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구름이 낀 하늘 한켠에서는 구름을 살짝 벗어난 해가 찬란한 햇살을 마구 쏟아부어주었어. ㄱ장로와 나는 피자를 먹기로 했어.
햄과 계란을 듬뿍 얹은 피자가 4.2유로였어.
피자 한판 가격이 약 6,000원이라는 이야기가 되는거지.
가게안 치장은 제법 고급이었고 현지인 손님들과 관광객들이 어우러져 있었어. 영어를 쓰는 사람들은 거의 다 관광객일 거야. 종업원들이 서빙하는 자세도 친절했어.
나는 무가당 작은 콜라 1병과 햄앤에그 피자 한판을 주문했지.
무가당 콜라가 1.4유로니까 콜라값은 비싸다는 느낌이 들었어.
가져온 피자를 보고는 깜짝 놀랐어. 너무 컸기 때문이야. 이걸 혼자서 어찌 다 먹을 수 있는가하는 걱정부터 앞섰어. 사실 말이지만 나는 배가 큰 사람이 아니야.
고민은 ㄱ장로님도 마찬가지였을거야. 우리는 한조각씩 나눠먹되 우선 반판씩만 먹기로 했어. 나머지는 담겨두었다가 저녁에 먹으면 되기 때문이지. 우리나라 피자도 세계적으로 맛있다고 소문나있다고 하지만 슬로바키아 피자도 만만치 않았어.
가만히 생각해보니 유럽에서 피자 한판은 식사 한끼나 마찬가지였어. 우리 식으로 생각해서 그런 식사를 한끼에 3만원씩이나 주고 먹는다면 너무 비싼 것 아닐까?
피자를 먹고나서 광장으로 나왔어. 다른 데는 어떤 가게가 있는가 싶어서 슬금슬금 돌아다녀보기로 한 거지.
사람이 많지 않으니 어딜가나 한가로운 분위기였어.
광장 가운데는 야외카페였어. 커피가 슬슬 그리워지기 시작했어.
다른 분들은 어디에서 식사를 하는지 궁금해졌지만 찾을 수가 있어야지.
일행을 만나면 커피 한잔씩 돌리고 싶었어.
광장을 맴돌다가 이내 마주쳤어. 알고보니 다른 일행분들도 모두 피자를 드셨다지뭐야.
커피를 마시기로 했어.
이 부근 카페에서 에스프레소 한잔은 거의 1유로니까 부담이 없었어.
에스프레소 한잔이 1,300원 정도라면 부담이 없는것 맞지? 야외카페의 의자에 앉아 에스프레소를 마셨어.
점심도 먹고 커피도 마셨으니 이젠 다시 헝가리로 돌아가야지.
도나우강에 걸린 다리를 향해 걸었어. 멀리 다리가 보이더라고.
내 앞에는 아줌마 한분이 자전거를 끌고 가는 중이었어.
이내 다리가 나타났지.
강둑 풍경이 정겨웠어. 우리나라 강둑같으면 잡초가 가득한데 여긴 그렇지 않았어.
이는 생태계의 차이인지도 몰라.
마리아 발레리아 다리야. 자전거를 끌고 가는 아줌마는 이미 다리 중간쯤을 건너고 있었고 말야.
왼쪽으로 에스테르곰 대성당이 보였어.
헝가리쪽 강변의 모습이야.
여기 사람들은 이웃나라 가는 것을 옆 마실 다니는 것쯤으로 여기지 싶어.
이제 거의 다 건너왔어. 강가에 모래가 조금 보이더라고. 나는 모래톱만 보면 가슴이 뭉클해. 금모래 은모래 가득한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서 그런가봐.
점심 한끼 먹기 위해 이웃나라 갔다온 것은 내 평생에 처음이었어. 참으로 귀한 경험을 한 하루였어.
다시 헝가리 땅을 밟았어.
이젠 기차역을 향해 가야지뭐.
우린 걸어가기로 했어.
두사람은 버스를 타고 가겠다는거야. 그러시라고 했어.
기차역에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어.
소도시치고는 참 단정한 곳이었어.
예배당 부속건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아까 보았던 성당을 만났어.
대성당은 아니고 동네성당이야.
아는 길을 걸어가는 것이니 지루하질 않았어.
조금 걸었더니 기차역이 나타난거야.
그런데 버스를 타고 간 사람들이 도착하지 않았어. 한참이나 지난 뒤에 나타나더라고.
자동발매기로 기차표를 사려고 했더니 잘 안되는거야.
나중에는 기계가 다운되어 버렸어. 앗뜨거라 싶어서 조용히 물러났어.
결국은 현금을 주고 매표소에서 기차표를 샀어.
기차역 옆 역 광장으로 가보았더니 대성당이 나타났어. 처음엔 못 본 풍경이었어.
기차를 타러갔어. 이제 부다페스트로 돌아가서 배낭을 찾아 다시 기차역으로 가야만 해. 그런걸 생각하자 속이 거북해졌어.
어리
버리
'배낭여행기 > 19 유럽-동남부:발칸반도 여러나라(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회의사당 (0) | 2019.07.10 |
---|---|
페리헤기 (0) | 2019.07.06 |
슬로바키아 (0) | 2019.07.03 |
성당이야 성이야 2 (0) | 2019.07.02 |
성당이야 성이야? 1 (0) | 2019.0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