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일 새벽이 밝았습니다. 발코니에 나가 보았더니 하현달이 서산에 걸려 있었습니다.
노트북을 꺼내 펼치고는 유튜브에 접속해서 새벽 예배를 드렸습니다.
아침을 예약해 두었기에 일행 한 분이 7시경에 옥상 레스토랑에 가보았더니 사람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심지어는 다른 손님조차 없다는 것이었어요.
그게 무슨 황당한 경우인가 싶었어요. 꼭대기층 레스토랑에서 보면 트빌리시 시가지 동서 쪽을 볼 수 있었어요.
나리칼라 요새 부근 조지아 어머니상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풍경은 그럴 듯 하지만 아침은 언제 먹을 수 있는 거지요?
조지아의 아침은 조금 늦게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1층 로비에 내려와서 확인해 보았더니 아침 식사는 아홉 시부터라고 하네요. 어제 오후 안내해 줄 때 건성으로 들어 잘 기억하지 못한 제 잘못이 크기에 팀 멤버들에게 미안해집니다.
두 시간이나 남았기에 시내 중심가 구경이나 해두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두 함께 시내 구경에 나섰습니다.
호텔 입구 앞 골목 레스토랑에서는 맥주도 팔았던가 봅니다.
거리로 나섰더니 지나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었어요.
자유 광장까지 걸어가서 그 너머로 걸어보기로 했어요.
공공시설에 낙서가 너무 많았습니다.
한마디로 개판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올드타운 중심가는 고색창연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작은 공원 옆 레스토랑에는 아침 햇살이 떨어지고 있었고요,
누구인지 도저히 알 길이 없는 영웅은 그 광경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영어는 간 곳이 없고 시릴 문자만 가득했어요.
이게 뭡니까? 왜 이래야 하지요?
어디까지가 예술이고 표현의 자유이던가요?
사설 환전소는 아침 일찍부터 문을 열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천천히 걸었어요.
마침내 자유광장 부근까지 왔습니다.
유럽 냄새가 물씬 풍기는 건물들이 골목을 메우고 있었습니다.
자유광장에 도착했어요.
시내버스는 부지런히 아침부터 손님을 싣기도 하고 내리기도 했습니다.
지하도를 통해 건너편으로 건너가려는데 미리 출근해서 인간을 기다리는 견공 한 녀석이 있네요.
리버티 스퀘어 한 구석에는 푸시킨 공원이 있습니다.
푸시킨이 자유광장을 쳐다보고 있었어요.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 아르바트 거리에서 푸시킨을 만났던 기억이 살아나네요.
https://yessir.tistory.com/15868680
그게 2016년의 일이었으니 벌써 8년 전 일이 되었습니다.
푸시킨 공원이 왜 여기 트빌리시에 있는 걸까요?
푸시킨은 조지아의 음식과 온천을 사랑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래서 여기도 자주 드나들었던가 봅니다.
푸시킨이 요즘 사람 같았으면 혹시 나이키도 사랑했을까요? 자유광장에서 북쪽으로 가면 명품거리가 이어집니다. 다음 글에 계속할게요.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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