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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 2 - 버스로는 접근이 불가능한 오지를 가다

by 깜쌤 2020. 5. 12.


차창가로 흘러가는 개울은 낙동강 최상류쯤에 해당하지.



낙동강 상류 중에서 제법 긴 것이 본류와 반변천, 내성천 정도가 아닐까 싶어. 반변천은 안동시내에서 낙동강 본류와 합쳐지고 내성천은 예천 삼강 나루터(=삼강 주막) 부근에서 본류와 합쳐지지.



물줄기는 골짜기를 이리저리 감아흐르면서 이어지고 있었어.



그런 흐름이 한번씩은 절경을 만들어내지.



양원역 부근까지 왔어.



양원은 버스조차도 접근이 어려워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역이라고 해.



간이역 중에서도 간이역이지만 기차가 멈추어 서는 거야.



기차조차 서지 않는다면 고립된 곳이나 마찬가지야.



분천에서 양원까지는 걸을 수 있다고 들었어.



그 다음은 승부역이야.



나는 가슴이 마구 뛰기 시작했어. 그럴만한 사연이 있는 곳이거든.



마침내 승부역에 도착한 거야.



자그마치 강산이 여섯번이나 변하는 세월이 지난 후 간신히 

여기에 다시 발을 내디딘 거야.



플랫폼에 내려서 석포쪽 방향을 보면 절벽밑에 슬쩍 붙어있는 건물을 볼 수 있을 거야.



그게 승부역이지.



내가 타고왔던 기차야.



분천에서부터 승강구에 나가 계셨던 할머니는 승부 위 석포역에서 내리신다고 하셨어. 차가 흔들리면 위험하니까 안에 들어가계시라고 했었는데....


울엄마 생각이 나더라고.



승부역 승강장에서는 핸드카가 보관되어 있더라고.



출입문을 닫고 기차가 출발하기 시작했어. 내린 사람은 나 혼자였지.



플랫폼에서 분천(양원) 방면을 본 모습이야.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딱 세시간!



세시간 안에 나는 잃어버린 60년 전의 추억 조각들을 찾아내서 퍼즐을 맞추어 나가야하는 거야.



화장실부터 가야했지만 그래도 주위를 조금 살펴보기로 했어.



건너편 플랫폼에는 주말에만 열린다는 매점이 있는 건물이 있더라고.



여긴 대합실이겠지?



승부역 세평 체험장이야. 무슨 말인지 궁금하지?



어떤 시인이 글을 쓰기를 워낙 골짜기여서 밑에서 올려다보이는 하늘이

세평 정도밖에 안된다는 거야. 


 

이제 대강 구조가 이해될 거야. 나는 핸드카 앞에 섰어. 핸드카는 선로보수를 맡은 분들이

이동할 때 사용했었어.


선로보수를 담당하는 분들이 근무하는 곳을 선로반이라고 불렀지.

기차역에 근무하는 분들과는 다른 분들이야.



 택배 시스템이 없던 예전에는 기차역 인근에 소화물을 담당하는 사무소와 사람들이 있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분들과 사무소를 마루보시라는 일본말로 표현하기도 했어. 


마루보시의 추억 -  http://blog.daum.net/yessir/15866833




승부! 한자로 쓰면 뜻을 이해하기 쉬울 거야. 한자를 모르는 세대들에게는 상형문자로 보이겠지만...


이을 , 받들 , 건질 증, 구원할 증




젊은이 한사람이 사진을 찍고 있었어. 그는

나보다 미리 여기에 도착해있었던 거야.



V-Train!


분천에서 철암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협곡을

왕복하는 기차라는 말일 거야.



세평 쉼터가 있었어.



세평은 승부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낱말이라고 할 수 있을 거야.



기차역 건물 제일 왼쪽이 화장실이야.



분천 방향 모습이고,



이쪽은 석포쪽 광경이야. 빨갛게 색칠한

다리가 보이지?



승강장과 선로는 굽어 있었어. 예전 평은역처럼 말이지.



승강장에 시비가 서있었어.



여기에 근무하던 역무원 어느 분이 썼다는 말이 있지.



내가 승부에 산 것은 초등학교 입학전이었어.



여기에서 몇년을 살았는지 정확하게는 몰라.



아버지 어머니가 다 돌아가셨으니 알 수도 없어.



세평 쉼터 안을 살펴보았어.



어찌 이리도 작은지 몰라.

작으니 더 아늑하지.



그래도 기차가 하루에 여섯번이나 정차한다면

엄청난 것 아니겠어? 


나는 오후 5시 41분에 출발하는 기차를 타야해.



트래킹 코스가 표시되어 있었어.



나는 다시 플랫폼으로 나갔어.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