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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2 My Way

기적

by 깜쌤 2019. 12. 5.



벚꽃 피었던 날들이 어제 같습니다.



새로 돋아난 단풍잎들이 빨갛게 물들었다가

떨어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올핸 조금 알차게 보낸 것 같기도 합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봄에 여행을 다녀왔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지금까지는 줄기차게 여름이나

겨울에만 다녔었습니다.



한달 뒤면 한살 더 먹게 되는데요,



이만큼 살아온 것만 해도 과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 봄엔 낯선 나라의 신록을

많이 보았습니다.



내년에는 다른 나라의 단풍도 한번 

만나보았으면 합니다.



한해 한해를 보내면서 용기가 사라지는 것을 느낍니다.



의욕도 함께 사라져가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는 단풍나무 이파리들을

정리해주었습니다. 


 

이젠 가지만 남은 셈이지요.



얘들은 어미 단풍나무 밑에서 싹터 오른 것을

가져와서 십여년 이상 키웠습니다. 


 

생후 한달도 안된 것들이었죠.



아참, 올해에는 감 홍시도 많이 먹었습니다.



아내가 산에 가서 구해온 것이었어요.



서재 창가에 올려두었더니 저절로

홍시가 되더군요.



며칠 전에는 제법 큼직한 감씨를 모르고 삼켜버려서

조금 걱정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지구라는 별에 무수한 생명이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기적입니다. 

그 별에 저같이 무지한 자가 지금껏 살아있다는 것은

더 큰 기적이고요.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