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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19 유럽-동남부:발칸반도 여러나라(完

포드고리차 올드타운

by 깜쌤 2019. 10. 24.


미모사라는 간판이 걸린 빌딩 앞에서는 인디오 일행이 잉카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어. 그들의 음악 속에는 서글픔과 서러움과 한스러움이 방울방울 맺혀있는 것 같아.



몬테네그로 사람들은 건전한 의식을 가지고 사는 것 같았어. 자전거 라이더가 많았거든. 자전거 라이더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환경과 건강을 중요시 여긴다는 말과 통할 수도 있지 않겠어?



거리가 넓고 깨끗했어.



낮에 게스트하우스를 찾아갈 때 보았던 개울물이 보이는 거야. 골짜기가 깊은 만큼 물도 맑았어.



개울을 따라 구시가지가 펼쳐지더라고. 골목으로 들어가서 걸었어.



돌로 포장한 골목에는 쓰레기 하나 없었어.



나는 어딜 가더라도 청결도부터 미리 점검해보는 습관을 가졌어.



더럽고 지저분하면 안가고 안들어가려고 해. 세계 3대 미항 가운데 하나라고 불리는 이탈리아의 나폴리 알지? 거기 골목은 얼마나 더럽던지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싹 없어지고 말았어.



우리나라 회사 상표를 단 차가 세워져 있더라고.



올드타운 중간에 광장에 해당하는 공간이 있고 거기에는 타워가 솟아 있었어. 종루 아니면 감시탑이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 한구석에 동네 빵집이 숨어있었어.



아주 순진해보이는 아가씨가 판매 겸 서빙을 하고 있었는데 가격이 너무 싸기에 눈을 의심했어. 빵 하나에 0.5 유로, 진한 요거트 한병에 0.7 유로였으니 1.2 유로 정도로 저녁을 해결할 수 있었거든. 빵은 직접 만든 것이었어. 아가씨에게 팁으로 1유로를 주었더니 은근한 미소를 지으며 좋아하는 것 있지?



 멋진 레스토랑도 인근에 있더라고.



삶의 질은 어느 수준인지 모르겠지만 부유하다는 느낌은 거의 없었어.



골목구경을 하면서 느낀 것인데 이 나라의 경제 수준은 결코 높지 않다는 것이었어. 



 모퉁이를 돌았더니 멀리 미나렛이 보이는 거야.



이 나라에도 무슬림들이 조금 살고있다고 들었어.



그렇게 된 데에는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영향이 크지. 터키인들에 세운 터키에 대해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은 호의적인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그들이 저지른 악행은 상상을 넘어서지.



주택옆에 목초지가 있기도 했어.



이런 풍경들을 보면 동부 터키에 와있는듯한 느낌이 들어.



현대자동차 회사 제품들이 보이기도 했어. 


 

어떤 아파트 앞에는 기아자동차 회사에서 나온 차가 세워져 있기도 했어.



소녀들이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어. 아이들의 하이톤 목소리가 듣기에 너무 좋았어.



나즈막한 돌산에는 사이프러스 삼나무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어.



해가 기울면서 땅거미가 슬슬 몰려들었어. 붉게 칠해진 벽이 더 붉은 빛을 띠는 것 같더라니까.



올드타운을 벗어나니까 큰길이었어.



옛 형태로 남아있는 건물 하나가 선물마냥 내게로 다가왔어. 


 

나는 4차선 대로변에서 유니온 호텔을 발견하고 호텔 커피숍으로 들어갔어. 아메리카노 한 잔에 1.3 유로였어. 그러니까 고급 호텔 커피 한 잔에 1,700원 정도라는 말이겠지?



어느 정도 쉬었다가 일어나서 다시 걸었어.



아까 본 레스토랑에는 손님들이 그득했어. 이 도시의 최고 맛집 가운데 하나인것 같았어.



호텔 커피숍에 앉아있을 때 많은 젊은이들이 정장을 차려입고 시내로 향하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겼었어. 그런데 시내로 들어오니까 길거리에 성장을 한 젊은이들이 가득한 거야.



힐튼 호텔 앞에는 젊은이들이 엄청 몰려 있었어.




우리가 모르는 대단한 스타의 공연이 있는 줄로 알았어.




청년들은 정장을 입은 데다가 드레스를 곱게 차려입은 아가씨들이 많았어. 어마어마한 부자의 결혼식이 열리는 것으로 착각했다니까.



너무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어. 결국은 물어보았지.



오늘 고등학교 졸업식이 있었다는 거야. 그렇다면 축하를 겸한 공식 무도회가 열리거나 아니면 어떤 축하행사를 하는 것 같았어. 세상에나! 고등학교 졸업식 하나에 한 나라의 수도가 들썩거리는 곳이 세상에 존재하다니.....



인디오 부부도 대목을 노리고 여기까지 찾아들었을까?



시민들 표정도 환하기만 했어. 



 

분수대 광장에 간이 판매대가 만들어진 이유도 그제서야 조금 짐작할 수 있었던 거지.



나는 몬테네그로에 깊은 호감을 가지게 되었어.



사람들 순박하고 물가까지 싸기만하니 여행자 입장에서는 지상 낙원으로 여겨지는게 당연한 일 아니겠어?



다음에 반드시 다시 찾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지.



나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그런 나라가 좋아. 지난 여름과 초가을 내내, 많이 배우고 최고의 명문학교를 나온 똑똑한 수재가 뱉어내는 말마다 싸가지 없이 노는 데 너무 질려버렸어. 그런 자들이 고위직에 오르는 나라에 깊은 환멸을 느끼고 있어.  



인간이 좀 더 인간다워 질 수 없을까?



인파가 바글거리는 거리를 지나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왔어.



아까 먹다남은 빵과 요거트를 꺼내 먹고는 일기를 썼어. 10시 넘어서 잠자리에 들었지.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