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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2

봄꽃은 만발했는데.... 2

by 깜쌤 2020. 4. 3.


호수를 내려다보는 곳에 자리잡은 카페 앞을 지나갔어.



벌써부터 그늘이 좋아지면 안되는데....



나는 추위에 너무 약해서그런지 그늘은 정말 싫어해.



햇살 강한 쪽으로만 다니는 버릇이 들어서 얼굴색이 자주 타버리지.



아까 박태기나무 앞을 지났잖아?



산책로에서 위를 쳐다보았더니 커피숍이 나타나더라고.



커피숍이나 카페에 안간지가 오래되었어.



만에 하나 내가 우한폐렴 바이러스 확진자가 되어 내 동선이 드러나 남에게 피해를 줄 수 있을까 싶어서 안가는 거야.



최근 몇달 동안 진한 커피를 자주, 많이 마셨더니 내 몸에 이상이 생긴 것 같았어.


 

목과 가슴이 너무 답답해진다는 느낌이 들었어.



잔기침도 자주 나고 말이지.



저번에도 그런 적이 있었거든.



그래서 요즘은 커피를 자제하고 있어.



이런 곳에서는 커피 한잔 마셔주어야하는데 말이지.



아까 나를 앞질러갔던 아줌마들인 것 같았어. 건강한 젊음이 너무 부러웠어.



모두들 추억 만들기에 열심이었어.



나는 빈 자리를 발견하고 가서 앉았어. 그리고 전화를 했었지.



한 십여분 이상 쉬었다가 다시 일어섰어.



내가 지나쳐왔던 풍경들이 뒤로 남았어.



이젠 앞으로 가야지.



벚나무 사이로 오벨리스크처럼 솟아오른 저기가 야외음악당이야.



이쪽으로는 산책에 나선 사람들이 제법 많았어.



보문호수 건너편에 보이는 기와집은 카페야.



나는 호수변 음악당쪽으로 가보았어.



내 앞에는 노인들이 걸어가고 있었어. 사실은 나도 이젠 저분들과 같은 부류일텐데 나 자신은 아직 젊었다고 착각하고 있으니 생각할수록 우습고 한심해.



시설 관리인이 순찰을 돌고 있었어.



나는 물가로 내려갔어.



호수 표면이 제법 잔잔했어. 거울같기를 바란다면 지나친 욕심이겠지.



음악당 좌석에는 모델처럼 온갖 포즈를 잡아가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만 있더라고.



이만큼 살고보니까 사진도 별의미가 없는 것 같아.




그동안 배낭여행을 다니며 필름 카메라로 기를 써가며 사진 찍어둔 걸 어떻게 처리해야할까 싶어 고민 중이야.



나에겐 약간의 의미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남에게는 쓰레기일거 아니겠어?



그런 걸 생각하면 조금은 우울해지기도 해.



나는 다시 산책로로 올라갔어.



여기까지 잘 따라왔지?



말이 쓸데없이 길어진 것 같아서 오늘은 이 정도로만 할게. 그럼 내일 봐.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