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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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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9 유럽-동남부:발칸반도 여러나라(完

두브로브니크 샅샅이 뒤지기 6

by 깜쌤 2019. 10. 14.


골목을 걸어서 루사 광장으로 갔어.



그늘이 광장 깊숙하게 내려앉아버렸어.



그래도 사람들이 많았기에 적적하지는 앉았어.



내가 동문이라고 이름 정한 문을 통해 옛 항구로 나가보았어. 동문을 공식적으로는 플로체 문이라고 하는데 옛날 항구 부근에 있어.



비록 그늘이 들긴 했지만 하늘이 파랗게 빛나니까 또 다른 느낌이 들었어.



보트 투어 표를 팔던 아가씨들도 다 철수해 버렸더라고.



야외 레스토랑에도 손님들이 거의 없었어.



옛날 성채이긴 하지만 설계를 세밀하게 잘 했다는 느낌이 들었어. 범선이나 갤리선으로 이루어진 적군 함대가 접근하면 사방에서 돌벼락이 쏟아질 것 같지 않아?


 

중세 시대에 이런 시설을 갖추었다는게 놀라울 정도야.



어쩌면 노예들이 투입되어 중노동과 막노동에 시달렸을지도 모르지.



부두가를 서성거리며 사방을 조금 살펴보았어.


 

성채의 구조나 공격과 방어 시설같은 것을 살펴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잖아? 나는 그런 것에도 관심이 많아.



다시 성안으로 들어서서 성내 서쪽 부분 골목 탐방에 나서기로 했어. 


 

루사 광장을 뒤로 남겨두고 지나간 거야.


언제 다시 찾아오겠다는 말은 거짓말이겠지?



그래도 몇번이나 찾아간 곳은 있어. 모스크바와 로마와 아테네는 두번, 부다페스트와 싱가포르는 세번 , 방콕과 이스탄불은 무려 다섯번 정도 들렸었나? 중국의 몇몇 도시도 두서너번 들렀던 곳이 제법 있어.



이 나이가 되고 보니까 그런 것도 다 쓸데없는 짓이라는 생각이 들어.



여행 횟수는 자랑이 될 수도 없고 되어서는 안되는 거야.


 

얼마나 배우고 느끼며 성숙한 모습으로 삶의 현장에 돌아오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 


  

인간이 덜된 미성숙한 여행은 자기 자랑과 자기 만족에 지나지 않아.



'나 거기 가봤어' 하는 말이나 '나 거기 다녀왔어' 하는 표현이 뭐 그리 대단한 거야?



여행을 통해 인간이 되고 견문을 넓혀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나가고 좀 더 의미있는 삶을 살아가는게 중요한 거 아니야?



그런 차원에서 나는 골목 탐방을 즐기는 거지.



이런 글을 통해 내가 남을 가르치려 들려고 하는 뜻은 전혀 없어.



내 느낌을 기록해두고 내 행적을 남겨둔다는 의미외에 다른 것은 없는 거야.



그러니 나를 두고 고깝게 여기지 말아주었으면 좋겠어.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도 존재감 없는 사람인데다가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존재였으며 지구라는 별에 태어나 잠시 스치고 지나가는 '세월 나그네'에 지나지 않아.


 

우리 인생이라는게 끝을 모르는 골목을 지나가야만 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어.



탈출구없이 끝없이 나아가는 게 인생길이지.



가끔씩 엇길로 나가볼 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막혀있는 길이기에 다시 돌아서야 하는 거지.



가장 멋진 경치를 보며 시원한 음료 한잔하고 가라고 유혹했던 그 길을 기어이 걸어가보았어.


 

거길 다시 돌아나와서 계속 이어지는 골목을 따라간 거야.



옆으로 샐 수 있는 길은 반드시 막혀 있었어.



골목 사이로 흘끗 흘끗 보이는 풍경은 인생길 종착역 이후의 모습을 암시하는게 아닐까?



요리조리 사방으로 미로처럼 골목길이 나있긴 하지만 결국은 한곳으로 모아지는 거지.



인생길에서는 호스텔에 묵을 수도 있고 호텔에 머물 수도 있으며 싸구려 여인숙에서 잘 수도 있고 심지어는 노숙도 가능하지.



골목을 걸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했어.



사람 사는 데는 어디나 비슷한 풍경을 보여주는 것 같아.



환경이 다르기에 삶의 방식이 달라질 수도 있지만 말이야.



두브로브니크 올드타운 골목을 어디로 어떻게 걸었는지는 자세하게 기억나지 않아.




골목을 헤매다가 귀한 공터를 만났어.



아이들 놀이시설이 있기에 유치원인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어.



부근에 유치원이 있다면 아이들 소리가 들려야하는데....



골목에서 아이들 소리가 사라져 간다는 것은 비극이 다가온다는 예고이며 불길한 사건 발생의 징조일거야.



내가 사는 마을 골목에서는 이제 아이들 소리를 거의 듣기 어려워.



한때는 우리나라가 '낙태 공화국'이니 '낙태 왕국'이니 하는 소리를 들었잖아? 요즘 들어 아이들 소리 듣기가 어려워지는 건 그런 죄악 저지름에 대한 댓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뿌린 대로 거두리라'라는 말이 요즘처럼 가슴깊이 와닿으며 절절하게 느껴진 적은 없었어.



아이들 옷을 빨아 널어놓은 풍경 보기가 어렵다는 것은 너무 슬픈 일이야. 너무 슬픈 일이고 말고.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