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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초등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울진에서 영덕까지 1

by 깜쌤 2019. 9. 21.

해변으로 나갔더니 갑자기 동남아시아 바다를 연상시키는 하얀 모래로 덮인 해수욕장이 나타난거야. 바람에 하늘거리는 야자수만 없다뿐이지 분위기는 흡사하더라고.

 


그런데 여기 이 해수욕장이 갑자기 유명해졌다는거야.



JTBC에서 방송하는 어떤 프로그램에 구산 해수욕장이 등장했는건데 그 프로그램에 가수 이효리씨가 나왔대나 어땠대나? 



내 입장에서는 이효리씨가 나오든 안나오든 무슨 상관이겠어? 몸매 좋고 눈웃음 잘치는 그런 가수로만 알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굉장한 스타더라고. 나는 텔레비전을 거의 안보는 축에 들어가는 사람이니 어지간한 스타가 아니면 잘 몰라. 


 

거긴 왜 갔느냐고?  사진 속에서 점잖은 미소를 띠고 계시는 이 분이 같이 가자고 권해오신 거야. 울진 가는 길에 같이 올라가서 며칠 쉬다가 내려가시라는 말에 솔깃해서 동행하게 된 거지.



내 고물 자전거는 접어서 이분 승용차 트렁크에 실었어. 울진으로 올라가는 길에 잠시 쉴겸해서 구산해수욕장에 들어간 것뿐이야.



커피도 한잔 마시고 쉬었으니 다시 울진으로 올라가야할 것 아니겠어? 잠시만! 울진이 어디냐고? 그럼 아래에 올려둔 지도를 보자고.




울진 위치를 파악해 두었지? 9월 16일 월요일, 아침 9시경 경주 우리집에서 만나 승용차에 자전거를 싣고 출발했어. 포항을 지나고 영덕을 거쳐 계속 북상한거야. 



한시간 반 이상 쉬지않고 달린 것 같아. 그렇게 해서 구산해수욕장까지 온 거야.




아직도 더 올라가야해. 구산 부근에 평해후포라는 자그마한 읍이 있어. 후포는 항구야.



울진에 도착해서는 그 분이 잘 가신다는 식당에 갔어.



순대국으로 점심을 먹었어. 맛있더라고.



그 분은 출근하시고 나는 울진 부근을 슬슬 돌기로 했어. 자전거를 꺼내 펼쳤어. 고물이지만 접이식이니까 이럴 때 너무 편한 거야.


  

오늘은 읍내 부근을 뒤져보기로 했어. 학교가 나오면 저절로 발길이 끌리게 되더라고. 울진초등학교야.



울진우체국 앞을 지나가다가 셔터를 눌렀어. 거리가 정말 깨끗하더라고.



내가 사는 관광도시 경주는 지저분한 편이야. 고적지 인근은 깨끗할지 몰라도 주택가는 상식 이하의 사람들이 제법 있어서 더러운 곳이 많아.



그래서 경주를 떠나기로 마음 먹은거야. 절대 그럴 리야 없겠지만, 누가 나에게 돈을 주고서 경주에 살아달라고해도 이젠 마음을 접었어. 기회만 만들어지면 떠나고 싶어.


 

연호라는 이름을 가진 저수지로 갔어.



호수 주변을 단정하게 정비해두었더라고.



나는 외국에 온줄 알았어.



연호 주변으로는 멋진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어서 사람들이 산책하며 여유있는 삶을 즐기고 있더라고.



호수 한쪽에는 공연장도 마련되어 있었어.


 

확실히 우리나라가 좋아진 건 사실이야.



이런 변화가 가능했던 것은 나라 재정이 좋아진 사실도 커다란 영향을 끼쳤겠지만 지방자치제의 영향이 더 컸을 거야.



자치단체장이 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지역주민의 눈치를 보게 된 것이 절대적인 영향을 주었을 거야.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공기가 엄청 맑았다는 거야.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부근에 공단이 없음을 깨달았어.



문제가 되는 시설이라면 원자력 발전소가 부근에 있다는 것인데 그걸 제외하면 여기 울진은 별천지나 다름 없었어.   



한수원 시설이 있어서 그런지 젊은이들이 많이 보였어. 아기를 데리고 나온 새댁들도 제법 있더라니까.




시골 읍에서 아기들 데리고 나온 젊은 엄마들을 보는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



부끄러운 말이긴 하지만 사실 울진은 이번이 처음이야.




젊었던 날, 학교직원들과 함께 단체여행을 떠났을 때 울진 성류굴에 가보고 나서는 처음이야.그게 아마 수십년 전 일이지 싶어. 그땐 성류굴만 보고 그냥 지나쳤으니 울진 땅에 발을 내딛고 서서 찬찬히 살피기는 이번이 처음인 셈이지.



연호를 보고 난 뒤 자전거를 타고 남쪽으로 방향을 잡고는 슬슬 달려보았어.



울진 읍내 근처에는 두개의 작은 하천이 흐르고 있음을 알게 되었어. 하나는 남대천이고 다른 하나는 왕피천이었던 거야.



왕피천이라는 이름은 많이 들어보았지.



거기에는 그럴 만한 사연이 있어. 교사들 승진문제와 관련된 이야기여서 자세히 밝히긴 싫어.



나는 교사들이 자주 입에 담는 점수 이야기만 나오면 질색했던 사람이야. 질색하는 정도를 넘어 어떨 땐  질식할 것 같아서 너무 싫어했었지. 그래서 선생님들과는 모임도 잘 가지지 않았어.



 

왕피천에 걸린 다리 위를 달려나갔어.



왕피천 물이 너무 맑더라고.



다리 부근 정비사업도 잘 해두었기에 보기에도 너무 좋았어.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