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개장터를 떠났으니 이제 다음 목표는 하동의 평사리야.
평사리가 뭔데 거길 목표로 삼았느냐고?
소설가 박경리 씨 필생의 역작 <토지>의 주 무대가 된 곳이지.
마침내 섬진강 좌안을 따라 내려가는 자전거 도로를 만났어.
황화 코스모스가 만발한데다가 강변으로는 멋진 모래밭이 펼쳐진 거야.
내가 떠너온 화개장터 부근의 남도대교가 뒤에 굳건히 버티고 남아서 나를 배웅해주고 있었어.
그러니 나는 하류 쪽으로 내려가기만 하면 되는 거지.
풍치 하나는 압권이었어. 안 보고 죽으면 억울할 정도야.
자동차를 타고 달려버리면 절대로 못 볼 경치지.
도로에서는 만날 수 없는 경치거든.
둑이 엄청 높았어. 이 정도로 높았기에 작년의 그 무시무시한 홍수 속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
섬진강에 존재하는 모래밭 가운데 이 부근이 제일 좋은 것 같아.
물론 평사리 최참판댁에 서서 보는 하얀 모래밭은 압권 중의 압권이지.
다시 도로로 나왔어. 자전거도로가 사라진 대신 차밭을 만난 거니 아쉬울 게 없었어.
드디어, 마침내, 이윽고, 끝내 하동군 악양면으로 들어온 거야.
악양이니 하동이니 하는 말을 들으면 중국 호남성 어디나 호북성 어디를 가리키는 듯한 기분이 들지 않아?
중국 호남성 일대를 싸돌아다닌 게 벌써 몇 년 전 일이 되었어.
이런 길에서는 대형차들을 조심해야 돼. 철저히 가로 붙어서 다녀야지.
엄청난 모래밭을 만났어. 나는 넋을 놓고 바라보았어. 모래강은 지구 위에서 그리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거든.
거의 다 온것 같아. 2킬로미터가 안되거든.
하동군 지리산 생태과학관이었던가?
도로를 새로 포장해두어서 그런지 느낌이 산뜻했어.
저 앞쪽에 삼거리가 나타나겠지?
강 건너편 경치가 훌륭했어. 삼각형으로 솟은 봉우리와 하얀 모래밭이 멋진 풍광을 만들어내고 있었어.
드디어 최참판댁으로 들어가는 갈림길을 만났어. 도로포장 공사와 보수 공사가 한창이었어.
강변에는 멋진 정자가 자리잡았어.
소설 <토지>에 등장하는 벌판이 골짜기를 따라 펼쳐지고 있었어.
<토지>라는 소설을 모르면 한국인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해.
<토지>라는 소설이 궁금하다면 아래 주소를 방문해보면 돼. 나무 위키야.
https://namu.wiki/w/%ED%86%A0%EC%A7%80%20%EC%A0%9C1%EB%B6%80
악양면 외둔 마을 부근이야.
버스정류장에도 외둔이란 이름이 있네.
악양면의 대부분은 지리산 산자락에 자리 잡은 골짜기가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아. 작은 호수가 보이지?
외둔마을은 대강 눈길 한 번만 던져두고 호수를 향해 다가가 보았어.
벌판 한 모퉁이에 멋진 저수지가 있었어.
이름이 동정호였어.
동정호라면 중국 양자강 중류에 자리한 유명한 거대 호수지.
코로나 19로 유명한 우한(=무한) 부근에 동정호가 있어. 부근에는 포양호도 있어. 여산(=려산)에 올라가서 포양호를 내려다보던 일이 어제 같은데 벌써 몇 년이 흘러버렸네.
악양이니 동정호니 하는 이름을 붙여놓은 데는 우리 조상들이 겪은 어떤 사연이 존재할 거야.
어떤 이의 설명에 의하면 여기 풍경이 중국 악양 경치와 닮았다고 해.
동정호는 중국 호남성과 호북성 사이에 있지만 주변과 유역 면적이 워낙 광대해서 우연히 이곳 지형과 닮은 곳이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약간 떨떠름하기도 했어.
그건 그렇다 치고 나는 호수가로 내려가 보았어.
신경 써서 꾸며둔 흔적이 역력했어.
정자도 있고, 분수도 있어서 잠시 쉬었다 가기에는 그저 그만인 곳이었어.
나는 다시 도로로 올라갔어.
그런 뒤 다른 곳을 통해서 호수가로 내려가 보았지.
동정호를 보면서 느린 엽서를 보낼 수 있는 곳이 있더라고.
그런데 이런 공공시설에 왜 이렇게 낙서를 해놓은 거야?
두꺼비는 섬진강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어. 섬이라는 글자가 바로 두꺼비를 상징하거든.
나는 돌아 나왔어.
이제 최참판댁으로 가야 하거든.
최참판댁은 산비탈에 있어.
위치를 확인해두었어.
부근에 박경리 선생 문학관도 함께 있다니 이거 정말 횡재한 거 아니겠어?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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