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벌써 오십여 년 전의 일이 되었지만 아직도 그 시에 얽힌 그 일을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아파오는 거지.
나에게는 그게 죽어야만 잊힐 일이 되었어.
배낭에서 커피를 꺼내 홀짝거렸어. 미안함과 아쉬움 때문에 커피맛을 느끼지도 못했지.
안녕!
내가 살면서 저지른 실수 가운데 가장 후회스럽고 잊을 없는 일일 거야. 나는 그 장소를 도망치듯이 떠나왔어.
부근에 정자가 있더라고.
자전거를 세워두고 올라가 보았어.
조금 전에 내가 도망치듯이 떠나온 장소가 저만치 멀리 보였어.
경치는 절경이었지만 바라보는 마음만은 초라했어.
멀리 멋진 해수욕장이 보이더라고.
해수욕장 끝머리에 짓는 저 공사를 두고 말이 많은 모양이야.
나는 내리막길을 달려 내려갔어.
새로 길을 낸 멋진 도로로는 올라갈 엄두를 내지 못했어.
바닷가로 나가는 통로를 벗어나자 길모퉁이에 작은 예배당이 있었어.
어디 가서 점심을 먹어야 할 텐데....
시계를 보고 확인했더니 식사시간으로는 아직 조금 이른 거야.
낭만가도!
낭만가도는 나를 바닷가로 인도해주었어.
공사장 옆으로 난 길이었지만 달릴만했어.
쉼터를 발견하고 자전거를 세웠어.
부근에 화장실까지 갖추고 있었어.
아름다운 모래밭 옆에서 공사를 하고 있더라고.
잠시 숨을 고른 뒤 다시 출발했어. 조경이 아름답게 되어 있길래 오른쪽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해진 거야.
결국은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자전거를 세운 뒤 올라가 보았어.
멋진 캠핑장이 나타난 거야.
누가 굉장한 투자를 한 것 같아.
망상 오토 캠핑장인가 봐. 아직 공식적으로는 개장을 안 한 것 같았어.
해국이 피어있었어. 이런 꽃만 봐도 감동하는 나는 지극히 감성적인 인간인가 봐.
이건 병이지. 큰 병이고 말고....
솔숲 너머 위치한 마을로 가보았어.
이런 마을이라면 살만 하지.
하맹방 조개 마을이었어.
마을 안내판을 살펴보았어.
해변마을치고는 아주 조용하고 깔끔했어.
이건 누가 봐도 해신당이겠지?
참한 집들도 제법 숨어있었어.
바다가 보이지?
여름이면 관광객들이 버린 쓰레기 때문에 몸살을 하지 않는지 모르겠어.
다시 돌아나가야지. 이러다가 오늘 울진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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