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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2

명활산성을 가다 2

by 깜쌤 2020. 2. 28.


바람조차 불지 않으니 산속이지만 고요하기만 합니다.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엔진 소리만 없다면 죽음의 세계나 다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산에는 다른 소리가 있었습니다.



새소리가 그것이었죠.



산새들의 지저귐을 들어가며 걸어나가자 드디어 가공하지 않은 돌로 쌓은 성벽이 나타났습니다. 밑으로 보이는 동네는 숲머리 마을 끝자락입니다.



외지인들에게 숲머리 마을이라고 소개해봐야 어디인지 도통 감 잡을 수가 없을 것이니 미안하기 그지 없습니다. 


 

저 멀리 경주 시가지가 보이네요. 사진에 보이는 기와집 동네 부근에 보문 삼거리가 있습니다.



예전 산성은 이보다 더 가지런한 모습을 지니고 있었을 것입니다. 산중에 이런 돌을 가지고 성을 쌓으려면 어느 정도의 노동력이 필요했을까요?



선조들의 노고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너져내린 돌더미들이 산비탈을 안고 있었습니다.



나는 동쪽으로 걸음을 계속 옮겼습니다.



마침내 삐죽삐죽한 돌덩어리로 이루어진 돌벽이 앞을 가로막습니다.



돌벽 위에 올라서자 보문호 경치가 드러납니다.



다듬지 않은 돌무더기가 끝없이 이어져 있었습니다.



보문호는 거울처럼 고요했습니다. 오른쪽 상단 호숫가에 기와집이 보이지죠? 예전에는 없던 집이었는데 최근 몇년 사이에 슬그머니 등장했습니다. 말이 많았던 카페 건물이죠.



왼쪽이 현대호텔이고 오른쪽 큰 건물은 대명 리조트입니다.



리조트와 호텔 건물들이 호반을 메웠습니다.



자동차 박물관과 한화 리조트, 그리고 켄싱턴이 보입니다.



북군 펜션 마을도 보이고 골프장도 그 모습을 슬며시 드러냅니다.



돌에는 지의류 무리들이 붙어있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바위옷이라는 이름으로 불렀습니다.



이런 돌무더기 성벽이 건너편 골짜기 위로 이어집니다. 골짝 안에는 절간 비슷한 건물이 자리잡았습니다. 경주에 살면서도 저 절간(?)에는 가보지 않았습니다.



거기에서 나오는 음악소리가 골을 메우고 있었습니다. 확성기를 이용해서 소리를 퍼뜨리는 모양입니다. 꼭 그래야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벚꽃 필 때 여길 오면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고 하니 새로 와보아야할 것 같습니다.



이런 산중에 터를 잡고 살면 좋겠습니다. 딱 제 취향이네요.



나는 내려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왔던 길을 되짚어 걸었습니다.



어린 소나무 한 그루가 마닐라삼 사이에 터를 잡았습니다.



자연의 위력을 실감합니다. 사진 속에서 어린 소나무를 찾으셨다면 뛰어난 관찰력과 엄청난 시력의 소유자임이 틀림없을 것입니다.



나는 북문을 벗어났습니다.



자전거를 가지러 가야지요.



숲머리 마을로 들어섰습니다.



불고기 집에는 손님이 없었습니다. 많은 집들이 문을 닫았더군요. 인간세계로 내려오자 다시금 작은 불안이 가슴 한구석에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만 애써 떨구어가며 물리쳤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