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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9 유럽-동남부:발칸반도 여러나라(完

예쁜 마을 모스타르 5 - 희극과 비극

by 깜쌤 2019. 9. 23.



식당은 강을 낀 절벽 위에 있었어.



실외에 마련된 의자에 앉기만 하면 누구든지 바깥 경치를 충분히 감상할 수 있게 되어 있더라고.




세차게 흐르는 푸른 물과 모스크의 미나렛과 붉은 지붕을 가진 집들.....


 

비가 와서 실외 의자에 앉는다는 것이 조금 부담스러웠어.


 

모스타르를 상징하는 다리도 한 눈에 들어오는 멋진 곳이었어.



그렇지만 아쉽게도 날씨 때문에 실내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어.



그릴 믹스트 미트를 주문했는데 얼마 안있어 나오더라고.



쟁반에 나온 음식의 양을 보고 나는 질려버릴 수밖에 없었어.



여러가지 종류의 고기 위에 얹혀나온 수북한 빵과 그 사이사이에 수줍은 듯이 숨어있는 칩들....



오늘 하루 종일 먹어도 다 먹을 수 없을 것 같았어. 나는 ㄱ부장님께 여러가지 고기를 조금씩 나누어 드렸어. 혼자서 다 먹는다는 것은 나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었거든. 내 입맛에 제일 맛있게 느껴졌던 것은 양고기가 아닐까 싶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모스타르에 갈 일이 있다면 반드시  그릴 믹스트 미트를 주문해보시라고 권하고 싶어.



정말 배가 불렀어.



이 정도의 식사를 했는데도 한 사람당 1만원 정도면 충분했어.


 

갑자기 모스타르가 마음에 들기 시작한거야.



너무 흡족했어.



그러나 알고보면 여긴 불씨를 안고 사는 동네야.



왜냐고? 카톨릭을 믿는 크로아티아인과 회교(이슬람교)를 믿는 보스니아인들이 반정도씩 갈라져 살고 있거든. 거기다가 그들은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인종청소를 당해본 경험을 가지고 있어. 사건을 저지른 세르비아인들은 거의 철수했다고해.


 

방이 있다는 표시가 아래 네모칸 속에 여러나라 말로 표시가 되어 있었어. 제일 위는 독일어, 그 다음은 영어, 그 다음은 이탈리아어가 아닐까 싶어. 카메라는 라틴어로 방을 의미하기에 카메레라는 단어를 두고 그렇게 유추해본 거지. 


 

골목을 나와서 공동 묘지로 가보았어.



내전을 겪으면서 여기 주민들은 마음의 상처를 많이 입었을 거야.



1980년에 일어났던 광주 민주화 운동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 거야.



그게 비극 아니고 뭐겠어?



우리가 잘 알다시피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주류 세력은 세르비아인이었어.



유고슬라비아 연방이 해체되는 과정에서  세르비아계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은 세르비아 군인들을 동원해서 인종청소에 들어간 거지. 


 

여기 모스타르에서도 예외가 아니었어.



묘지에는 주로 이슬람교도들이 묻혀 있었어.




메르찌츠 아르민은 스물 한 살 나이로 죽음을 맞았어.



라리치 이브라힘도 마찬가지야. 모두 1993년에 죽은 모양이야.



묘비를 보고 있으려니 가슴이 아파왔어.



밀로셰비치는 전범으로 기소되어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재판을 받다가 심장발작으로 죽었지.



언론기관에 잘 보도가 되지 않아서 그렇지 지난 십여년 동안 인도네시아에서는 이슬람교도에 의한 기독교도 학살이 벌어졌어.



그런 사건은 오늘날의 파키스탄에서도 벌어지고 있으며 아프리카의 수단에서도, 나이지리아에서도 자주 빈발하고 있어. 중국에서는 파룬궁 수련자들에게 대한 조직적인 탄압이 이루어지고 있는게 틀림없어. 심지어는 장기적출을 해서 수출까지도 하는 모양이야.



왜 그래야 하는 거지?




인종이 다르고 종교가 다르고 신념이 다르다면 원수가 되어야하고 살륙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거야?



나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평화를 기원했어.



발칸반도가 유럽의 화약고라는 별명을 가지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야. 이 모든 사건의 원인 제공자는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오스만 투르크에게 있다고 할 수 있을 걸.



역사를 보는 관점은 서로 다를 수 있으므로 이런 것에 대한 논쟁은 절대 사절이야.



평화롭게만 보이는 경치 속에 도사린 비극을 어떻게 이해하고 설명해야 하지?



우리 인간은 누구나 야만성과 문명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 같아. 이런 말을 하고 글을 쓰는 나도 예외는 아닐 거야.



사진 속에 등장하는 사람은 깜쌤이 아니야.  인성좋고 사람 좋으신 ㄱ부장님이지. 난 얼굴이 무기, 그 자체인 사람이야. 그러니 내 모습을 공개하지 않으려고 하는 거야. 다른 이유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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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