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5일경, 단풍나무를 찾아갔습니다.
나무 밑을 잘 살펴보면 올해 싹을 틔운 어린 묘목들이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녀석들을 가만히 놓아두면 잔디나 잡초의 위세에 눌려 올해 안으로 말라죽고 말 것입니다.
모종삽으로 곱게 떠서 몇 포기를 구해왔습니다. 단풍나무도 암나무와 숫나무로 구별된다는 것 정도는 알고 계시지요? 숫나무 밑에 가서는 아무리 살펴봐도 어린 모종을 찾아내기가 어렵습니다.
그렇게 몇포기를 구해왔으니 이제는 정성을 다해 살려야지요.
안 쓰는 화분을 찾아 깨끗이 씻은 뒤 그동안 모아둔 흙을 채우고 간격을 띄워 심었습니다.
물을 듬뿍 주고는 반그늘에 두었다가 며칠 지난 뒤 양지로 화분을 옮겼습니다.
그렇게 몇 년을 키우면 바로 이 사진처럼 이런 모습이 됩니다. 어느 정도 자라면 작은 화분에서 조금 더 큰 화분으로 옮겨 심어 가며 물만 잘 주면 거의 죽지 않습니다.
분재에 처음 취미를 들였을때는 황당한 짓도 많이 했었고 욕심에 눈이 멀어 제법 시간과 돈을 쏟아붓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게 다 부질없는 짓임을 깨달았습니다.
이제는 그런 버릇을 다 버렸습니다. 죽을 수밖에 없는 어린것들을 구해와 살리는 정도로 만족합니다. 봄이면 신록의 아름다움을, 가을에는 단풍까지 선사해주니 고마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에 심은 것들도 한 칠 년 정도는 보내야 이 정도 굵기로 자라지 싶습니다.
어리
버리
'경주, 야생화, 맛 > 야생화와 분재사랑 Wildlife Flow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마 필까 싶었는데 (0) | 2020.06.12 |
---|---|
다시 일년 기다리기 (0) | 2020.06.09 |
개양귀비 꽃밭 (0) | 2020.05.27 |
숨겨놓고 한번씩 찾아가는 유채밭 (0) | 2020.04.23 |
우리 민들레가 귀하다고 그럽니다 (0) | 2020.0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