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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9 유럽-동남부:발칸반도 여러나라(完

바다오르간

by 깜쌤 2019. 8. 14.


피곤할 땐 집에 들어가서 잠시 쉬는게 최고지.



아파트먼트 입구 모습이야. 아마 이 아파트안에는 여행자 숙소로 허가받은 임대 아파트가 두채 있는 것 같아. 하나는 4성급이고 하나는 3성급이겠지. 우리가 묵는 곳이 당연히 3성급일테고 말야.


 

거실 덧문을 열고 골목을 살펴보았어.



거실의 부엌 식탁이지.



거실 소파는 검은색이었어. 밤에 나는 여기서 잠잘거야. 거실에서 자는 것이 방에서 자는 것보다 나에게는 몸과 맘이 편해. 소파에서 자는게 편하다는 건 아는 사람만 아는 비밀이지.



작은 아파트지만 있을 건 다 있었어.



또 다른 방향 창문을 열었어. 덧문을 닫으면 시원해져.



"친애하시는 손님! 체크아웃 시간은 오전 10시인데요, 나가실 땐 1층 입구 우편함 속에 열쇠를 넣어두세요. 편히 쉬세요."


주인 아줌마가 직접 쓴 메모지가 식탁위에 남겨져 있었어.



오후 5시 경에 모두들 들어왔어. 잠시 쉬었다가 일몰을 보러 가기로 했어.



자다르의 일몰은 아름답다고 소문이 자자했거든.



알프레드 히치콕(Sir Alfred Hitchcock)이라는 이름을 가진 영화 감독 알지? 성함 앞에 Sir 라는말이 있는 것으로 보아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겠지? 이젠 이세상 사람이 아니야.



영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주로 활동한 영화감독이지. 그분이 만든 대표적인 영화로는 <현기증>, <사이코>,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그리고 <이창>같은 작품들이 있지. <레베카>로는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어. 내가 젊었던 날에 정말 좋아했던 감독이었어.


 

히치콕 감독과 자다르가 무슨 관계냐고?



떠돌아다니는 소문에 의하면 히치콕 감독이 자다르의 석양을 두고 극찬을 했다는거야.



'세상에 둘도 없는 석양'이라고 말이야.



멀리 보이는 섬이 그려내는 곡선은 경주 보문관광단지 뒤편 천북면 물천마을쪽에서 보는 서쪽 산의 모습과 너무 닮았어.



바닷가 보도위에 구멍이 보이지. 여기저기 이런 구멍이 뚫려있어.



계단 부근을 살펴봐. 아무 것도 찾지 못했다고?



이젠 잘 보이지? 소리 구멍같은 것이 보이지?



자다르 구시가지 끝머리에 서면 낮은 남저음(男低音) 소리같은게 들려. 어떻게 생각하면 고래 울음소리 같기도 해서 어디서 나는 소리일까 싶어 누구나 두리번거리게 되지.



소리에 둔한 사람은 느끼지도 못할거야.


 

니콜라 바시츠(Nikola Basic)라는 예술가가 있었어. 물론 크로아티아 사람이지. 그가 조국을 위해 만든 위대한 설치예술 작품이 바다 오르간이야.



바닷가의 산책로 75 미터에 35 개의 파이프를 설치해서 파도가 치면 관 속으로 물결이 밀려들어 자연의 소리를 내도록 만들었다는거야. 바로 여기지.


 

그게 바다 오르간이라는 이름을 가진 설치예술 작품이지.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이런 착상을 하는게 가능할까? CD 한장 분량에도 못미치는 지식 나부랭이들을 달달 외워야만 하는 우리의 불쌍한 젊은이들을 보면 한숨이 나와. 그게 모두 다 나같은 세대들의 잘못이지.



연주자는 물론 자연 그 자체이지. 바다 오르간이라는 기막힌 작품이 자다르의 석양을 더 빛내고 있는거야. 그것뿐만이 아니지. 



바다 오르간 한가지 뿐이라면 자다르가 너무 삭막하지 않겠어?



산책로 끝에 가면 또 하나의 설치작품이 숨어있어.



바닥에 박아놓은 작은 기념판 안에는 니콜라 바시츠의 이름이 남아있어. 한사람의 천재적인 예술가가 내놓은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여주고 예산 지원까지 아끼지 않았던 자다르 시당국의 혜안을 배워야하지 않겠어?


거기에 비해 우리는 사람 죽이기를 너무 쉽게 하고 있어. 조금 유명해진다 싶으면, 자기보다 조금 더 잘났다고 생각되면 온갖 간계를 동원해서 죽이기에 나서는 간교한 인간들이 얼마나 많아? 그들은 입으로 공평과 정의를 부르짖지.   



니콜라 바시츠(Nikola Basic)의 또다른 설치 예술 작품은 이거야. 둥근 원 말야.



'태양의 인사'라는 이름을 가진 작품이지.



태양전지와 LED판을 교묘하게 배합하여 설치했다는거야. 지금 보이는 거대한 둥근 원은 태양을 상징한다고해.



태양을 상징한다면 나머지 태양계 안의 행성들은 어디 있는지 궁금하지? 그건 내일 새로 보여줄게.



'태양의 인사'라는 설치 예술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기본 상식이 필요해. 아래 글 상자의 내용을 미리 봐두면 더 좋지. 관심없다면 안봐도 되.




오늘은 구름이 진하게 끼어버려서 이 설치작품의 진면목과 히치콕 감독이 극찬을 했다는 석양을 보는 것이 조금 우습게 되었어.



그렇다면 깨끗이 포기하고 내일 새로 오지 뭐. 함부로 버려진 담배꽁초는 뭐지?



우린 아파트로 돌아가기로 했어.



골목을 지나서 걸어가야지.



'하나 사서 걸쳐볼까'하는 생각은 처음부터 하지도 않았어.



패션과는 거리가 한참이나 먼 나같은 사람은 그냥 수수하게 차림해서 다니는게 훨씬 낫지.



성 아나스타시아 성당 앞을 지나가게 되었어.



거긴 생략하고 나중에 종탑이나 올라가볼까해.



이런 모습은 이스탄불의 지하궁전에서 많이 본 것 같은데....



광장을 가로 질러서....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어.



시장에 들렀다가 온 요리팀이 솜씨를 발휘할 시간이지.



크로아티아에서 오징어 숙회를 먹을 수 있게 되었어.



이건 누가봐도 돼지고기 맞지?



참치도 있었고....



'신의 한 수'로 고추장까지 등장했어.



이 정도면 거한거 아냐?



내가 엄청 좋아하는 올리브 절임까지....  나는 이 한가지만 있어도 바께뜨 빵 하나정도는 거뜬히 뜯을 수 있다니까.



우리 요리팀은 밥까지 마련했어.




스프는 기본이었지.



식사후엔 달달한 한국제 믹스 커피까지.....  어때?  부럽지?  그렇게 또 하루가 갔어.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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