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다리를 건너가야지.
ㄱ부장님이 앞장을 서시고 난 뒤따라 갔어.
다리를 건너다 말고 상류 쪽을 본모습이야.
전라도 쪽 모습이지.
이 다리를 건너버리면 경상남도 하동군이 되는 거야.
화개장터는 경남 하동군에 있지.
지리산을 배경으로 앉아있는 것이 제법 모양새가 좋았어.
섬진강은 개발이 덜된 강이어서 그런지 정말 매력적이었어.
나는 그동안 우리나라 방방곡곡을 너무 안 가보았어.
해외 배낭여행에 미치기도 했거니와 직장 생활하느라 돌아다닐 여유가 없었어.
결정적인 이유로는 자가용 승용차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어.
드디어 하동군으로 넘어온 거야.
나는 화개장터가 이렇게 깔끔하게 단장되어 있는 곳인지 몰랐어.
강을 하나 건넜을 뿐인데 말씨가 완전히 달라지더라고.
유럽에서는 개울 하나를 건넜더니 나라가 달라지는 곳이 제법 있었어.
이슬송이를 판매하는 이 분은 상당한 능력자이셨어.
이슬송이라는 버섯이 그렇게 탄력이 뛰어난지 처음 알았어.
탱탱볼처럼 통통 튀더라고. 맛을 보았는데 향기도 좋았어.
시장이 이렇게 단정하다면 매일 출입하지 싶어.
이런 데서 뭘 사 먹어야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식사시간이 아니었던 거야.
내가 가진 생활 수칙 가운데 하나가 '때가 아니면 먹지 않는다'라는 것이거든.
물론 어길 때도 있지.
화개루에 올라가서 사방을 살펴보았어.
지형을 알아보려면 높은 데 올라가서 살펴보는 게 최고지.
그리 높지 않았지만 그래도 안올라가보는 것보다는 나을 거 아니겠어?
장날이면 사람들이 제법 몰릴 것 같아.
아니 이게 누구야?
"형이 왜 여기서 나와?"
잘 알다시피 나는 이 양반을 잘 알아도 이 양반은 나를 거의 모른다는 게 문제야.
다시 생각해보니 그 형이 여기에 나올 만도 했어.
조영남 씨가 작사 작곡한 노래 가운데 그나마 큰 성공을 거둔 건 아마 이 노래가 유일할 걸?
어느 지방을 여행하든지 관광안내소에 가서 지도를 구하는 건 기본 의무사항이라 할 수 있지.
특히 나같은 자전거 여행자에게는 더욱더 그렇지.
평사리 최참판댁 위치도 확인해두었으니 목표를 달성한 셈이야.
이건 내가 중학생때 나온 영화인데....
나도 너무 오래 살았나봐.
섬진강으로 흘러드는 작은 개울을 건너가 보기로 했어.
화개천이라는 작은 개울이지.
화개공영 버스터미널도 보이고....
농협 하나로마트도 있더라고.
하나로마트에서 간식거리를 사서 돌아 나왔어.
화개교를 다시 건너가는 거야.
지리산 골짜기는 크고 깊은가 봐.
화개마을은 있을 건 다 있는 그런 동네였어.
다음 목표는 소설 토지의 무대가 되는 평사리야.
평사리를 가기 위해서는 19번 국도를 따라 가야하는데 말이지.....
교통량이 많은 도로인데다가 자전거도로가 완비되지 않은 곳이어서 불안하기만 했어. 3년 전인 2018년 여름에 라이딩을 하다가 트럭에 부딪혀 죽을 고비를 넘겨 보았기 때문이야.
강변에는 녹차밭이 펼쳐지더라고.
중국 남부 복건성을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어.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동안 별별 곳을 다 돌아다녀보았더라고.
4차선 도로를 달리는 것은 위험한 일이야.
ㄱ부장님은 자동차를 몰고 평사리로 미리 가버렸기에 어떤 일이 있어도 평사리까지 가야만 했어.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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