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어설프긴 하지만 내 취미 가운데 하나는 그림 그리기야. 워낙 그림 그리기 재주가 없길래 수채화보다는 포스터 칼라를 가지고 붓장난을 하는 수준이야. 수채화를 안 그려본지도 거의 40여 년이 되어가는 것 같아.
그림을 그리려고 포스터 칼라 뚜껑을 열었더니 이 지경이 되어 있었어. 돌처럼 단단하게 굳어 있었던 거야. 가만히 생각해보니 포스터칼라를 사용하지 않은 게 10년은 거뜬히 넘어가는 것 같아.
또 다른 한통은 뚜껑 자체가 열리지 않고 꽉 닫혀서 요지부동인 거야.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더니 뜨거운 물로 열 수 있다더군.
그래서 작은 통에 물을 끓여서 부은 뒤 포스터 칼라를 거꾸로 담가놓은 거야. 그래야 뚜껑이 열릴 것 같았거든. 뚜껑 부분을 물에 잠그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 . 결과는 대성공이었어. 한 1분 위에 열어보니까 쉽게 열리더라고.
이젠 포스터 칼라를 녹여야 되잖아? 그래서 약국에 가서 식염수 한통을 사 왔어. 화학적 용어를 빌리자면 염화나트륨이지.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알게 된 거야. 난 이런 데 머리가 너무 안돌아간다는 걸 잘 알거든.
식염수를 안 쓰는 도자기 술병에 조금 부었어. 술병인데 아주 오래 전에 모양이 괜찮아서 주워온 거야. 이렇게 쓸 줄은 몰랐네. 주둥이가 있어야 물감통에 부을 수 있잖아.
식염수를 부어두고 하루를 기다렸어. 결과가 어땠을 것 같아? 대성공이었어. 아주 잘 녹아있더라고. 그래서 뚜껑을 닫아서 보관해두었지.
이젠 그림을 그려야겠지? 그림을 그리려고 합판을 잘게 끊어서 미리 수백장을 준비해두었어. 사진 속의 그림은 거의 20여 년 전에 장난질했던 거야.
교실 수리를 할 때 쓰고 남은 나무 조각을 주워서 그려본 건데 아이들이 보고는 엄청 탐을 내었어. 그래서 그리는 족족 제법 많이 나누어 주었어. 기념으로 가지라고 주었더니 되게 좋아하더라고. 그것도 이제는 다 버렸겠지?
심심할 때 한번씩 그려볼 생각이야.
이런 건 그림이 아니라 그냥 붓장난이라고 할 수 있어. 하나 그려서 기념으로 보내줄까?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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