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각도에서 성을 올려다보았어. 그랬더니 도개교가 걸려있어야만 출입이 가능하겠다던 내 짐작이 맞다는 느낌이 들더라고.
흰 민들레였을까? 앙증맞은 야생화가 눈길을 끌었어.
우리는 강으로 이어지는 인도를 따라 걸었어.
전지를 얼마 강력하게 해치웠버렸는지 나무 기둥만 남은듯 했어. 아카시아 나무였을까?
주택가 호젓한 길을 걷는 즐거움도 만만치 않아.
여긴 곳곳에 성당이 널려있었어. 많았다는 말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물 하나하나가 기품 있어보이더라고.
이 건물은 학교였던가봐. 고등학교 같았어.
사춘기 아이들의 중저음 재잘거리는 소리가 거리까지 흘러넘쳤어.
도나우 강으로 흘러드는 샛강에 보트와 배들이 떠있었어.
도나우 강과 마주치는 합류점이 부근에 빤히 바라다보였어.
학교와 교회와 강.... 멋지지않아?
강 건너편에는 다른 나라.... 이런데 사는 사람들은 국경이라는 것을 어떻게 여기며 살까?
에스테르곰 기차역에서 버스를 타고 먼저 가버렸던 일행분을 대성당 돔에 오르기전에 다시 만났기에 점심은 다리 건너 슬로바키아에 가서 해결하기로 했었어.
점심 한끼 먹기 위해 다른 나라까지 간다는 것! 어떻게 생각해?
여기가 국경검문소였던 모양이야. 유럽연합(EU)으로 묶인 지금에는 검문소가 무슨 소용이 있겠어?
이웃 동네 가듯이 이웃 나라도 그냥 편하게 갔다오면 되는데....
이쪽은 헝가리이고 저쪽은 슬로바키아라는 표식만 존재했어.
우린 다리에 설치되어 있는 인도를 따라 걸었어.
강중간에 걸린 다리 중앙쯤에 국경이라는 표식판이 있었어.
슬로벤스카! 슬로바키아를 자국민들은 그렇게 발음하는가보다라는 생각이 들었어. 레푸블리카라는 말은 리퍼블릭, 그러니까 공화국이라는 말이겠지.
뒤돌아보았더니 헝가리 에스테르곰 대성당이 강변에 우뚝 솟아있었어.
성당이 참으로 당당하게 보인다는 느낌이 앞섰어.
슬로바키아쪽도 잘 정비되어 있었어.
강변에는 부두를 겸한 접안 시설이 두군데나 있었어.
마침내 강을 다 건넌거야.
슬로바키아, 이 나라는 1993년 1월 1일자로 체코에서 분리 독립한 나라야.
체코슬로바키아 공화국에서 평화롭게 떨어져 나간거지. 자그마한 다툼 하나없이 떨어져나감으로서 체코와 함께 전세계인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겨준 나라야.
강건너편 마을 이름은 스투로보였어.
헝가리는 포린트라는 자기들 돈을 쓰는데 반해 슬로바키아는 유로화를 쓰고 있어. 그러니 환전할 필요도 없는거야.
우린 처음부터 유로화를 준비해가지고 갔었거든.
다리 건너 조금만 걸어가면 가게들이 밀집한 광장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부담이 없었어.
우린 자유시간을 가지기로 했어.
헤어져서 돌아다니다가 점심을 먹고 다시 만나기로 한거지. 시내버스 정류장의 모습이야.
여긴 관청같았어. 사람들은 온화해보였고 거리에는 평화로움이 가득했어.
아주 쉽게 광장을 찾았어. 굳이 헤매고 다닐 필요가 없을 정도였어. 이런 곳에서는 커피 한잔 정도 마셔주어야겠지?
광장부근에 온갖 가게들이 있더라고. 각자 헤어져서 먹고 싶은 것을 사먹고 다시 모이기로 했어. 나는 무엇을 먹었을것 같아?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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