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세상헤매기: Walk around the world

무슨 돈으로 여행을 했느냐고요? 그게 궁금해요?

by 깜쌤 2022. 3. 3.

1994년부터 배낭여행을 하기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해외에 나가본 걸 가만히 표로 만들어보았더니 서른두 번이나 되었어요.  그 가운데 나랏돈으로 여행을 한 게 두 번 있었어요. 한 번은 유럽, 한 번은 일본 교환방문이었지요. 나머지 서른 번은 내 돈 들여서  배낭을 메고 나갔어요. 그 서른 번 모두 제가 안내인이 된 거나 마찬가지였지요. 

 

 

헝거리 부다페스트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남들은 제가 무슨 엄청난 부자인 줄로 알더라고요. 절대 그렇지 않아요. 나는 거의 망해버린 가난한 집의 장남으로 태어났어요. 밑으로 남동생이 세명이 있었기에 공부를 시켜야 했으므로 내가 원하는 대학교에 갈 형편이 안되어서 가장 빨리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을 택하느라고 원하지도 않았던 교육대학에 간 거예요. 그렇게 돈을 벌어서 부모님께 가져다 드린 거지요. 결혼하고 나서도 아이들이 자랄 때까지 그런 생활을 했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외벌이로 살면서 여행을 다닐 수 있었던 건 기적 같은 일이었지요. 아내가 잘 참아주기도 했었고 착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어요. 삼십 대 초반에 하나님을 만난 이후로는 내 생활 방식을 완전히 바꾸었어요. 처음 갔던 여행만 아내에게 지원을 받았고 그다음부터는 용돈을 아껴모아서 여행을 갔어요. 제가 교사로서 조금 유명해진 뒤에는 강의를 해서 번 돈과 세금 정산 후 환급받은 돈이 큰 도움이 되었지요.

 

 

이탈리아 카프리 섬

여행을 가서도 철저히 아껴가며 생활했어요. 반드시 일기를 썼고 금전출납부도 정리해두어서 여행 마지막 날에는 여행경비를 점검해보고 다음 여행에 참고 자료로 삼았어요. 지금까지 여행에서 기록한 일기장 겸 금전출납부를 아직도 보관하고 있어요. 제일 위에 올려둔 사진이 그걸 증명해주고 있어요. 

 

 

바로 위 사진은 2001년 터키와 이란을 여행하며 기록한 금전출납부의 일부분이에요. 담배는 이십 대 중반부터 멀리했고 어쩌다가 교회의 중직자가 되어 섬기면서부터는 술도 철저히 멀리했어요. 자동차도 가지지 않고 시내에서는 주로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 다녔어요. 장거리 출타를 할 때는 당연히 대중교통을 이용했지요. 그렇게 아끼고 절약한 돈으로 여행을 다닌 거예요.

 

 

러시아 모스크바

제 평생에 가장 잘한 것 네 가지를 들라고 하면 다음과 같아요.

 

1. 크리스천이 된 것 -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영생에 대한 확신과 소망을 가지게 되었어요.

2. 선생이라는 직업을 가진 것 - 덕분에 방학을 이용하여 여행을 다닐 수 있었어요.

3. 배낭여행을 다닌 것 - 자유롭게 돌아다니기 위해서는 금전을 절약하며 용기를 낼 수 있었고, 다양한 체험을 했어요. 

4. 글을 쓴 것 -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씀으로써 삶의 흔적과 기록을 남길 수 있었어요.

 

 

인도네시아 롬복 부근의 작은 섬에서

그렇게 네 가지라고 할 수 있어요. 사실 말이지만 선생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기에 방학을 이용해서 여행을 다닌 거예요.  선생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해외를 돌아다닐 수 있었던 것은 절대 아니에요. 동료 교사에게 폐를 끼치지 않아야 했고 어느 누구에게도 약점을 잡히지 않도록 열심히 근무하는 것은 기본이었어요. 일도 열심히 해서 윗사람들의 신임을 얻어두어야 했으며, 무엇보다도 학부모님들로부터도 인정을 받아두어야 했어요. 짬짬이 연수를 다니는 것은 기본이었고요.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나서 2020년과 2021년은 국내를 자전거로 돌아다녔어요.

 

 

그동안 못 간 국내를 자전거로 찾아다닌 거예요. 그것도 참 의미 있는 일이더라고요. 늙어서 은퇴 후에 해외여행을 간다는 건 정말 큰 착각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여행은 젊어서 해야 해요. 세상을 보는 눈을 넓히고 인생을 더 의미 있게 살기 위해서죠.  그럼, 다음 글에서 봐요.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