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장 앞에는 내가 학창 시절에 입고 다녔던 그런 교복 차림의 소년과 식구 모습들이 들어있는
작은 사진이 걸려 있었어.
그러니까 이 집 안에는 도합 3개의 방이 있는 셈이네.
재봉틀 서랍 안에는 실패와 작은 기름통까지 보관되어 있었어.
주인분의 섬세함이 굉장하네.
세 번째 방 앞 맞은편은 화장실 공간이야.
왼쪽 벽면에 스위치가 보이지?
바로 이런 형식으로 만들어졌어.
1960년대나 70년대의 물건같이 여겨지네.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소변기가 먼저 나타나.
그 안쪽에 대변실이 있는 거지.
전구 하나로 소변실과 대변실 모두를 밝히도록 되어 있었어.
예전에는 여기에 램프등을 올려놓았을 거야.
정말 깔끔하게 관리되어 있어서 감동이 되더라고.
대변을 보는 화장실 안쪽에 있는 시건장치야.
밖에서는 절대 열 수 없도록 되어 있는 거지.
나는 터키(=투르키예) 샤프란볼루 마을에서 보았던 19세기 건물을 떠올렸어.
https://blog.naver.com/sirun/222660822502
이런 시건장치가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건 너무 감동적이었어.
나는 다시 부엌 공간으로 나갔어.
갑자기 초등학교 시절의 내 모습이 떠올랐어.
돌아가신 엄마와 이제는 안 계신 아버지가 그리워졌어.
초등학교 4학년 때 모습으로 기억해.
영주시내 어느 사진관에서 찍었던 게 틀림없어.
부엌 맞은편 욕실 안 모습이야.
욕실 문을 열고 닫는 장치지.
욕실을 밖에서 바라본 모습이야.
욕실에서 사용한 물을 밖으로 내보내는 관이지.
부엌 출입문 부근에서 본 큰방 앞의 창틀 모습이야.
창틀로 마당을 내다보았던 어린 시절의 그 시간이 한없이 그리워지네.
내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영주 부근의 평은역 철도관사와
의성 부근의 우보 철도관사는
모두 사라지고 없어.
정원에서 바라본 관사 모습을 보며 한참 동안 감회에 젖었어.
참으로 많은 시간이 흘렀어.
이런 공간을 귀하게 보존하며 관리해준 주인분께 거듭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
"주인어른! 감사합니다!"
이 글 속에 등장하는 사진들은 2022년 5월 4일, 영주에 갔을 때에 찍었어.
철도관사 외부 관사골의 모습은 아래에 소개되어 있어.
https://yessir.tistory.com/15870270?category=1126452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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