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7일 화요일이야. 오전에 그곳 날씨는 쾌청 그 자체였어. 이런 곳에서는 미세먼지 이야기가 나올 수가 없잖아? 벌써 여행을 시작한지 9일째야.
텔레비전을 틀면 허구헌날 미세먼지 이야기가 먼저 나오는 나라에서 살다가 왔으니 그렇기도 하겠지만 도대체 인간이 사는 세상의 공기가 그런 식으로 더러워져야할 이유가 뭐야? 무개념과 무식함과 무능과 이기주의의 뒤덤벅에서 나온 결과물 아냐?
왜 같은 인간들이 사는 곳인데 여기 하늘은 그렇게 맑은거야?
이렇게 상큼하고 시원하고 아름다운 아침을 맞아본게 언제적 일이야? 숨 한모금씩 들이마실 때마다 폐가 정화되는 느낌이었어. 어제 저녁에 남겨둔 식재료로 샌드위치를 만들어먹고 길을 나섰어.
다른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전에 플리트비체 호수 국립공원을 즐기고 싶었기 때문이지.
오늘은 물의 요정들이 산다는 플리트비체 호수 국립공원지대를 보러가는 날이지.
자주 하는 말인데 내가 하는 일은 그저 잘되기만해. 그러니까 날씨도 이렇게 도와주잖아?
예전, 그러니까 내가 신앙생활하기 전에는 절대로 그렇지 않았어.
하는 일마다 망조가 들었고 지지리 안되기만 했어.
우린 어제 오후처럼 마을 안길을 천천히 걸어내려갔어.
어제는 눈이 왔었고 오늘은 지극히 맑은 날이어서 아침부터 햇살이 청명하다는 그 차이뿐이야.
사방이 깨끗하고 탁 트인듯한 느낌을 받았어.
예제라 마을 버스 정류장까지 왔어. 게이트 2 에 섰던 버스가 여기에도 서는 것 같았어.
집을 둘러싼 담이 없으니까 모든 것이 시원스럽게 보이지.
마을길 안쪽으로 들어섰어.
어제도 이 부근까지 왔었지.
숲길로 들어섰어. 눈이 많이 녹아버렸네.
새소리가 숲안에 울려퍼지고 있었어.
이런데서 뻐꾸기 소리를 들어야하는데 말야.
숲을 나와서는 매표소로 이어지는 길을 걸었어.
나무가지 위에 자리잡은 겨우살이를 만났어.
먼산 꼭대기에 눈이 덮혀있었어.
폭포와 신록과 눈.... 나는 서서히 할말을 잃어가기 시작했던거야.
매표소에 갔어. 이게 매표소 건물이 맞는가싶은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소박했어.
요금은 100쿠나야. 다른 두분은 환전을 하러 갔고 또 다른 분들은 수퍼에 가서 간식용 빵과 음료수를 사왔어.
버스를 타기로 했어.
우린 상류에 올라가서 거기서부터 내려오며 트레킹을 하기로 마음먹었어.
매표소 건물이야.
주인 잘만난 개는 호강을 하는구나 싶었어.
셔틀버스를 탔어. 벼스요금은 티켓 속에 들어있어. 표가 있어야만 배나 버스나 탈 수 있는거지.
이 공원안에는 호수가 16개 존재한다고해.
순환도로가 만들어져 있고 수노한버스가 다니는거지. 큰 호수에는 배도 다녀. 물론 걸어다니는 것도 오케이야.
문제는 규모가 너무 커서 구석구석을 다 살펴보려면 시간이 너무 걸린다는거야. 안내지도를 보면 가운데쯤에 손자국으로 달아버린 곳이 보이지. 우린 그 부근에서 버스를 타서 왼쪽 위 검은색 표식이 6개보이는 지점까지 버스를 타고가는 중이야.
버스에서 내렸어. 이제부터 트레킹 시작이지.
상류에서 하류로 내려가야 오르막길이 없을거 아냐? 도로에서 벗어나 호수쪽으로 다가갔어.
호수 위로 통나무길을 만들어두었더라고.
하늘은 한없이 높고 푸른데 나무잎조차도 연두색이니 그 조화를 어떻게 설명하겠어?
혹시 중국 사천성의 구채구를 다녀왔어? 거기를 다녀온 분이라면 여기 플리트비체는 크로아티아판 구채구로 여기면 틀림없지 싶어.
구채구에는 있는데 여기에 없는 것이라면 높은 설산과 소수민족 정도겠지.
호수 국립공원은 서울 특별시의 반 정도 넓이를 가졌다고해.
호수도 깊은 곳은 30 미터가 넘는다고하니 만만하게 볼게 아니지.
1979년에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해.
어마어마하게 큰 호수가 상류쪽으로 뻗어있었어.
크로아티아의 자연환경은 천혜라고 봐야해.
나무로 만든 산책로는 모두 여기 숲에서 나온 재료로 만들었다고해.
물이 너무 맑고 투명해서 그냥 마셔도 될 것 같았어.
산책로는 숲으로 이어지고 있었어.
눈길이 나타나는가하면.......
물길 위로도 뻗어있었어.
한번씩은 숲 사이로 작은 호수가 나타나기도 했어.
신록의 바다를 뚫고 이어지는 오솔길을 걷는 재마를 어떻게 표현해야하지?
곳곳으로 이어지는 물길들이 맑은 소리를 내며 흘러내렸어.
조금 심심하다 싶으면 폭포가 등장했어.
길은 끊임없이 이어지는거야.
나는 서서히 자연이 만들어둔 비경 속의 아름다움에 홀려들기 시작했어.
어리
버리
'배낭여행기 > 19 유럽-동남부:발칸반도 여러나라(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물의 요정이 사는곳 3 (0) | 2019.08.03 |
---|---|
물의 요정이 사는곳 2 (0) | 2019.08.02 |
플리트비체의 게스트하우스 (0) | 2019.07.30 |
플리트비체에 도착했다 (0) | 2019.07.27 |
아랫동네, 그리고 테슬라 (0) | 2019.0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