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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아르메니아, 조지아, 터키(完

타테브 - 잊을 수 없는 절경 1

by 깜쌤 2015. 9. 26.

 

단순히 이정표만을 가지고 계산해보면 예레반에서 타테브까지는 200킬로미터가 넘는 길 같았다. 직선으로 뻗어나가는 고속도로 200킬로미터와 이리 구불텅 저리 구불텅하게 이어지는 일반 국도 200킬로미터와는 하늘과 땅차이 만큼이나 느낌이 다르다. 우리는 마침내 타테브 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타테브(Tatev)라고 할때 타(Ta)라는 말은 아르메니아어로 '주다'라는 뜻이 있다고 한다. 테브(Tev)는 날개라는 뜻이라나 뭐래나. 그렇다면 '날개를 주다'라는 의미가 될것이다.

 

 

타테브는 그런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실제의 타테브는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이름을 올린 보로탄(Vorotan)계곡 절벽 위에 우뚝 서있는 요새 겸 교회를 의미한다. 여행기를 읽는 분 가운데 아르메니아에 가서는 교회만 보고 다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는데 그럴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 찾아온 외국 관광객이 국내의 명승지 탐방을 나설 경우 절(temple) 구경을 할 수밖에 없는 것과 같은 처지라고 여기면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타테브에 가기 위해서는 케이블카를 타야만 한다. 아르메니아인들은 타테브에 설치된 로프웨이가 세계에서 가장 긴 로프웨이라고 말한다.

 

 

중국 호남성 장가계시에 가면 천문산으로 이어지는 로프웨이가 있다. 도심 위를 지나서 천문산에 도착하는 삭도(=로프웨이)인데 공식적인 거리는 타테브의 것보다 더 긴것으로 알고 있다.

 

 

어찌되었거나 간에 아르메니아 사람들이 세계최고라고 하니까 그러려니 하고 그들의 자랑을 들어주자. 타테브의 로프웨이는 5.7킬로미터의 길이를 자랑한다. 혹시 로프웨이를 지탱하는 탑과 탑 사이의 거리나 정류장 사이의 간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지금 우리가 도착해있는 곳은 언덕위나 마찬가지다. 바로 위 사진을 보면 건너편 산 위에 누렇게 보이는 밀밭이 실은 산꼭대기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내가 서있는 이곳도 엄밀히 따지면 그런 밀밭과 같은 모습이라고 여기면 된다. 아르메니아 청년들이 모여들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화음이 잘 어우러져서 듣기에 좋았다.

 

 

케이블카 출발장 한 옆으로는 계곡으로 내려가는 도로가 연결되어 있었다. 나는 계곡의 모습이 궁금해서 괜히 조바심이 났다.  

 

 

전망대쪽으로 다가가 본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엄청난 절경이 눈앞에 떡하니 나타났기 때문이다.

 

 

아르메니아 사람들이 충분히 자랑할만한 경치였다. 전망대 바로밑 절벽에 멋진 마을이 숨어있었다.

 

 

바로 이 마을이다. 혹시 이 마을이 할리드조르(할리초르 Halidzor)일까? 케이블카 정거장 부근에도 작은 마을이 있던데..... 구글 위성지도를 띄워두고 자세히 살폈더니 맞는 것 같았다. 어떤 분의 여행기를 보니 이 마을에서 민박을 할 수도 있는 모양이었다.

 

 

로프웨이가 지나가는 선을 살폈더니 오른쪽 건너편 산등성이에 누렇게 보이는 곳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저기란 말일까? 저 정도의 거리라면 5~6킬로미터가 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을의 집들이 모두들 줄을 맞추어 배치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계획적으로 조성했다는 말이 되는데.....

 

 

하여튼 대단한 곳이다. 엄청난 골짜기가 우리들 발밑을 지나가고 있었으니 말이다.

 

 

케이블카 정류장 부근에 휴게소가 있었다. 표를 사두었다. 한사람당 5,000드람이다.

 

 

우리가 타야할 케이블카는 오후 1시 45분 출발이다.

 

 

사람들이 많아보였기에 조금 일찍 정류장으로 올라갔다.

 

 

뭐든지 일찍 줄을 서두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은 그동안의 여행경험으로 미루어 체득한 것이다. 

 

 

아르메니아 사람들이 자랑하는 케이블카 시설이 바로 저것인가 보다.

 

 

휴게실을 다른 방향에서 살펴본 뒤 탑승구로 올라가 줄을 섰다. 탑승을 대기하며 둘러본 주위경관도 아주 훌륭했다. 

 

 

 

이 로프웨이는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회사가 합작하여 2010년에 만든 시설이라고 한다.  

 

 

아르메니아 사람들이 낯선 동양인들이 신기했는지 말을 걸어왔다. 그 중에서도 젊고 예쁜 아가씨 세사람과 대화를 제법 나누었는데 학교에 사무원(clerk)으로 근무한다는 아가씨의 영어가 아주 훌륭했다.

 

 

바로 이 아가씨들이다. 여기까지 글을 썼으니 이제 이메일과 함께 찍어둔 사진을 보내주어야겠다.

 

 

이제 탑승해서 출발을 기다린다.

 

 

케이블카 안은 만원이었다. 케이블카가 공중에 뜨자 탑승객들이 환성섞인 비명을 질렀다.

 

 

순식간에 공중에 붕 떠버린듯함과 동시에 줄 하나에 개개인의 인생 모두를 달아맨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리라. 발밑에 보이는 할리드조르 마을의 집들은 반듯하게 줄을 맞추어 배치된채 앉아있었다.

 

 

산허리를 감아 돌아가는 도로가 커다란 뱀처럼 징그럽게 여겨졌다.

 

 

환상적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순간이다.

 

 

이윽고 건너편 언덕이 다가왔다. 여기서 내리는 것인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밀밭처럼 보이는 언덕을 넘어서자 다시 굉장한 골짜기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이 골짜기의 전모를 알 수 있었다.

 

 

맞은 편 산자락이 타테브였던 것이다. 발밑에 보이는 골짜기가 보로탄협곡이고.... 전면 왼쪽 산자락에 조그마한 마을이 하나 숨어있었다.

 

 

로프웨이는 엄청난 높이에 떠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나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패러글라이딩을 하면 이런 기분이 들 것같다.

 

 

걸어서 타테브로 가려면 엄청난 고생을 해야할 것 같다. 이 골짜기 어딘가에도 수도원이 숨어있다고 하던데.....

 

 

저 밑에 보이는 네모난 구역이 수도원일까? 다음에 여길 간다면 반드시 절벽 밑에 자리잡은 마을에서 묵고 걸어다닐 것이다.

 

 

이번 여행에 가져갔던 론리 플래닛에 의하면 타테브에서 노라 방크로 이어지는 멋진 트래킹용 길을 개발하고 있다고 하던데.... 어쩌면 완공되었는지도 모르겠다. 21일짜리 코스라는데 곳곳에 B&B가 배치되어 침낭과 텐트가 필요없는 환상적인 길이 될 것이란다.  

 

                                http://cf.am/eng/index.php

 

구글에서 Zangezur Trails로 검색해보면 많은 자료들이 뜰 것이다.

 

 

 

악마의 다리도 이 부근 어디엔가 있을지 모르겠다.

 

 

멋진 곳이다.

 

 

이윽고 맞은편의 타테브 마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은근히 기대가 되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