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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9 유럽-동남부:발칸반도 여러나라(完

어두워만 가는 아테네

by 깜쌤 2019. 11. 26.


아파트 벽면에는 낙서가 가득했고 잔디밭에는 쓰레기들이 뒹굴고 있었어. 슬럼화 현상이 지천에 깔려있다고 해야하나?



곳곳에 보이는 정교회당 부근은 그나마 깨끗했어. 그러나 큰길에서 조금만 떨어진 작은 골목에 들어서면 분위기가 일변하는 거야.



아테네를 여행하고자하는 사람들이라면 오모니아, 모나스티라키, 신타그마 광장의 위치 정도는 파악해두어야해. 마치 서울을 여행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명동, 종로, 광화문, 인사동, 북촌, 강남 정도의 이름을 기억해두는 것과 마찬가지지.



예술적인 그림이라면 아파트 벽면을 활용하여 얼마든지 그려도 좋다고 생각해. 그러나 낙서 수준은 곤란하지 않을까? 그런 수준 낮은 낙서는 도시 미관과 품격을 확 떨어뜨리거든.



골목으로 들어서자 거리 분위기가 조금씩 음침해지기 시작했어.




알고보니 이슬람인들 거주 구역에 들어온 거였어. 이슬람을 믿는 사람들이라고해서 다 나쁜 사람들은 아니지만 거리 분위기 자체가 확 달라져버렸어. 나는 그동안 이슬람국가들을 남들보다 제법 많이 여행했었다고 자부해. 이슬람 세계를 여행해보면 알겠지만 우리가 흔히 보는 세상이나 유럽과는 분위기가 판이하게 달라. 가장 대표적인 특징은 무질서와 부정직이라는 느낌이 들더라고.


아랍과 이슬람이라는 말은 용어 자체가 가지는 의미면에서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어. 이슬람은 회교라는 종교적인 색채가 강하지만 아랍이라는 말 속에는 종족이나 민족적인 의미가 강하게 들어있거든. 성경과 꾸란(우리가 흔히 말하는 코란)에 의하면 아랍은 아브라함의 아들 이스마일의 후손을 의미하는 뜻이 강하지.  




이슬람 청년들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그리스 노인과 시비가 붙은 현장을 목격했어. 주먹다짐이 벌어진 상황까지는 가지않았지만 무언가 일이 크게 벌어진 거였어. 그날 그리스 노인의 처지가 어떤 상황까지 가버렸는지,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몰라.


하여튼 분위기가 상당히 험해졌기에 서둘러서 이 현장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앞섰어. 우린 급하게 그자리를 피했어. 사실 이 장면도 그들 몰래 찍은 거야. 그리스 노인이 현장을 떠나가려는 것을 이슬람 젊은이들이 자전거를 잡고 끝까지 놓아주지 않더라고.


거리도 지저분했고 많이 어수선했어. 이들 젊은이들은 아랍세계에서 흘러 들어온게 틀림없어. 아프리카 북부 출신인지 중동 출신인지는 모르지만 이슬람 난민들로 인해 어수선해진 그리스의 현실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기에 그리스가 처한 상황을 대강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어. 이런 분위기는 테살로니키에서도 느꼈으며 이 두눈으로 똑바로 보았거든.



이슬람인들 거주구역을 벗어나 큰길로 나오자 분위기가 일변했어. 나는 안도감과 해방감을 느꼈어. 거리 하나를 두고 분위기가 이렇게 다를 수도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들더라고.



나중에 지도를 가지고 확인해보았더니 모나스티라키 가까운 뒷골목인 것 같았어. 여성들은 접근하지 않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낮 분위기도 이런데 밤이 되면 더하겠지. 우리는 아크로폴리스가 보이는 곳까지 나왔어.



관광객을 상대로 돈을 뜯고 등쳐먹는 곳을 참 많이도 보았어. 대표적인 곳이 터키의 도시들이 아닐까 싶어. 자랑같지만 나는 터키를 배낭여행으로만 다섯번 돌아다녔어. 어지간한 곳은 거의 다 가본 셈이라고도 할 수 있을걸. 이탈리아 로마나 스페인의 일부 도시들도 악명 높지.



언덕 위에 어떤 구조물들이 보이지? 거기가 우리가 다 아는 아크로폴리스야. 그리스에 가보지 않은 사람들도 책이나 영상매체를 통해서 한번씩은 다 보았을걸. 



우리가 지금 서있는 곳이 모나스티라키 광장이야. 여길 가보지 않았다면 아테네를 가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일 거야. 부근에 판타나사 교회가 있는데 '작은 수도원'이라는 의미라고 해. 거기에서 모나스티라키라는 말이 나왔다고 전해지고 있어.



모나스티라키 광장부근에는 하드리아누스 도서관 유적지가 있어.



하드리아누스 황제를 모른다면 서양사의 주축을 이루는 로마사에 관심이 없다는 말이 될 거야.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후계자가 너무나 유명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이지. 명상록을 쓴 분 말이야.



하드리아누스 황제 도서관에 관한 설명문이 유적지 가에 세워져있더라고.



직접 들어가보지는 않았어. 난간에 붙어서서 구경만 하는 정도로 끝냈어. 사실 이런 유적지는 그동안 숱하게 보아왔거든. 이런 것도 교만이라면 교만이지.



화려했던 건물은 사라지고 돌무더기만 남았어. 하드리아누스 도서관 터 남쪽, 그러니까 아크로폴리스 언덕 바로 밑에는 로마 포룸이 남아있어. 



바로 이런 식이지. 아크로폴리스 언덕 밑에는 대학박물관과 다양한 박물관들이 숨어있어. 우리는 로마 포룸 부근 노천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마셔주었어.




포룸은 로마시대에 공공의 복합기능을 담당했어. 정치적인 모임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행사가 열리기도 했지. 규모도 거대하다고 보면 돼.



 아크로폴리스를 보며 마시는 커피여서 그런지 더 맛있었어. 그런데 한잔에 3유로씩이나 하더라고. 호텔에서도 2.5유로했는데 말야.



포룸 제일 안쪽 공간에는 '바람 신의 탑'이 자리잡았어. 멀리 왼쪽으로 보이는 건물이야.  저래보여도 1세기의 건물이니까 자그마치 2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건물이지.



겉면은 8각형인데 물시계도 설치되어 있었고 풍향계 구실을 했다고 전해.




눈만 돌리면 사방에 유적과 유물 투성이야.




우린 시내로 돌아가기로 했어.



내일 종일토록 다시 이 부근을 쏘다녀야 할 거야.



아까 골목투어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삼아 돌아갈 땐 큰길로 가기로 했어.



아테네 시청 부근을 지나갔어.



자세히 살피려면 한도 끝도 없는 곳이야.



그러니까 대강 분위기만 살피고 가는 거지.



시청 부근에 발굴 흔적이 남아 있었어.



큰길은 제법 깔끔하고 환하더라고.



조금만 골목으로 들어가면 분위기가 너무 달라졌어.



골든시티 호텔 부근에 멋진 정교회당이 있었어. 신앙심 깊은 분들은 하루에도 몇번씩 드나드는 것 같았어.



호텔에 돌아온 나는 창가에 붙어서서 창밖 경치를 살폈어.



서쪽 하늘이 붉게 물들어가고 있었어. 저녁놀을 보는 것도 여행지에서의 큰 즐거움 가운데 하나지.  



아테네도 예전의 아테네가 아닌 것 같아. 어딘가 쇠잔해간다는 느낌이 든거야. 



 그 원인은 그리스의 경제적인 쇠락에도 있을 것이지만 아랍인들의 무분별한 유입으로 인한 것도 영향이 클 거야. 호텔방 맞은편 빌딩은 주차건물이었어.



내일 저녁에는 배를 타고 크레타 섬으로 가야해.



표를 꺼내서 다시 확인해보았어.



다른 분들은 저녁 식사를 하러 나갔지만 나는 호텔에 남아있었어. 쉬고 싶었거든.



컵라면으로 간단하게 저녁을 해결했어.



일찍 쉬고는 늦게까지 일기를 썼어.



크레테에서 묵을 호텔 검색도 해야했어. 골든 시티 호텔은 일인당 약 35유로였지. 우리 돈으로 4만 6천원 수준이었어. 아침 식사가 포함된 가격이야.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