디 틈새에 자리를 차지하고 살더라니까.
잡초 두 가지도 침입해 왔어.
이 녀석이 자리 잡기 시작하면 부근 잔디가 다 죽어나가더라니까.
지독한 녀석들이지.
보기엔 이렇게 멀쩡해도...
하나도 안반가운 녀석들이 친구 하자면서 찾아오는 거야.
매정하게 거절함과 동시에 꼼꼼하게 찾아내어 확인 사살 작업에 들어간 거지.
댑싸리들도 하나씩 정리해 가는 중이지.
유홍초도 찾아와서 터 잡더라고.
8월 말경에 노란색 매리골드와 백일홍 씨를 뿌렸더니 지난 비에 자라 올랐어.
꽃 피기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어.
분꽃도 정리를 많이 해버렸어.
11일 수요일에는 잔디도 새로 깎았어. 방아깨비를 만나면 살려주었고 말이지.
어떤 날은 나비가 찾아와서 내 팔에도 앉아 잠시 쉬고 가는 거야.
이제 얘는 시도 때도 없이 자주 출몰하더라고.
너무 귀여운 거야.
그나저나 얘가 겨울잠은 어디서 자려는지 모르겠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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