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화본역 방향으로 가보기로 했어. 위천에 걸린 다리를 건너다가 상류 쪽을 바라보았어. 어딘가 눈에 익은 듯한 풍경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땐 몰랐는데 그 이유는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지.
화본역 쪽으로 가는 길목에 삼국유사 테마공원이 새로 조성되어서 개장했다는 소문을 들었거든.
의흥에서 화본 방향으로 조금 달려 나갔더니 삼국유사 테마공원 입구를 만났어. 어떤 곳인지 궁금하다면 아래 글상자나 주소를 클릭해보면 될 거야.
오르막길이었기에 자전거를 끌고 갔어.
아치형의 구조물이 앞을 지키고 있는 터널을 지나가야만 했어. 베트남 다낭과 호이안 중간 그 어디에 있는 미선 유적지 입구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
나에게만 그런 느낌이 드는 걸까?
군위군은 삼국유사를 주력 상품으로 정했다는 느낌이 들었어.
십여 년쯤 지나고 나면 신공항이 주력 상품으로 떠오를지도 모르지만 말이야.
나는 정문 쪽으로 가보았어.
이 정도로 꾸미려면 돈도 많이 들었을 텐데.....
정문 부근의 주차장이 나타나더라고.
일단은 정문 앞까지 가보았어. 관람객이 없진 않았어.
나는 입구만 살피고는 쉬기로 했어.
이 나이에 테마공원 들어간다는 게 부담스러웠거든.
나는 다시 돌아 나왔어. 화본역 방향으로 달려 나갔지.
화전마을을 지나갔어. 저 예배당은 기찻길에서도 보이지. 새로운 철길이 개통되면 만나 볼 일이 없어지겠지.
길가에 앉아있는 왕잠자리가 눈에 들어온 거야. 녀석은 사람을 보고도 날아가지 않았어. 무슨 문제가 생겼던 모양이야. 장수잠자리는 말벌도 잡아먹는 무시무시한 녀석이라고 들었어.
화본역이 보이는 거야.
컨테이너를 실은 기차가 북으로 올라가고 있었어. 나도 기차가 가는 그 방향으로 달리게 될 거야.
시골버스가 지나가고 있었어. 도시로 치자면 마을버스에 해당하겠지. 시골에서는 마을과 마을 사이 거리가 엄청 멀다는 게 도시와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을 거야.
나는 자전거를 세워놓고 대추 맛을 보고 가기로 했어.
어때? 정말 탐스럽지? 감이든 밤이든 대추든 시골에는 지천이지만 딸 사람이 없어. 그게 슬픈 일이지. 슬프거나 말거나 대추 맛은 아주 달달했어.
나는 벌판 끝에 자리 잡은 학교에 다시 가보았어.
예전에는 아이들이 많았지만 이젠 그렇지 않아.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발야구를 하고 있었어. 가만히 살펴 보니 전교생이 다 나온 것 같았어.
나는 교문 밖에서 아이들 노는 것을 구경만 했어. 학생 하나가 선생님께 묻는 소리가 들렸어?
"선생님! 저분 누구예요?"
말버릇이 좋았어. 버릇없는 아이 같았으면 '선생님, 저 사람 뭐예요?' 그러지 않았겠어?
조용히 돌아섰지. 그렇게 산성면과 의흥면, 우보면 구경을 마친 거야.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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