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하는 짓을 두고 가만히 생각해 보면 생쑈를 한다는 느낌이 들 거야.
스스로 나를 두고 판단해 봐도 그런 느낌이 든다니까.
자전거 짐실이에 병꽃나무에서 잘라낸 자잘한 가지들을-이파리가 잔뜩 달린- 싣고 가는 거야.
도시에서는 버릴 데가 없잖아?
이파리들을 잘 썩혀서 거름으로 써볼까 하는 생각으로 가져가는 거지 뭐.
온 사방에 퇴비로 만들 재료들이 널렸어.
시간 날 때마다 낫질도 하고 호미질도 하며 살아.
파라솔을 고정시키기 위한 별별 짓을 다해 보았어.
커다란 물통에다가 물을 가득 담고 쇠파이를 넣은 뒤 꽂아보았어. 그랬더니 되긴 되는 거야.
완전한 고정이 되지 않으니까 이리저리 기울어지는 문제점이 생기더라고.
시간 날 땐 장갑도 빨아 널었어.
너무 궁상스럽지?
파라솔을 펼쳐두긴 했지만 야외 탁자에 앉아 차 한잔 마실 시간이 없더라니까.
도대체 풀은 왜 그리 빨리 자라는 거야?
풀과의 전쟁을 치르느라 매시간 생쑈를 한다는 느낌이 들어.
나는 이런 식으로 모자라게 살아.
어리
버리
'시골살이 > 별서(別墅)에서 - 시골살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별서(別墅)에서 70 - 이런 걸 기대했었는데... (2) | 2023.06.28 |
---|---|
별서(別墅)에서 69 - 생 쑈 B (2) | 2023.06.27 |
별서(別墅)에서 67 - 이소(離巢) 몇 시간만에 당한 비극 (0) | 2023.06.19 |
별서(別墅)에서 66 - 낫질을 좀 했어요 B (0) | 2023.06.17 |
별서(別墅)에서 65 - 낫질을 좀 했어요 A (2) | 2023.06.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