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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9 유럽-동남부:발칸반도 여러나라(完

자다르에 도착하다

by 깜쌤 2019. 8. 9.



터널을 통과해 나오자 주위환경이 확 변해버렸어. 풍경이 변하니까 세상이 달라진 것 같았어.



나무들 키가 갑자기 작아졌고 산에는 바위들이 가득한데 느낌만으로도 햇살이 강해서 공기조차 뜨거울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던거야. 멀리 바다가 육지 속으로 깊숙하게 파고 들어와서 만들어진 좁은 만이 나타났어.



우리가 탄 버스는 저 바위덩어리 산을 뚫고 넘어왔던거야.



바싹 마른 대지위에 바위덩어리가 가득 박힌 암산이 병풍처럼 둘러섰는데 그 앞으로는 파란 바다가 육지 깊숙하게 파고 들어와 버티고 앉은 곳을 안고는 붉은 지붕을 가진 주택들이 늘어섰어.



지도를 가지고 살펴보니 이 부근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것 같았어. 아래 지도를 보기로 하지.





우리는 지도 위쪽의 빨간색 점으로 표시한 플리트비체에서 출발하여 아래쪽 빨간색 점으로 표시해둔 자다르로 버스를 타고 이동중이지. 지금 우리는 초록색 점 부근을 지나고 있는 거야.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뜨지. 단 모바일에서는 그렇게 안되지 싶어. 



버스는 아주 좁은 바다 위에 걸린 다리 위를 달려나갔어.



스마트폰으로 위치 검색을 해보니까 내 짐작이 맞았던거야.



산을 내려오자 척박한 들판이 나타났어.



멀리 늘어선 바위산에 약간의 눈이 묻어있었어. 5월인데 말야.



시내로 들어섰어. 수영복 차림의 아가씨는 여기서도 우릴 맞아주었어. 바우하우스(Bauhaus)같은 유명한 '건축의 집'이라는 단어보다 수영복입은 아가씨에게 눈길이 먼저가는 것을 보면 나도 어쩔 수 없는 속물이라는 사실을 느껴.



부끄러운 일이지. 나이만 들면 뭐해?



버스는 자다르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했어.



버스 뒤쪽 짐칸에 실어놓은 배낭을 찾아서는 등에 을러메었어.



드디어 우리는 자다르까지 흘러들어온거야.



버스터미널을 나온 뒤에는 방향을 찾아야했어. 이번에는 아파트먼트 한칸을 예약해두었으니 그곳부터 찾아가야지.



우리가 예약해둔 아파트는 자다르 구시가지에 위치해있어. 아래 지도를 보자고.




자다르 구시가지 지도야. 자다르 구시가지는 자다르 관광의 핵심지역이지.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확대되어 새로 뜰거야. 지도 아래쪽의 빨간색 점이 버스 터미널의 위치고 지도 왼쪽에 보이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그곳이 자다르 올드 다운타운(=구시가지)이지. 우리가 예약해둔 아파트먼트는 구시가지에 빨간색 점으로 위치를 표시해두었어.  



스마트폰을 켜서 구글 지도를 불러내어놓고 위치를 확인하며 걸었어.



자다르 구시가지 앞은 공원이었어.




공원을 뚫고 나아갔더니 성벽으로 둘러싸인 올드타운이 나타났어.



성문이 보이지?



잠시 쉬었다 가기로 했어. 이제 구시가지 안으로 들어가서 아파트만 찾으면 성공인데...


 

성문 바로 앞쪽으로 보트들이 가득 정박하고 있더라고. 중세시대 같았으면 갤리선들이 정박해있었겠지.



갤리선이라는 말은 들어보았겠지? 1959년에 공개된  명작영화 <벤허>에도 등장하는 배야. 고대 그리스인들이 만들어 탔었는데 길고 날씬하고 날렵한 모습을 지녔어. 갑판 위나 아래쪽에 노젓는 선원들이 배치되어서 노를 저어 나아갔어.



자다르 올드타운으로 통하는 이 문이 '랜드 게이트'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어. 성문에 문이 세개 나있지? 중앙으로는 마차들이 다녔고 양쪽으로는 지금처럼 사람들이 걸어다녔다고해. 지금은 마차 대신 자동차가 다니지.



성문 위에 날개 달린 사자상이 박혀있었어. 날개 달린 사자라면 저건 분명히 중세유럽의 강자였던 베네치아의 상징이야. 베네치아를 영어로 부르는 말이 베니스지. 그렇다면 여긴 한 때 베네치아의 영토였다는 말이 되겠지?



사실이 그래. 여긴 베네치아가 절대 양보할 수 없었던 요새도시였었지. 성문을 들어서자 좁지만 곧게 뻗은 골목으로 아이들이 인솔하는 선생님을 따라 걷고 있었어.



골목 바닥을 유심히 살펴봐. 모조리 대리석판으로 깔려있잖아? 이건 이 도시의 번영과 부유함을 표시하는 증거지. 오늘날에도 대리석으로 바닥을 깐 도시는 그리 흔하지 않아.



골목 안쪽으로는 야외 탁자를 내어놓은 레스토랑들이 이어져 있었어.



수염을 기르고 선글래스를 낀 멋쟁이 영감님이 골목을 걸어오고 있었어. 저렇게 멋잇게 늙어야하는데 말야. 나는 타고난 바탕이 그렇게 못되니 멋있게 늙기는 영 글러먹었어.



골목이 끝나자 갑자기 너른 광장이 나타났는데 광장 한쪽에는 고풍스런 건물들로 가득했어.



종탑과 육면체를 닮은 듯한 외관을 지닌 건물이 눈길을 끌었던거야. 자다르를 대표하는 건물이라면 단연 저 건물이지. 성 도나투스 성당 !


  

성당 앞 광장에는 비둘기들이 많았어. 우린 배낭을 벗어두고 계단에 앉아 잠시 쉬었어.



성 도나투스 성당 앞이 포룸이야. 포룸(Forum)은 로마제국 시대의 중앙 광장 정도로 이해하면 돼. 영어로 발음하자면 포럼 정도가 되겠지.



저건 '수치심의 기둥'일테고....



이젠 우리가 예약해둔 숙소를 찾아야지. 분명히 이 부근 어디일텐데....



사실이 그랬어. 우리가 예약해둔 허름한 아파트는 왼쪽 건물 뒤에 숨어있었어.



바로 이 집이었어. 아파트먼트 이름이 Lloyd Zara였는데 건물에는 그런 이름이 붙어있질 않았기에 찾느라고 고생을 조금 했었어. 문제는 어떻게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느냐하는거야. 주인 아줌마든지 주인 아가씨든지 아저씨든지 누굴 만나야 해결되는데 말야.


그럴땐 도움을 요청하는게 최고야. 어떤 아줌마에게 영어로 말을 걸어서 도움을 요청했었어. 아줌마는 사무실에 근무하는 자기 친구를 불러오더니 이내 우리가 보여준 전화번호를 보더니 자기 전화기로 통화를 했고 우리에게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었어. 5분 안에 주인이 온다는 거야. 누구든지 영어를 할 줄 알고 친절하기 그지없는 이나라 사람들이 너무 좋았어.  



우리방은 건물 4층에 있었어. 꼭대기 층이지. 방 2개에다가 거실과 욕실 두개를 가진 소형 아파트였어. 주인 아줌마는 우리에게 간단한 설명을 하고 사라졌어.



그리 좋은 아파트는 아니었지만 배낭여행자에게는 그럭저럭 어울리는 공간이었어. 이제 숙소를 해결했으니 외출만 하면 되겠지? 2박에 120유로니까 하루 60유로가 되겠지. 일인당 12유로니까 돈값을 하는거지. 짠돌이들의 배낭여행이라는 것이 이런거 아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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