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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24 조지아, 아르메니아, 터키

교통카드를 사서 충전하는데 진이 다 빠져버렸어요

by 깜쌤 2024. 5. 9.

약 3시간의 비행 끝에 조지아의 수도인 트빌리시 국제공항에 착륙했습니다. 입국 장소로 가는데 이번에도 버스를 타야만 했어요. 2층으로 올라가서 입국 절차를 밟았습니다. 입국하는 손님에 비해서 출입국 공무원들 숫자가 제법 많은 편이더군요. 안경을 벗고 카메라를 봐야 하는데 안경을 벗으라는 여자 공무원의 말을 제가 잘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그녀의 영어 발음 때문이었는데 오히려 여자 공무원은 표정이 싸늘해지더군요.  

 

 

배낭도 찾았으니 이제 시내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가야 하는데 문제는 여기에서부터 발생했습니다. 시내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교통카드를 사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환전을 해야 하지 않겠어요? 공항 도착 대합실 안에 환전 창구가 가득하니 혼란스러워지네요. 조지아는 공항에서 환전을 해도 시내와 환율 면에서 별 차이가 없다고 하니 일단 200유로를 환전했습니다. 

 

 

이제 현지 돈도 받았으니 그다음에는 교통카드를 사야겠지요? 조지아는 라리라는 화폐 단위를 쓰고 있고요, 공식 표기는 GEL로 하더군요. 1라리는 2024년 4월 현재, 대략 500원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환전은 했지만 교통 카드는 어디에서 구하지요? 영어 소통이 가능한 친구인 ㅇ박사와 함께 인포메이션 센터에 가서 직원에게 물어본 결과 은행 창구들 중에서 제일 끝에 있는 Bank of Georgia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더군요. 사진에 보이는 뱅크 오브 조지아의 직원은 아주 친절했어요. 카드 한 장당 2라리였고 친절한 그 직원은 충전용으로 3라리를 동전으로 내어 주더군요.

 

 

이제는 교통 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돈을 충전해야 하는데 충전이 가능한 기계는 고장이 나 있었습니다. 한대뿐인 기계가 고장 나 있다면 도대체 어쩌라는 말인가요? 참으로 황당했습니다. 그나마 영어가 가능한 사람들은 택시 운전기사들 뿐이었는데 그들은 우리들을 택시를 타라고 끈질기게 권하더군요. 택시를 탈 것 같으면 우리가 왜 이런 고생을 하겠어요? 

 

 

너무 황당한 상황이라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어요. 다른 외국인 몇 명도 우리와 같은 처지가 되어 우왕좌왕하더군요. 그러다가 뱅크 오브 조지아 부근에 충전 가능한 기계가 한 대 숨어(?) 있다는 걸 알아냈어요. 이제 카드 네 장을 충전해야 하는데 다시 혼란스러워지더군요. 그나마 석장은 충전을 하긴 했는데 충전이 되었는지 안되었는지 도저히 알아낼 길이 없었습니다. 

 

 

밖에 나가 공항 청소를 하는 아줌마들을 모시고 와서 도움을 받았는데 그분들도 잘 모르는 것 같았어요. 이런 상태라면 트빌리시 시내로 들어갈 방법이 없는 것 아니겠어요? 물론 최악의 경우에는 택시를 타면 되긴 되지만 이러려고 배낭여행 다는 건 아니잖아요?

 

 

별 수 있나요? 우리를 시내로 데려다 줄 337번 시내버스는 공항 오른쪽 끝머리에서 출발한다는데 말이죠.

 

 

무슨 수라도 찾아야겠다 싶어서 버스 정류장으로 가보았어요.

 

 

대기하고 있던 337번 버스는 휑하게 가버리고 다음 버스가 등장했어요.

 

 

나이가 살짝 드신 운전기사에게 우리가 처한 상황을 어설픈 영어로 설명드렸어요. 그분은 눈치도 빠르게 우리 처지를 이해하고는 버스 안에 있는 카드 리더기에 우리가 가지고 있던 카드 네 장을 갖다 대며 충전 여부를 확인해주었습니다. 확인한 결과 넉장 중 한 장이 충전되지 않았다며 3라리를 요구하더군요. 

 

 

두뇌회전이 아주 빠르셨던 버스 기사분은 뒷 모습만 찍혀있네요. 이 양반 덕분에 시내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 고생을 할 바에야 나이든 영감들이 집에 처박혀 있을 일이지 왜 돌아다니느냐는 식으로 막말을 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더군요. 그런 사고방식이라면 어차피 죽을 인생인데 학교는 왜 다니며 직장은 왜 다니고 돈을 왜 벌려고 노력하는가요?

 

 

시내버스는 기찻길을 따라 달리고 있었어요. 앞문으로도, 뒷문으로도 그냥 타서 카드를 찍으면 되더군요.

 

 

조지아에는 2008년에도 처음 왔었고 2015년에도 여행을 했었네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몰라도 이 나라의 자연환경과 사람들은 내 마음에 쏙 드는 멋진 나라였기에 다시 찾아왔습니다. 

 

 

좀 못살아도 정이 느껴지는 그런 나라였어요.

 

 

이번 여행에 함께 따라나서준 ㅇ박사는 영어와 중국어가 되고 IT에 밝아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워낙 총기가 뛰어난 친구이니 출중한 기억력으로 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었어요.

 

 

우리가 탄 시내버스는 강을 건너 리버티 광장(자유 광장)에서 내렸어요. 

 

 

좌대 위에 우뚝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던 성 게오르기우스가 우릴 맞아주었어요. 자유 광장을 깃점으로 삼아 트빌리시 시내를 돌아다니면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특히나 방향을 잃을 염려는 거의 없더군요.

 

 

이젠 호텔을 찾아가야지요. 

 

 

구시가지를 걸어갑니다. 옛날 기억이 조금씩 살아 오르네요.

 

 

https://blog.naver.com/sirun/221696753025

 

트빌리시에서는 숙소부터 구했다

국경에서 트빌리시까지는 약 56킬로미터 정도다. 그러니 한 시간 정도면 간다. 길가로 펼쳐지는 주택들의 ...

blog.naver.com

 

 

구시가지 골목에 깔린 박석길을 걸어봅니다. 

 

 

플라타너스 나무들도 그대로 있는 것 같아요. 변하면 안 되는 모습이긴 하지만 언제 어떤 모습으로 잘려나갈지 은근히 걱정이 되었습니다.

 

 

조지아가 경제적으로 번영하는 그날은 언제 올 수 있을까요?

 

 

구시가지의 도로는 좁고 구불구불하지만 정감이 살아있어요.

 

 

우리가 예약해 둔 GT 호텔에 다 왔네요. 호텔 출입구 밖은 야외 레스토랑 공간이었습니다. 

 

 

GT라는 말의 의미가 조지아 트빌리시였군요. 우린 3층에 묵었습니다. 방 두 개가 한 공간에 있는 스위트룸이라고 봐야지요. 이런 방 값이 이틀에 25만 원이니 1인당 6만 2천 원 정도였어요. 하루 3만 1천 원 꼴이네요. 아침 식사는 한 사람당 25라리를 따로 받았어요. 1라리가 약 500원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계산해 보면 됩니다. 

 

 

방안에서는 트빌리시의 명소들이 환하게 다 보였습니다. 

 

 

짐을 풀었으니 이제 외출을 해야지요. 첫날부터 방안에만 처박혀 있을 수 없잖아요? 작은 배낭만 달랑 메고 호텔을 나섰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