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남도 자전거 기행 - 강진 여행 6 : 강진만을 따라서 D

by 깜쌤 2021. 12. 27.

이 너른 갈대밭을 봐. 멀리 보이는 곳이 강진만이지. 

 

 

 

 

갈대밭 위에 걸린 백조 다리 하며....

 

 

 

 

만덕산은 저만치 물러나서 세월을 지키고 앉았고....

 

 

 

 

우리 인간들은 뭐 대단한 흔적도 남기지 못하면서....

 

 

 

 

여길 드나들고 있는 거야. 

 

 

 

 

오늘 내가 바라보고 있는 이 광경을 앞선 시대를 살았던 선인들도 보고 갔겠지. 

 

 

 

 

다리나 백조상은 보지 못하였어도 산천은 보았을 거 아니겠어?

 

 

 

 

풍광 하나를 두고 철학을 논하자는 게 아니야.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거지. 구멍마다 작은 생명체 하나씩 박혀 살겠지?

 

 

 

 

작은 게나 짱뚱어들에게도 이 터전이 하나의 거대한 우주로 여겨지겠지.

 

 

 

 

우리 인간들이 살아가는 이 지구도 나 같은 시시한 사람에게는 하나의 우주로 여겨지는 것 아니겠어?

 

 

 

 

태양계가 아무리 크다고 해도 은하계 안에서는 하나의 점이라고 그러더라고.

 

 

 

 

나처럼 하찮은 인간에게는 이 정도만 해도 과분해. 

 

 

 

 

자! 개똥철학은 그만하고 사방으로 눈을 돌려봐야겠어. 

 

 

 

 

내가 건너온 길을 돌아보았어. 

 

 

 

 

앞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는 한 번씩 뒤를 살피기도 해. 

 

 

 

 

내 지나간 흔적이 지저분하면 곤란하잖아. 

 

 

 

 

저 백조는 뭘 응시하고 있는 거지?

 

 

 

 

저 멀리 강변에도 거대한 백조 한 마리가 앉아서 하염없는 세월을 보내고 있었어. 

 

 

 

 

내가 초등학생이었을 때 국어 교과서에 등장했던 백조왕자 이야기가 생각났어. 

 

 

 

 

안데르센이 지은 동화 말이야. 

 

 

 

 

제목이 <백조 왕자>였을 거야. 삽화도 아직 기억나. 

 

 

 

 

공주 이름은 엘리사였을 거야. 긴가민가해서 인터넷으로 확인해보았더니 맞더라고. 

 

 

 

 

제목은 잘 기억나지 않았기에 애를 먹었어. 

 

 

 

 

강진만에는 고니들이 많이 찾아온다는 거야. 

 

 

 

 

그냥 훌쩍 떠나버리기에는 너무 큰 아쉬움이 두고두고 남을 것 같아서 방금 건너온 다리에 다시 가보았어. 

 

 

 

 

다리 중간에 만들어놓은 천국 계단 같은 꼭대기에 올라서 바라보는 경치는 환상적이었어. 

 

 

 

 

백조와 강진만이 한눈에 들어오는 거야. 

 

 

 

 

만덕산 부근에서 이루어지는 탐진강과 강진천 합수머리는 또 어떻고?

 

 

 

 

탐진강가에 강진읍이 자리 잡고 있는 거지. 

 

 

 

 

이젠 내려가야지. 

 

 

 

 

다시 안장에 올라 백조를 향해 달려갔어. 

 

 

 

 

이 녀석들은 여기에 붙박이로 터 잡고 살아야 하는 슬픈 운명을 지녔어. 

 

 

 

 

모자간일까? 부부간일까?

 

 

 

 

둑길에는 여러 가지 꽃들이 피어있었어. 끝간 데 없이 너른 초원에서 만나 보는 들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어. 

 

 

 

 

이런 자전거길에는 낭만이 가득한 것 같아. 

 

 

 

 

아내가 이런 낭만을 즐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누구라도 같은 마음을 지닌 분이 있다면 함께 가보고 싶은 길이었어. 

 

 

 

 

썰물 때인 모양이야. 

 

 

 

 

줄지어 늘어선 바람개비들조차 고요하게 자리만 지키고 있었어. 

 

 

 

 

멋진 날이지. 

 

 

 

 

강진만 입구를 향해 달리는 거야. 

 

 

 

 

경치를 음미하기 위해서라도 서둘지 아니하고 천천히 달려 나갔어. 그러나 너무 느리지 않게....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