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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24 조지아, 아르메니아, 터키

그날 아침 우리는 생쇼를 했어요

by 깜쌤 2024. 9. 10.

4월 17일 금요일 아침입니다. 여행 16일째 되는 날이네요.

 

 

아침 식사를 위해 옥상 레스토랑으로 올라갑니다. 

 

 

작은 정원이 숨어있네요.

 

 

호텔 옆 골목을 건너면 그 옆에는 초등학교가 있습니다. 

 

 

멀리 우치사르가 보이는 겁니다. 우리는 어제 저길 갔었습니다. 하늘에는 벌룬들이 없습니다. 기상 조건이 맞질 않아 뜨지 못하는가 보네요.

 

 

레스토랑에 들어갔습니다. 

 

 

창가 의자에 앉아 사방을 살펴봅니다. 

 

 

호텔 바로 옆 초등학교에 이제 아이들이 하나둘씩 보이네요.

 

 

멀리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테이블 마운틴을 닮은 언덕이 누워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저 언덕을 넘어 뒤편에 숨어있는 젤베 계곡을 가보고 사진 왼쪽 끝에 있는 차부신 마을을 본 뒤 언덕 밑 길을 따라 트래킹을 해보려고 합니다. 

 

 

옆집 옥상 레스토랑의 모습입니다. 

 

 

여긴 눈에 보이는 거의 모든 건물이 숙박업소 아니면 레스토랑이라고 보면 됩니다. 

 

 

괴레메는 그런 곳이죠. 다음에 한번 더 간다면 다른 마을에서 숙박해 볼 생각으로 있습니다. 

 

 

아침 식사를 쟁반에 담아서 가져다주더군요. 이는 뷔페 스타일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쟁반에 담아 온 이 정도 음식만 다 먹어도 배가 부를 겁니다. 빵은 무제한으로 공급되거든요.

 

 

치즈, 커피, 계란, 토마토와 오이가 깔려 있으니 있을 건 다 있는 겁니다. 

 

 

괴레메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세상이 모두 이와 같은 풍경으로 이루진 것으로 여길지도 모릅니다. 중국 서부 사천성(스촨 성)에는 구채구라는 동화 같은 풍경이 숨어있는데 그 부근에 사는 티베트 장족들도 세상이 다 낙원 같은 줄로 그렇게 여길 것입니다. 

 

 

아침 식사를 했으니 이제 오늘 트래킹 하다가 점심으로 먹을 빵과 음료수를 사러 갔습니다. 

 

 

어제 봐둔 가게에 찾아갔습니다. 마을 동쪽 편에 숨어있는 슈퍼인데 빵이 거의 공짜나 다름없습니다. 그만큼 싸다는 말입니다. 

 

 

콜라 한 병과 빵 한 덩어리를 샀습니다. 

 

 

그런 뒤에는 택시를 잡아타고 젤베 계곡으로 갔습니다. 

 

 

어제 우린 이 길을 걸어서 마을로 돌아왔던 겁니다. 

 

 

"괴레메 안녕! 저녁에 다시 돌아올 게."

 

 

도로 끝에 차부신 마을이 보입니다. 마을 끝에서 오른쪽으로 회전하여 더 갈 겁니다. 

 

 

차부신 마을에서 돌아서면 너무나 유명한 파샤바 산자락이 등장합니다. 

 

 

파샤바에는 인간이 결코 상상할 수 없는 '상상의 기둥'들이 숨어있습니다. 평평한 언덕의 끝자락이라고 보면 틀림없습니다. 

 

 

드디어 오늘의 첫 목적지인 젤베 계곡이 보이네요. 그날 우리는 아주 보기 드문 생쇼(?)를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사건의 진상은 이렇습니다.

 

 

젤베 계곡 입구에 도착해서 티켓을 사려고 하는데 말이죠, 일행 중 한 분이 빵 가게에 디지털카메라를 놓고 왔다는 겁니다. 아침에 들렀던 곳이 거기밖에 없으니 놓고 왔다면 거기밖에 없다는 거죠. 이럴 때 판단을 빨리 해야 합니다. 다른 두 분은 입구 부근에서 기다리라고 해두고는 그 분과 나는 우리가 타고 왔던 택시가 아직 마을로 돌아가기 전이어서 다시 집어 탔습니다. 

 

 

그리고는 아까 출발했던 가게에 가자고 했습니다. 

 

 

가게 부근 벤치에는 카메라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카메라는 카운터 앞 공간 물건들 위에 숨어있더군요. 카메라를 찾고 난 뒤 주인에게 간단히 설명을 하고 감사의 의미로 사진을 찍어두었습니다. 어쩌면 주인은 사진기가 거기 놓여있는 줄을 미처 몰랐을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다시 택시를 타고 젤베 계곡 매표소를 향해 달려가는 겁니다. 파샤바 마을 박물관이 오른편에 등장하더군요.

 

 

디지털카메라 속에는 그동안 찍어둔 이번 여행의 보름치 분량 사진들이 있으니 절대 잃으면 안 되는 거죠.

 

 

퍄사뱌를 지나 젤베로 갑니다. 같이 여행하는 일행 분이 카메라를 다시 찾았으니 속이 다 후련해졌습니다. 

 

 

그렇게 해서 젤베에 도착한 우리는 내리고 택시는 괴레메 마을로 돌아간 겁니다. 그런데 말이죠, 카메라 주인이 다시 한 말씀을 덧붙이는 겁니다. 

 

"아이고! 이번에는 휴대 전화기를 방금 타고 온 택시 안에 놓아두고 내렸네요!"

"?"

 

이번에는 스마트 폰을 두고 내렸으니 아까보다 더 큰 사고가 터진 겁니다. 택시가 돌아가버렸으니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죠? 순간적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택시 안에 일행분의 놓고 내린 전화기가 남아있어서 우리가 전화를 걸 경우 다행히 기사가 받아준다면 되는데 그게 국제 전화가 되는 겁니다. 우린 터키 유심을 쓰는 게 아니었거든요.

 

'이럴 경우 국가 번호는 뭘로 해야 하지? 그 택시 기사분 영어가 잘 안 되었는데 어떻게 설명하지? 그가 전화를 받을 수나 있을까?' 등등 온갖 생각이 드는 겁니다. 매표소 입구 부근에 위치한 휴게소 가게 주인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만 그는 영어가 짧았습니다. 바로 그때 언뜻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유심을 쓰지 않는 대신 BARO 서비스를 신청하여 쓰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BARO 서비스를 이용하여 내가 전화를 걸면 될 거라는 생각을 해서 곧바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천만다행으로 통화가 연결되더군요. 이럴 경우는 국제 전화로 인정되지 않을뿐더러 현지인이 옆에 있으니 해결 방법이 날 거라고 여겼습니다. 현지인을 바꿔주고 상황을 설명했는데 택시 운전기사도 상황을 이해하고 다시 젤베 계곡 입구로 돌아오겠다더군요.

 

 

한 십 여분 정도 뒤에 택시 기사가 도착했습니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택시 사진을 찍어두었었는데 차번호가 일치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휴대폰을 찾은 겁니다. 가게 주인도 고맙고 택시 기사도 고마워서 기사를 모시고 간단하나마 음료수를 한 잔 대접해 드렸습니다. 그렇게 해서 사건은 일단락이 된 겁니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쓸어내렸고요, 사진 속에 등장한 검은 셔츠의 사나이가 택시 운전기사입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