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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삼국유사의 고장 2

by 깜쌤 2020. 9. 30.

중앙선 이 철길도 이삼 년만 지나면 사라지겠지?

 

 

 

 

기차가 다니지 않는 풍경은 상상하기도 싫어.

 

 

 

 

중앙선 철로가 전철화되고 복선화 되면 수많은 역들이 사라지겠지. 경상북도 안에는 영주, 안동, 의성, 군위, 영천, 아화, 경주역 정도만 살아남을 것 같아. 영주 부근의 풍기역 존재 여부는 나도 잘 몰라.

 

 

 

 

군위군 안에서는 군위역이 새로 만들어지겠지. 그러나 우보, 화본, 봉림 역은 사라질 게 확실해.

 

 

 

 

나는 우보역 부근을 지나는 중이야.

 

 

 

 

여긴 초등학교 졸업을 앞둔 시절부터 살았던 곳이야. 정확하게 말하면 1967년 1월 13일 금요일 낮부터 살기 시작해서 1977년 3월 1일까지 살았다고 봐야겠지? 어떻게 그렇게 잘 기억하느냐고?

 

 

 

 

1967년에 썼던 당시 일기장이 아직도 남아있거든. 1977년 3월 2일부터는 객지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었지.

 

 

 

 

여긴 타향이나 마찬가지야. 부모님들에게는 고향이셨고 동생들에게도 고향으로 여겨지겠지만 나에게는 영원한 타향이지.

 

 

 

 

이 부근 어딘가에 동생 내외가 살고 있어.

 

 

 

 

 

그러니 일 년에 한두 번은 꼭꼭 들르는 곳이 된 거야.

 

 

 

 

 

여기도 참 많이 변해버렸어. 동생을 잠시 만나보고 짐을 풀어놓은 뒤 다시 자전거를 끌고 나갔어.

 

 

 

 

 

새로 만들어지는 군위 역 부근에 의흥면 면소재지가 있지. 보통은 의흥이라고 불러. 나는 거길 가보기로 한 거야.  부산광역시 부전으로 내려가는 기차가 미성동 철교 위를 지나가더라고. 군위군 미성동으로 검색하면 영화 <리틀 포레스트>가 뜰지도 몰라.

 

 

 

 

 

나는 위천 강변으로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를 천천히 달려 나갔어.

 

 

 

 

 

잘 갈아놓은 밭이 보였어. 이런 밭을 보면 탐이 나더라고. 남의 것을 보고 욕심낼 수는 없지만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

 

 

 

 

이정표를 보면 영천, 신녕, 의흥 같은 지명이 등장하지? 여기 사람이 아니라면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는 공허한 낱말에 지나지 않지.

 

 

 

 

여기 특산물이 대추라고 지난 포스팅에서 조금 밝혀두었었어.

 

 

 

 

 

내가 청소년기를 보냈던 이 부근 야산에는 야생 대추가 그냥 자라 올라서 열매가 맺힐 정도였어. 

 

 

 

 

 

여기서 약 12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던 할머니 집 마당에도 대추나무가 있었어.

 

 

 

 

 

대추를 상징하는 구조물이 있는 공원에는 일부러 가보지 않았어.

 

 

 

 

 

자전거 길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 여기 군위군은 소멸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행정구역 가운데 한 곳이야. 거주하는 인구 자체도 적고 그나마 노인 비율이 높다는 말이지.

 

 

 

 

 

코스모스가 피어있었어.

 

 

 

 

 

마음이 짠해졌어. 이 나이에 이러면 안 되는데 말이지.

 

 

 

 

 

음료수를 마시고 난 뒤 이렇게 벤치 위에 두고 가면 누가 치워야 하는 거야? 어딜 가나 4가지 없는 인간은 반드시 널려있는가 봐.

 

 

 

 

개울에서 낚시하는 사람을 살펴보았어. 봄에 여길 오면 멋진 경치를 볼 수 있을 것 같아.

 

 

 

 

의흥면 소재지가 나타나길래 들어가 보기로 했어.

 

 

 

 

면소재지이지만 여기 땅값이나 집값이 장난 아니게 올라버렸어. 군위 공항 제1후보지가 여기에서 가까웠거든. 이제 확정된 공항 위치는 여기서 제법 멀지만 말이지.

 

 

 

 

점심 먹을 곳을 찾다가 시장 안에까지 들어가게 된 거야. 골목에서 중국을 찾았기에 들어가 보았어.

 

 

 

 

 

여기 의흥은 닭불고기로 유명한 집들이 조금 있지만 혼자서 먹을 순 없지 않겠어? 그러니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걸 찾다가 중국집을 발견한 거야.

 

 

 

 

 

내가 좋아하는 면으로 점심을 해결한 뒤 면소재지를 슬금슬금 뒤지기 시작한 거야.

 

 

 

 

 

부근에 초등학교가 나타나길래 담장 너머로 한참을 살폈어. 나는 아이들만 보면 가슴이 두근거려. 특히 사춘기에 접어드는 소년 소녀들을 보면 긴장까지 하게 된다니까.

 

 

 

 

 

평생을 그런 아이들만 보고 살아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나이가 들면서 아이들이 점점 더 좋아지기 시작한 거야. 요즘은 유치원 아이들이 너무 귀여워.

 

 

 

 

 

의흥향교를 발견하고는 너무 기뻤어.

 

 

 

 

 

600여 년 전 이곳에 향교가 건립되었다면 이 고을 역사도 보통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어.

 

 

 

 

 

향교 입구를 찾았기에 슬슬 올라가 본 거야. 다음 글에 계속할 게.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