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도 해결했으니 이젠 남쪽으로 울진을 향해 계속 달려야겠지?
하지만 그게 뜻대로 안 되는 거야. 사진을 찍으면서 달리거든. 마읍천 가에 유원지가 나타났어.
재동유원지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는데....
요즘은 어디든지 차 가진 사람이 절대 유리하도록 판이 짜여 있는 것 같더라고. 차 없는 사람은 인간이 아닌 것 같아.
도로를 따라 달리다가 깔끔하게 정리된 밭을 만났어.
마을 경관도 훌륭했어.
옛날 7번 국도를 따라 달리는 중이야.
밭에 일하는 부녀자들이 많았어.
뭘 심는지 궁금했지만 그냥 달려나가기로 했어.
내륙으로 뻗은 개울을 따라 도로가 아득한 산 쪽으로 이어지고 있었어.
개울가에는 예배당도 있었지.
내륙으로는 태백산맥 줄기가 이어지고 있었기에 풍경이 꽤나 이국적이었어.
나는 해안에서 조금 안으로 들어와서 남진하는 중이지. 울진 원덕으로 가려면 직진해야지.
삼척 부근에서 태백으로 이어지는 도로가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어.
궁촌이라는 곳에는 레일 바이크가 유명하다지?
고개를 오르자 새로 만든 7번 국도와 만났어.
조금 달려 내려가자 궁촌이라는 이름을 가진 마을이 나타났어.
이 마을에 볼거리가 조금 있어.
레일바이크 종점이자 출발점이 되기도 하고...
고려의 마지막 임금인 공양왕의 무덤이 있는 곳이기도 하지.
공양왕은 기구한 운명을 지니고 살았지. 정몽주를 제거하고 권력을 잡은 이성계 일파에게 속된 말로 알아서 기었지만 결국 목숨을 잃고 말았거든.
자전거를 세워두고 계단을 걸어 올라갔어.
개경(오늘날의 개성)에 있어야 할 공양왕릉이 삼척에 있다는 건 의외의 일이지? 안내판을 읽어볼 필요가 있어.
그분의 기구했던 일생이 궁금하다면 아래 주소를 클릭해봐.
https://namu.wiki/w/%EA% B3% B5% EC%96%91% EC%99%95
헛되고 헛된 게 권력이라는 것이지. 권력을 잡기 위해 비열하게 처신하는 인간들을 보는 것은 괴로운 일이라고 여기지. 결코 유쾌하지 못한 장면이야.
가을 햇살을 받으며 패랭이꽃이 마지막 숨을 고르고 있는 듯했어.
무덤 곁에 앉아서 아래쪽을 바라보았어.
산다는 게 도대체 뭐지?
다시 자전거에 오른 나는 바닷가로 가보았어.
제법 그럴듯한 해수욕장이 있더라고.
어지간한 마을마다 부두 시설이 잘 되어 있었어.
작은 개울에 걸린 다리 위를 조금 걸어보았어.
건너가려는 게 아니야.
경치만 살피면 되었기에 중간쯤 걷다가 돌아섰어.
레일 바이크가 다니는 철교도 함께 보이더라고.
숙박업소겠지?
나는 이런 집에서 책 보고 글 쓰고 음악 들으며 살고 싶어.
크고 좋은 집을 바라는 게 아니야.
그런 간단한 꿈조차 이루지 못한다는 건 내가 무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지.
사실 말이지 나는 너무 무능해.
이재에 그리 밝지 못하다는 것은 슬픈 일이야.
큰 욕심이 없다는 것도 문제지.
무능하고 욕심 없으면 뭐가 되는 거야?
삼척 해안 레일 바이크 궁촌 정류장!
셔틀버스 정류장도 있더라.
줄이 제법 길었어.
레일 바이크 길이는 5.4킬로미터 정도였어.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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