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초등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자전거 여행 - 영해에서 영덕까지 1

by 깜쌤 2021. 5. 17.

가만히 생각해보니 동해안 자전거 여행길에 영해-강구 구간이 빠져있었어. 

 

 

 

영해를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거야. 

 

 

 

전기안전 점검 업무 때문에 규칙적으로 영덕을 오가는 교우분에게 부탁을 해서 자동차에다가 자전거를 싣고 가기로 하고는 시 외곽 용강동에서 만나서 출발했지. 

 

 

 

5월 4일, 화요일 아침이었지. 

 

 

 

영덕과 포항 경계 지점 부근에서 모닝 커피 한잔을 마시고 가기 위해 이디야 커피점에 들렀어. 

 

 

 

남의 차에 얹혀가는 신세이니 커피는 당연히 내가 대접해야지. 

 

 

 

기사로 수고하셨던 교우분께서 원래 목적지보다 더 북쪽에 위치한 영해까지 나를 실어준 거야. 

 

 

 

7번 국도에서 영해읍으로 들어가는 교차로 부근에 내렸어. 

 

 

 

거긴 벌판이 엄청 너른 곳이야. 

 

 

 

나는 들판 사이로 난 길을 달려서 송천가로 나간 거야. 

 

 

 

송천은 영해 벌판을 가로 질러 동해 고래불 해수욕장 근처로 들어가는 개천인데 부근에서는 그래도 큰 물줄기라고 할 수 있어. 

 

 

 

송천에는 다리 공사가 한창이었지. 

 

 

 

둑에 올라서자 예배당이 보이는 거야. 

 

 

 

첫 행선지는 바로 여기야. 송천교회!

 

 

 

백여 년 전에 만든 예배당 건물이 그대로 남아있기에 문화사적인 가치가 있는 곳이지. 

 

 

 

영천에 자천교회가 있다면 영덕에는 송천교회가 있는 셈이지. 

 

 

 

일단 예배당 바깥부터 살펴보았어. 

 

 

 

그다음엔 안으로 들어가 보았어. 마침 인상 좋은 분-목사님이셨는지도 모르겠어-이 밖에 계시기에 허락을 얻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거야. 

 

 

 

벽면에 붙어있는 빛바랜 옛날 사진들이 가슴을 짠하게 만들더라고. 

 

 

 

교회 규모로 보아 성도들이 이삼 십여 명 될지 모르겠어. 

 

 

 

긴 의자가 두줄로 배열되어 있었어. 한쪽은 남자분들 좌석이고 다른 한쪽은 여성분들 좌석이 아닐까 싶었어. 

 

 

 

62년 전 사진이 걸려있더라고. 예전에는 시골에 아이들이 득시글 거렸는데.... 다들 어디로 간 거지?

 

 

 

출입문이 두 개이지? 남녀가 다른 문으로 드나들게 되어 있었던 흔적이라고 보면 될 거야. 

 

 

 

외부 쪽으로 나있는 입구는 하나여도 내부 출입구는 두 개야. 

 

 

 

이제 111년 되는 교회이네. 

 

 

 

크기는 작아도 정갈한 면이 있었어. 

 

 

 

나는 종탑 옆에 나있는 문으로 다가갔어. 

 

 

 

그냥 나가려는데 아이리스 꽃이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거야. 

 

 

 

주일 아침에 울려 퍼지는 예배당 종소리가 그리워지네.

 

 

 

담장 밖으로 나가서 예배당을 다시 한번 더 바라보았어. 

 

 

 

그냥 돌아서기가 허무해서 예배당 부근 마을을 살펴보았지. 

 

 

 

베어서 그냥 눕혀둔 것으로 보아 사료용인가 봐. 

 

 

 

부근에 인량 전통마을이 있는데 말이지....  거긴 다음 기회에 가보기로 했어. 

 

 

 

 

조용하고 깨끗한 마을이었어. 이런 목조 건물이 아직 남아있다는 게 기적 같은 일이지. 

 

 

 

나는 다리 공사가 한창인 송천 둑으로 다시 올라갔어. 

 

 

 

둑 좌우로 펼쳐지는 벌판이 너른 편이지? 

 

 

 

나는 바닷가로 나가기로 했어. 

 

 

 

여긴 자주 와본 곳이기도 하지만 바닷가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았어. 

 

 

 

영해 부근의 바닷가 학교에서 보낸 2년은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주었지. 그게 벌써 35여년 전 일이 되어버렸어. 

 

 

 

영해에는 전통 마을이 몇 군데 모여 있어서 차분히 구경하기에는 멋진 곳이야. 

 

 

 

삼일 독립만세운동이 격렬하게 일어났던 곳이기도 하지. 

 

 

 

그러니까 여긴 충절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어. 의병장 신돌석 장군 생가도 영해 부근에 있어. 

 

 

 

바닷가로 나갔어. 

 

 

 

멀리 고래불 해수욕장이 슬그머니 모습을 보이더라고.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