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19 유럽-동남부:발칸반도 여러나라(完

두브로브니크 샅샅이 뒤지기 4

by 깜쌤 2019. 10. 10.


"이 건물은 무엇인데 누가 언제 왜 만들었는지를 이제부터~~" 이런 말들이 무슨 소용 있을까 싶어.



나는 그저 발길 닿는대로 걸었을 뿐이야.



광장이 나오면 광장을 보고 성벽이 나오면 성벽을 보며 걸었어.



골목 왼쪽에 보이는 돌벽이 두브로브니크 성벽일 거야. 내 짐작이 맞다면 벽 바깥은 옛 항구지. 노부부가 사이좋게 골목을 걸어가고 있었어.



사람 사이의 만남이라는게 참 신비한 거야. 지구 위에 발붙이고 사는 그 많은 사람 중에 내가 왜 하필이면 그 사람에게 사랑의 감정이 꽂히고 결혼하고 같이 살다가 헤어지는 것일까? 이 나이에 개똥철학을 하려는게 아냐.



골목을 걷다가 항구로 이어지는 좁은 문을 발견했어.



문을 통과해 나가보았더니 어제 스르지 산 위에서 보았던 바로 그 항구가 나타나는 거야.


 

항구는 육지 속으로 깊숙하게 파고 들어와 있었는데 항구를 둘러싸듯이 감싸 안은 돌로 만든 큰 건물들이 인상적이었어. 


  

해안도시를 방어하기에 이보다 더 멋진 구조가 있던가 싶었어. 건물이 아주 크고도 높았지.



맞은 편에 보이는 세개의 아치 문이 있는 저쪽이 이 도시의 공식 현관이었을 거야.



스르지 산쪽으로도 두터운 성벽이 만들어져 있었어. 우리나라의 읍성들과 비교하면 규모가 엄청 났어.



나는 저 모퉁이를 돌아가보기로 했어.



옛 항구에는 보트들이 즐비하게 정박하고 있었어.



아름답지?



1997년 유네스코에서는 이 구시가지 전체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거야.



중세도시가 이렇게 완벽한 모습으로 잘 남아있는 곳도 드물 거야.



저번에도 슬며시 이야기를 꺼냈었지만 부두 바닥까지도 이렇게 멋진 대리석을 깔 수 있었다면 이 도시가 이룩한 부유함이 어느 정도였겠어?



이 엄청난 성벽 높이와 두께, 정교함을 보면 감탄만 쏟아질 뿐이야.



성 안팎을 가득 메운 붉은 기와를 얹은 집들....



모퉁이를 돌아나와서 스르지 산과 산비탈에 붙은 집들을 살펴보았어.



작은 부두 끝에는 조그만 빨간 등대가 서있어.



그 등대를 배경삼아 벤치에 앉은 청년이 스마트폰을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었어.



내 인생의 젊어서 좋았던 날들은 우물안 개구리 신세를 한탄하며 절망에 젖어 술독에 빠져 살았어. 헛살았던 거지.



눈이 좁았으니 세상 넓은 줄을 어떻게 알았겠어?


 

부두끝을 살펴본 뒤 다시 성안으로 돌아가기 위해 발걸음을 돌렸어.



작은 보트 위에 실린 저 보따리는 뭐지? 보자기로 뭘 싸서 묶을 줄 아는 사람들은 흔치 않은데 말야.



우린 방금 저 앞에 가로막은 건물 앞쪽으로 갔다가 돌아온 거야.



부두 입구에는 여성들이 보트 투어 티켓을 팔고 있었어.



45분간의 보트 투어를 즐기는데 10유로라는 말이겠지?



아가씨는 정열적인 얼굴 표정으로, 그러나 차분하게 손님을 설득하고 있었어.



부두가에서 한잔의 음료수와 스낵을 즐기는 노부부에게 야옹이가 입맛을 다시며 올려다보고 있었어.

고양이 녀석이 이런 시선으로 올려다보면 먹기가 부담스러울 텐데....


 

사방에 깔린 게 관광객들이었어.



관광객 숫자로만 본다면 두브로브니크는 로마를 부러워하지 않을지도 몰라.



세개의 아치 문이 있는 그 안쪽은 총독 관저였어.



라구사 공화국을 다스리던 총독을 렉터라고 불렀는데 그의 거처가 바로 이 건물이지. 




부근에는 작가의 동상이 있어. 르네상스 시대에 활약했던 마린 드르찌츠라는 분이지. 발음이 맞는지 모르겠네. 




 

코와 무릎 부분이 특별히 반들거리지? 왜 그렇겠어?



거길 만지면 행운이 온다는 속설 때문이지.



총독 관저 부근에 시청도 함께 있어. 그러니 아름다운 조각품들과 장식품들이 거리를 메우고 있을 수밖에...  이게 작은 오노프리오 분수대야. 성 안 중앙 큰길격인 스트라둔 맞은 편에는 큰 오노프리오 분수가 있었지.



작은 오노프리오 분수대 근처에 멋진 레스토랑이 있어.



짙은 색 선글래스를 낀 아가씨는 어느 나라 국적을 가졌는지 궁금했어.



성 블라호 성당(=성 블라이세 성당)도 보이네.



루사 광장에 서면 두브로브니크 올드 타운의 명소를 한꺼번에 다 볼 수 있어.



놓치면 안되는 곳이기도 하지.



스폰자 궁전 부근에서 나는 골목을 살폈어.



두브로브니크를 수호하는 기사로 알려진 올란도가 새겨진 올란도 기둥은 수리중이었어.



으흠, 골목으로 들어가서 성벽에 한번 올라봐야하는데....



나는 스트라둔 거리를 천천히 걸었어.



고양이 한마리가 사람 구경을 하고 있었어.



방울 달린 고리가 있는 것으로 보아 길고양이는 아닌 것 같아.



스트라둔을 걸어오다가 필레 문 부근에서 기어이 성벽으로 이어지는 골목으로 들어가보았어.



그냥 성밖으로 퇴장하기에는 너무 아쉬웠기 때문이지.



이런 곳에서 맥주 한잔 정도는 마셔주어야 하는데..... 워낙 오래 술을 안마셔서 그런지 맥주맛 기억이 가물가물해.



나는 천천히 골목 비탈을 걸어 올라갔어.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