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궁을 나온 뒤 부두로 나가보았어.
해가 넘어가고 있더라고.
부두에서는 크루즈선을 타기 위한 사람들이 티켓 판매 직원들과 교섭을 벌이고 있는듯 했어.
스플리트 앞바다에는 멋진 섬들이 많아. 멋진 섬들이라는 말 속에는 아름다운 마을들과 해수욕장이 섬속에 숨어있다는 뜻이기도 해.
이탈리아의 안코나로 가려면 국제페리를 타면 돼.
서양여자들이 남에게 속옷 보이는 것에 대해 큰 신경 안쓰고 산다는 것은 경험으로 알고있었지만 이 정도는 조금 민망하더라고. 하기사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여성분들에게는 노출이 일상 생활일 수도 있을테니 이해해주어야지.
작은 보트 위에서는 결혼식 뒤풀이 행사가 진행되는것 같았어.
인간사 세상살이에서 결혼과 탄생, 죽음보다 더 의미깊은 일이 있을까?
하객들은 하객대로, 친구들은 친구대로, 가족은 가족대로 의미있는 뒤풀이 행사를 보내는 것 같았어.
보기가 좋았어. 사람이라면 모두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잖아? 행복하게 살아야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의무이기도 하고 말야.
우리나라에 흔히 보이는 간판이 없으니까 거리가 얼마나 아름답게 느껴지는지 몰라.
우린 언제쯤 좀 더 성숙된 시민의식을 가질 수 있을까 싶어.
해가 제법 기울었어. 그림자가 길게 눕기 시작한지 오래되었지.
스플리트 앞바다에 흐바르라는 이름을 가진 멋진 섬이 있어. 여기 떠있는 어떤 섬 어디에도 '푸른 동굴'이 있는가봐.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가까운 카프리 섬에 가도 '푸른 동굴'을 볼 수 있지.
벤치에서 책을 읽는 여성을 보니 너무 흐뭇하더라고.
이런 커플들을 보면 정말 흐뭇하지. 비둘기도 그들에게서 시샘어린 시선을 떼지 못하는 것 같았어.
산들바람에 야자수 줄기도 가늘게 떨고 있는 것 같더라니까.
이젠 돌아가야지. 게스트하우스로.....
자동차 속눈썹이 너무 예뻤어.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어. 저녁 식사도 했으니 그냥 쉬면 되지.
방에 보니까 주인이 특별히 만든 멋진 술이 있더라고. 나와는 상관없는 것이어서 너무 아쉬웠어.
가지고 간 노트북을 꺼내 인터넷을 연결한 뒤 이웃 나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유명한 관광도시 모스타르의 호텔을 예약해두었어.
2019년 5월 11일 토요일 아침이 밝았어. 벌써 열사흘째날이야.
아침 식사를 위해 발코니를 겸한 식당으로 갔어.
동네가 서서히 깨어나고 있었어.
주인이 직접 식탁을 차려 주더라고.
제법 풍성했어.
계란이 먹음직스러웠어.
일인당 사과도 한개씩.....
오렌지 쥬스.....
제라늄꽃까지 피어있으니 아침 식탁치고는 멋지잖아.
천천히 먹어야 제맛이잖아.
이만하면 멋지지 않아?
커피는 에스프레소로 진하게 한잔.....
이 정도 게스트하우스라면 또 찾아가서 묵어야지.
식사후 두팀으로 나누어서 외출을 했어.
나는 ㄱ장로와 함께 트로기르로 가보기로 했어.
트로기르는 스플리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고적도시야. 중세마을이 있는 섬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지.
그런 곳을 놓치면 나만 손해지뭐.
시내를 향해 걸었어.
우린 버스터미널로 곧장 가지 않고 해양박물관에 들렀다가 가보기로 한거야.
가는 길목에 스플리트가 자랑하는 멋진 박물관이 있으니 가봐야하지 않겠어?
박물관은 옛날 요새에 자리잡고 있었어.
방어벽이 둘러쳐진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었길래 요새 벽을 따라 조금 걸어야만 했어.
개를 데리고 외출나온 가족을 만났어. 아이들이 아직 어리더라고.
가족을 지키는 개는 참 순해보였어.
근데 부근 어디에선가 공작 소리가 들리는게 아니겠어?
자세히 살폈더니 잔디밭에 공작이 보이는거야. 분명히 공작새더라고. 공작 맞지?
도시가 정말 평화롭게 느껴졌어.
성벽을 따라 걸었어.
입구가 어디더라?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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