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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9 유럽-동남부:발칸반도 여러나라(完

그리스 테살로니키로 가다

by 깜쌤 2019. 11. 12.


이제부터는 남행 길이야. 남쪽으로 달리는 일만 남은 것이지.



스코페는 분지였어. 전후좌우로 멀리 산이 감싸 안고있는 지형답게 산들이 줄기차게 우릴 따라왔어.



 요금소를 지나서 고속도로로 들어섰어. 신나게 달려나가는데도 산봉우리들이 지겹게 따라오는 거야. 


 

발칸반도의 마을에는 붉은 지붕을 가진 집들이 가득했지.



반대편 차선은 하행 차선과 조금 떨어져서 존재했어. 북 마케도니아의 사회 간접자본은 남다른 면이 있는 것 같았어. 




우리는 고속도로를 타고 남행 중이야. 행선지는 그리스의 테살로니키지. 테살로니키는 신약성경에서 데살로니가라는 이름으로 등장해. 지도 오른쪽 하단을 보면 삼지창처럼 생긴 반도가 보이지? 마케도니아 왕국이 힘을 쓰기 전 이 부근은 도시국가 아테네의 식민지였어. 다음 포털에 접속하여 컴퓨터로 이 글을 볼 경우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확대되어 나타날 거야.  



지금 우리가 지나고 있는 이 지방은 고대 그리스 역사에서 마케도니아 왕국의 영토였다고 그래.



도로 옆으로는 골짜기가 이어지면서 우릴 따라오고 있었어.



거기에 강물이 흘러내렸어. 바르다르 강이야. 스코페에서부터 줄기차게 우리를 따라다녔지. 이 강은 결국 그리스의 테살로니키 부근에서 바다로 들어갈 거야.



도로 옆으로 포도밭이 펼쳐지기도 했어



새로 만든 게 확실한 이 고속도로는 얼핏 보기에는 좋아보여도 우리나라처럼 선진화된 시스템을 갖춘 것 같지는 않았어. 


 

멀리 벨레스 시가지가 나타났어. 집들은 산기슭에 걸쳐져 있는 것같이 보였어.   



벨레스 시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냐고?



한번씩은 스마트폰으로 구글 지도를 불러낸 뒤 우리 위치를 확인하며 갔거든.



그래야만 이런 어설픈 여행기라도 쓸 수 있을 것 아니겠어? 이젠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뭐든지 기억이 안돼. 나는 그게 너무 슬픈 거야.



풍요롭게만 보이는 평원이 도로 좌우로 펼쳐졌어.



기찻길이라고 생각되는 길을 만나기도 했어. 문제는 전선이 보이지 않는다는 건데.... 그렇다면 아직 전철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말이 되는 것 아니야?



농지 가로는 야생화들이 가득 피었어.



붉게 핀 꽃들이 보여?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고?



개양귀비꽃 맞지? 요염하게 아름다운 꽃이야.



이 나라 평원은 정말 풍요롭게 보였어. 이 정도 같으면 굶어죽을 일은 없을 것 같아.



나라 인구가 이백만명 선이니까 말야.



참으로 목가적인 풍경이었어.



우린 줄기차게 남쪽으로 달려 내려갔어.



먼 산에는 눈이 덮여있었지. 5월 하순인데 말야.



나는 북 마케도니아라는 나라가 슬슬 좋아졌어.



몬테네그로를 지나면서도 그런 감정이 생기더라고. 나중에 '한달간만 살아보기 체험'을 해봐야할 나라들이지.



터널을 지나자 산악지대가 펼쳐졌어.



이런 산악지대가 고대 그리스의 마케도니아 왕국이 오늘날의 북 마케도니아로 세력을 확산하는데 방해가 되었겠지.



게브겔리야라는 이름을 가진 도시가 그리 멀지 않은듯 했어. 다시 한번 더 지도를 볼까?





위 지도에서 초록색 점으로 찍어 표시한 곳이 게브겔리야라는 도시지. 이 도시 부근에 그리스와의 국경선이 지나가고 있었어. 여기까지 오는데 약 두시간 정도 걸렸지.



앞에 국경 사무소가 나타났어. 국경 통과 절차는 아주 간단했어. 굳이 차에서 내리지 않아도 될 정도였거든.



더구나 우리나라 여권은 전자여권이잖아? 여권 위조범들 사이에서 한국 여권은 굉장히 비싸게 거래된다고 그래. 비자없이 들어갈 수 있는 나라가 워낙 많아서 그런가 봐. 그리스 입국 사무소가 나타났어. 그리스 입국도 너무 쉬웠어.



마침내 그리스로 들어온 거야. 이제 조금 안심이 되었어.



우린 그리스에서 약 열흘 정도 시간을 보내야 돼. 그런 뒤 아테네 공항에서 귀국 비행기를 타야 되거든. 나에게 그리스 입국은 두번째야. 첫번째 입국은 이십여년 전 일이었어.



그땐 터키 이스탄불에서 국제열차를 타고 국경을 넘었지. 그때만 해도 젊었었는데 말이야. 지금은 흰머리카락이 더 많아져 버렸어.



도로 양쪽은 대평원이나 다름없었어. 이 정도면 엄청난 평야지대로 볼 수 있지. 이런 평야를 볼 수 있는 곳이 그리스 안에서는 여기 뿐이지 싶어.



기찻길이 이어지고 있었어.



아테네까지 520 킬로미터, 에데사까지 87 킬로미터, 테살로니키까지는 41 킬로미터라고 되어 있었어.



도로가로는 야생화 천지였어.



못 말리는 로맨티시스트인 나는 이런 풍경을 보면서 마음이 짠해진 거야. 어떨 땐 눈가가 촉촉해지기도 해. 그러니까 못말린다는 표현을 쓰는 거지.



 

논이 보이지? 이탈리아의 북부 강 부근에서 쌀 수확을 위해 벼를 재배한다는 이야기는 워낙 유명한 사실이니 그러려니 했는데 그리스 북부에서 논을 보는 것은 대체 무슨 일이야?



산 봉우리에는 눈이 가득하고 말야. 너무 낯선 풍경들이 이어지니까 갈피를 잡기 어려웠어.



마침내 테살로니키 시가지로 들어서기 시작했어. 5월에 눈덮인 산을 보기도 하고 논을 보기도 했기에 그 여파로 순간적인 바보가 되어 사진 찍는 것을 잊어버렸던 거야. 나중에 테살로니키 시가지에서 사진을 원없이 찍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 우린 시내 한복판에 있는 3류 싸구려 호텔 앞에서 내렸어.



기사는 유명하지도 않은 삼류 호텔 앞 목적지까지 정확하게 우릴 데려다 주었어. 국경을 통과하고 한시간 밖에 걸리지 않더라고. 운전기사에게 팁으로 10유로를 쥐여주었더니 너무 좋아했어.


"듬직했던 기사 양반! 세시간 동안 큰 수고 했소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