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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9 유럽-동남부:발칸반도 여러나라(完

지하철과 영웅광장

by 깜쌤 2019. 6. 14.


지하철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을까?



충분히 그럴 수 있어. 헝가리 지하철 1호선이 그 살아있는 사례야. 2002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고해.



지하철 역은 살아있는 작은 장난감같았어. 노란색 기차도 자그만하고 아기자기하며 아담하기까지 했어. 노선도 그리 길지 않아. 4킬로미터가 안되는 길이였으니까말야. 공사는 유명한 독일의 지멘스사가 담당했다고 해.


 

지하도 출입구에 햇살이 스며드는게 보이지? 그렇다면 깊이가 낮다는 이야기겠지?



지하철 승강장에 나무 벤치도 보이더라고.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정도라면 무슨 깊은 의미가 있지 않겠어? 사실 이 지하철이 완공된 해가 19세기말인 1896년 5월 2일이라고해. 그러니까 벌써 완공된지 120년이 넘은거잖아.



우리나라 역사에서 1894년부터 1896년까지는 격동의 세월이었어. 1894년에 갑오개혁(=갑오경장), 동학농민운동, 청일전쟁같은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고, 다음 해인 1895년에는 명성황후가 일본 낭인(=깡패)들에게 살해당한 을미사변이 발생했으며, 다시 그 이듬해인 1896년에는 우리 고종 임금이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가는 아관파천이 터지기도 했어. 나라에 망쪼가 단단히 든거지.


  

이런 격동의 시기에 지구 반대쪽 유럽대륙에서는 지하철이 공사가 한창이었고 결국1896년에 완공되었는데 그게 헝가리 지하철이야. 유럽대륙에서는 처음이다 아니다를 놓고 논란거리가 된 지하철이지. 터키 이스탄불의 지하철이 먼저다 아니다를 놓고 아직까지도 말이 많아.



사실 유럽 전체만을 가지고 본다면 영국 런던의 지하철이 먼저지만 유럽 대륙-이럴 경우에는 영국을 섬으로 본다는거지-에 한정시켜 본다면 헝가리가 제일 먼저라는 주장이 있어. 그게 헝가리인들의 자랑이지.



드디어 회쇡테레역에 도착했어. 영웅광장으로 번역되는 유명한 광장이 바로 이 부근에 있는거야. 우린 여기서 내렸어.



건너편 분위기가 제법 아담하지?



지상으로 올라갔어. 유럽대륙 최초의 지하철 모습은 대강 그런 모습이었어.



깊이가 얕다는 것은 단번에 느껴지지? 러시아의 모스크바상트뻬쩨르부르나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에서 타본 지하철은 무슨 웅대한 지하요새로 들어간다는 기분이 들 정도였는데 말야.







길 건너편에 눈에 익숙한 조형물이 등장했어.



영웅광장이야. 현지인들은 회쇠크테레 정도로 발음하는 것 같아.



이제 건너가야겠지? 횡단보도에 사람들이 얼쩡거리기만하면 자동차들이 속도를 줄여주면서 양보해주는거야. 나는 그런게 너무 좋았어.



광장을 둘러싸고 멋있는 건물들이 줄을 이었어.



우리가 잘 알다시피 유럽의 도시들은 광장을 중심으로 만들어져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야.



광장에는 거의 예외없이 아름다운 조형물이 배치되어 있지.



광장 한쪽에는 미술관도 있고 세르비아공화국 대사관도 있어.



우리나라 대사관도 이 광장으로 연결되는 안드라시 거리에 자리잡고 있지.



광장에서는 무슨 집회가 열리고 있었어.



광장 중앙에는 우뚝 솟은 기념탐이 있었어. 헝가리 건국이 서기 896년으로 알려져 있으니까 1896년이 건국 1천주년 되는해가 되었는데 건국 천년을 기념해서 만든 장소라고 해. 탑 위에는 가브리엘 대천사가 우뚝 서있지.




탑 아래부분 주위로는 헝가리 건국 영웅들이 말을 탄 모습으로 등장했고.... 마자르족의 부족지도자 일곱명이라고 해.



기념탑 주위로는 헝가리 역사를 빛낸 영웅들을 묘사한 기마상들이 배치되어 있었어. 병풍처럼 배치한 열주 사이마다 좌우 일곱명씩 모두 열네명이 서있는거야. 



건너편에 보이는 건물 전면은 그리스 고전양식을 품고 있었는데 제법 아름답다는 느낌이 들게 만들었어. 



조형물 하나하나가 예사롭게 배치된게 아니라는 느낌이 들어.



헝가리 건국 영웅은 이슈트반이라고 하던데....



구조물 뒤에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공원이 숨어있어.



멋진 성과 호수가 보이지?



뚜껑없는 이층 버스가 광장과 공원사이를 구분하는 도로 위를 지나갔어. 버스표를 구하기 위해 먼저 출발했던 우리들보다 호텔에서 뒤에 나왔던 우리 팀멤버들을 여기서 다시 만났어.



공원입구에는 호수가 있어서 쏟아지는 오전햇살을 받아 반짝거리고 있었어.



호수 위에는 물놀이용 작은 배들이 줄지어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지. 어디든지 공원풍경은 거의 비슷한 것 같아. 나는 고요한 평화로움을 만끽했어.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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