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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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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9 유럽-동남부:발칸반도 여러나라(完

예쁜 마을 모스타르 6 - 골목구경

by 깜쌤 2019. 9. 24.


나는 새뮤얼 헌팅턴 교수의 <문명의 충돌> 내용에 관해 이것 저것 생각해보았어.



그러면서 왜 인간은 문명성과 야만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본 거야.



제레미 다이아몬드 교수의 <문명의 붕괴> 내용도 떠올려보았어. <총, 균, 쇠>의 내용도 무시할 순 없잖아?



이런 건물들은 유고슬라비아 연방 내전의 흔적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것 같았어.



건물들의 모습과 꾸밈 양식을 살펴보면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영향이 느껴지는 것 같아.



이슬람이라는 종교의 생활 양식과 문화가 유럽에 영향을 끼친 흔적을 보려면 발칸 반도와 이베리아 반도를 살펴보면 돼.



나는 이번 여행에서 발칸 반도의 여기저기를 살펴보는 중이야.



2005년에는 배낭을 메고 오스트리아,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같은 나라들을 조금이나마 살펴보았는데 그런 사실을 파악하고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어.


 

스타리 모스트 다리가 보이는 곳에 다시 섰어.



나는 골목으로 들어가서 강변에 나가보기도하고 다시 도로로 나오기를 반복했어.



골목과 거리에서 총탄과 포탄의 흔적이 있는 건물을  만나보는 것은 비극이었어.



내가 파괴의 흔적이 남아있는 이런 거리에서 내전으로 인한 피비린내나는 분쟁의 냄새를 다 맡을 순 없었지만 왜 그런지는 몰라도 그 속에 잠재되어 있는 불안을 느낀 거야.



사실 말이지 그런 비극이 언제 또 되풀이될지 몰라서 불안했어.



그게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가 안고 있는 시한폭탄일지도 몰라.



벽면에 쓰여있는 다양한 나라말을 볼 때마다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



스타리모스트 다리 밑에 있는 또 다른 다리 부근까지 걸어왔어.



올드타운에서 조금 떨어진 하류에서 상류쪽을 본 모습이야.



파랗게 칠한 철제 난간 사이로 스타리 모스트 다리가 보였어. 


 

어때?



나는 천천히 다리를 건넜어.



하얀벽을 가진 이층집 앞 텃밭에는 여러가지 채소들이 자라고 있었어. 평화롭게 말이지.



돌집에 새로 붙여지은 현대가옥들이 묘한 아름다움을 선사해주는 것 같았어.



여긴 도시 여기저기에 꽤나 다양한 종류의 숙박시설이 흩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더라고.



나는 다시 골목으로 들어가서 올드타운 구경을 계속하기로 했어.



도로에서 한걸음만 안으로 들어가면 돌집과 돌로 포장된 골목이 등장해.



강으로 흘러드는 조그만 개울에도 예쁜 다리가 걸려있었어.



1974년 4월 10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수도였던 사라예보에서는 우리나라와 관련된 역사적인 사건이 있었어.



중학생 신분으로 탁구 국가대표선수에 선발되었던 경력을 가진 이애리사 선수와 그녀의 짝이었던 정현숙, 박미라 선수가 제 32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단체전에서 우승한 거야. 이애리사 선수는 1954년생으로 알려져 있지. 그때의 명성을 바탕으로 나중에는 국회의원도 되셨어.



온나라가 뒤집어질듯이 열광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 그래서 사라예보는 나에게 잊혀질 수 없는 도시가 된 거야.



이애리사와 정현숙, 박미라 선수는 그 일로 전설이 되었어. 당시는 사라예보가 유고슬라비아의 지방도시에 불과했었지. 유고슬라비아의 수도는 베오그라드였어. 베오그라드가 지금은 세르비아 공화국의 수도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돌로 포장된 골목에서 만난 아줌마는 나에게 곱게 수놓아진 천을 펼쳐보였어. 젊었을 때의 꿈이었던 게스트하우스 운영에 계속 관심이 있었다면 놓치지 않고 한장 정도는 사왔을지도 모르겠어. 그걸 위해 여러가지 소품을 꾸준히 준비해왔었지만 이젠 거의 그 꿈을 접었어.  



일제 강점기 시절, 망국의 한을 노래한 노래중에 황성옛터(혹은 황성의 ()라는 노래가 인기를 끌었던 때가 있었다고해.  



젊었던 날, 나도 그 노래를 자주 불렀었어.



그 노래를 부르셨던 가수가 이애리수씨였어. 이애리사씨와는 이름자의 마지막 한 글자가 다르지.



모스타르의 옛길을 걸으면서 별별 생각을 다 떠올렸어.



인간의 사고방식에서 우러나는 행동 패턴은 자기가 습득하여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 수준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게 정설이야. 



 

내가 모스타르를 보는 시각도 그럴 거야. 돌다리 위를 걷는 이 아가씨는 나중에 모스타르와 이 나라에 대해 어떤 견해와 기억을 가지게 될까?



 

작은 개울 부근의 경치는 참으로 정감어린 모습이었어.





이런 풍경을 어디 가서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어.



돌로 된 건물 벽체에 만들어진 창틀마다 놓여진 꽃화분들이 화사한 아름다움을 선사해주었어.



비만 오지 않았더라면 이런 카페에서 잠시 쉬었다가는게 여행의 묘미인데 말이지.



맑은 물이 세차게 흘러내리는 개울을 보며 나는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 나그네를 떠올렸어. 여긴 송어도 살고 있을까? 아름다운 물방앗간집엔 예쁜 아가씨도 살고 있겠지?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