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슬라비아라는 나라가 있었어. '남 슬라브인의 땅'이라는 의미라고 해.
우리가 잘 아는 백인이라는 종족은 크게 세가지로 구분할 수 있어. 그 세가지라는 것은 흔히들 말하기를 언어적, 인종적인 특징에 따라 구분하는 것인데 라틴족, 게르만족, 슬라브족이 바로 그들이야. 라틴족은 갈색눈동자와 옅은 갈색의 피부가 특징이고 백인들 가운데 키가 가장 작은 편이지.
라틴족에 들어가는 나라로는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그리스 등 주로 남부유럽국가들이지. 역사적으로는 고대 로마제국이 라틴족 국가의 대표라고 말할 수 있어.
우리가 흔히 백인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게르만족이라고 보면 되. 키가 크고 금발에다가 푸른 눈동자를 지니고 있으며 하얀 피부를 가진 사람들이지.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영국같은 나라의 주류를 이루는 사람들이야.
마지막 한 부류가 바로 슬라브인들이지. 키가 크고 하얀 피부를 가진 인간들이지. 주로 러시아와 동부유럽사람들이 거기에 해당된다고 보는거야. 그렇다면 유고슬라비아라는 나라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았는지 대강 이해가 될거야.
유고슬라비아는 1918년경에 등장했으니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오트리아 헝가리 연합왕국과 오스만 투르크제국이 무너지면서 그들이 지배하고 있던 땅에 만들어진 나라였다고 보면 되지. 처음부터 이곳에 슬라브인이 살았던 것은 아니야. 그런 역사적인 사실은 나중에 자다르와 스플리트 같은 달마티아 지방 도시들을 소개할때 언급하기로 하지뭐.
공산주의 세력이 무너지기 시작한게 1988년 서울올림픽이 끝난 뒤부터라고 했지? 유고슬라비아 연방도 그런 흐름을 벗어날 수 없었어.
세르비아인들이 중심이 된 유고슬라비아연방에서 종교적, 지형적, 문화적인 특징에 따라 나라들이 갈라져나가기 시작했어.
유고슬라비아연방에서 분리되어 떨어져나간 대표적인 나라들이 슬로베니아(슬로바키아가 아니야),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몬테네그로, 코소보, 북 마케도니아 같은 나라들이야. 이젠 세르비아 한나라가 남아서 유고슬라비아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지.
우리는 지금 크로아티아 여러 지방을 돌아다니고 있잖아? 여기 플리트비체 호수 국립공원에도 분리 독립의 슬픈 역사가 숨어있다고 할 수 있어.
유고슬라비아라는 나라가 되게 큰것처럼 생각될지 몰라도 연방의 전체 면적이 약 25만 제곱킬로미터였으니 남북한을 합한 면적 22만 제곱킬로미터와 비교해보면 대강 그 규모가 짐작될거야. 우리 남한은 약 10만 제곱킬로미터라고 보면 되.
유고슬라비아 연방에서 일곱개의 나라가 만들어졌으니 대단하지?
공산주의 정권들이 마구 무너지고 있던 1991년 3월 31일, 세르비아의 극단주의자들이 이 지방을 점령하면서 국립공원의 경찰관이었던 요비츠 요비치를 죽여버린거야. 그게 유고슬라비아 내전의 서막이었어. 치열한 전투와 전쟁을 거쳐 4년 뒤인 1995년 8월에 크로아티아 군대가 다시 여기를 점령하게되므로써 오늘날의 크로아티아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관광명소를 확보하게 된거지.
학창시절, 세계사에 조금이나마 신경을 썼던 사람이라면 애국심에 불타는 세르비아의 열혈 청년이 프란츠 페르디난트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를 사라예보에서 저격함으로서 세계 제1차 대전의 막이 올랐다는 사실 정도는 기억할거야.
유고내전이 격화되면서 나중에는 비극적인 인종청소로 번졌어. 결국 세계열강들이 개입하게 된거지. 세르비아는 정교를 믿기 때문에 정교세력이 막강한 러시아가 세르비아를 지원했고, 코소보와 보스니아 지방에는 회교도가 많았기에 터키와 이란, 심지어는 알바니아까지 등장해서 무기와 자금을 지원했으며 서방세계는 카톨릭을 믿는 지역을 지원하기도 했어.
발칸반도가 세계의 화약고라는 별명을 가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야. 반도 이름도 발칸이잖아. 발칸이라는 용어는 그리스 신화의 불카누스(Vulcanus)에서부터 기원한 말이지. 영어로 화산을 의미하는 볼케이노도 불카누스에서 유래한 말이야.
그런 이야기를 세밀하게 풀어나가자면 밑도 끝도 없게되. 대강 그 정도로만 파악해두어도 충분하리라고 생각해.
이런 물오리들은 인간들의 그런 탐욕과 투쟁사를 기억하고나 있을까? 아니 관심이라도 가지고 있을까? 녀석은 카메라를 들이대도 신경조차 쓰지 않았어. 자연과 인간이 이렇게 공존할 수 있다는게 얼마나 아름다워?
이런 천혜의 비경을 가진 나라 사람들이 종교와 문화가 다르다는 이유로 인간을 싸그리 싸잡아 없애서 청소하겠다는 발상을 했다는게 말이 되는거야?
남아있는 유족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주겠다며 가난한 집 청소년들에게, 아니 소녀들에게까지 폭탄조끼를 입혀서 자폭하게 하는 자칭 성전을 펼쳐나가는 무슬림 지도자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거지?
석유로 생긴 막대한 여유자금을 아낌없이 테러활동에 퍼붓는 일부 이슬람국가들과 발칸반도에서 인종청소를 자행한 나라들은 같은 부류가 아닐까싶어.
나는 이 아름다운 자연속에 숨겨진 비극을 생각했어. 그러자 가슴이 저려오고 아려온거야.
아무것도 모르는 물오리와 기러기 종류같은 동물들이 오히려 인간보다 행복한게 아닐까 싶어.
평화롭게만 보이는 자연속에도 약육강식의 세계가 숨어있다는 것을 알고나면 한편으로는 허무해지기도해.
우린 호수가로 난 산책로를 걸었어. 여기서는 서두를 이유가 없었기에 느긋하게 걸었어.
곳곳에 폭포가 숨겨져 있었어.
호수가 많으니까 폭포도 자연스레 만들어지는 것 같아.
중국의 구채구와 비교한다면 규모는 여기가 훨씬 작아도 상당히 아기자기하다는 느낌이 들었어.
중국 특유의 소음이 없으니까 얼마나 평화로운지몰라.
쉬어가기로 했어 산책로 가에 앉아서 3부 중창을 조금 해보았어. 물론 작은 소리로 불렀지.
호수의 생명은 물의 맑기와 색깔 아니겠어?
물색이 어때?
물속에 어떤 생물이 사는지 바닥과 주변 토양이 어떤 성분을 지녔는지에 따라 물색이 좌우되기도 해.
순전히 내 개인적인 생각인데 물색의 다채로움은 구채구가 여기보다 낫지 싶어.
하나 평화로움에 있어서는 플리트비체가 한 수 위라고 생각해.
접근성 면에서도 여기가 낫다고봐.
아무리 좋아도 오염시키는 것은 순식간이야.
폭포 아래 호수에 걸쳐진 나무길 ! 이 부근을 찍은 사진이 플리트비체의 대표적인 이미지라고 여기는것 같은데 우린 바로 그 지점에 도달했어.
영화 <아바타> 기억나지? 혹시 지금까지 보여드린 사진과 풍경들이 영화 <아바타> 속에 등장하는 장면들과 조금 닮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어?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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