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날에는 4도까지 실내온도가 내려가는 서재에서 버티려면 덧버선이 필수적입니다. 거기다가 실내용 슬리퍼를 신고 추위를 이겨내는 것인데요, 요즘 들어서는 제가 돌아이(=미친놈, 또라이)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전기요금과 가스요금같은 돈을 한 푼이라도 더 아낀다고 별짓을 다하다 보니 덧신 밑바닥이 닳아 구멍이 나기 일보직전입니다.
사흘 전이던가요? 덧버선 한 짝이 사라져 버려 반쪽을 찾는다고 온 집안을 다 뒤졌습니다. 벌써 몇 년째 신고 있는 애지중지(?)하던 덧버선 한 짝이 없어졌으니 무슨 수를 쓰던지 간에 찾아야 할 것 아니겠어요? 서재를 샅샅이 뒤져보고 간 크게도 아내의 생활구역까지 뒤져보았습니다만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몇시간이 흘렀습니다. 내 발을 쳐다보다가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왼쪽 발이 좀 두텁게 보이는 게 아니겠어요? 이상하다 싶어서 확인을 해보니 왼쪽 발에 덧신 두 개를 겹쳐 신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이런 황당한 일이 있는가 싶어 확인해보니 분명 두 개를 겹쳐 신고 있었던 것이죠.
아무리 생각해도 언제 그렇게 겹쳐 신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무심코 무심결에 아무 생각없이 그런 행동을 했겠지요? 아무리 내가 똘끼로 충만한 사람이라고 해도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똘끼로 가득한 또라이(미친놈)가 아니라면 치매 전조증상인가 싶어 겁이 덜컥 나더군요.
벌써부터 이런 식이면 너무 곤란하지 않습니까? 아내가 이런 이야기를 주위사람들에게 전했더니 모두들 뒤집어졌다고 하더군요. 벌써부터 왜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곱게 나이 먹고 곱게 늙어가야 하는데 이게 뭔가 싶었습니다. 확실한 건 언제 그렇게 했는지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돌아가신 동네 어른들이 하시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아이고! 그저, 늙으면 죽어야제!"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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