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말이지만 시티 스윙 호텔은 시설이 고급스럽거나 깔끔한 곳이 아니었어. 3성급 호텔이라고했지만 낡은 편이었지. 우리가 일찍 도착하기도 했지만 객실준비가 안되어 있어서 조금 기다렸더니 방을 내어주는거야. 그리 좋은 인상을 주진 못하더라고. 우리가 배낭여행자이니 몸만 눕혔다가 나오는 거라고 여기면 되. 방에다가 짐을 풀었으니 이젠 점심을 먹어야하지 않겠어?
호텔 옆에 터키 스타일의 식당이 있길래 들어갔어. 터키 음식이라면 단연 케밥 아니겠어? 일종의 뷔페스타일 식당이기도해서 쌀로된 요리도 있길래 몇가지 골랐어. 위 사진에서 두부처럼 보이는 것은 닭고기였어. 샐러드 한접시까지 시켰는데 1,700포린트였어. 약 7천원짜리 식사라고 보면 되는데 짠맛이 강해서 음식을 남겼어.
점심도 먹었으니 시내구경을 해야하잖아? 일단 다뉴브 강을 건너가서 '자유의 여신'이 서있는 곳부터 훑어보기로 했어. 이제사 하는 말인데 사실 러시아를 경유해서 헝가리로 들어오신 ㅅ부장님께 문제가 발생했었어.
러시아 모스크바 공항에서 갈아타는 시간이 빠듯했었다는데 사람은 목적지까지 무사히 왔지만 서울에서 보낸 배낭이 도착하지 않은거야. 공항에 연락처를 남겨두었다길래 배낭이 오면 받아달라고 호텔 리셉션에 부탁해두야만 했어.
일단 다뉴브강을 건너가야겠지? 강가에 트램 출발지가 있는것 같네. 잠시 지도를 보도록 할까?
오늘은 겔레르트 언덕 정도만 보기로 했어. 영어식으로 발음하면 갤러트 언덕이 되겠지만 거길 올라서면 부다페스트 핵심부를 대강 훑어볼 수 있어. 지도에서 세체니 다리를 찾아봐. 이번에 선박사고로 우리 관광객들이 참변을 당한 곳이 그 부근이라고 보면 되.
부다페스트 시내를 흐르는 강이 도나우강(=다뉴브)강이야. 이 정도면 참 크고도 넓지?
단순무지한 내 생각에 여기만 가지고 비교하면 한강보다는 크지 않다고 여기지만, 이곳이 하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규모라면 도나우가 정말 큰강이라고 봐야해.
도나우강은 몇 나라를 거쳐 흐르는 국제하천이야. 도나우라는 말은 독일어고 영어로 다뉴브라고 하지. 헝가리 사람은 DUNA라고 발음한다고해.
다리위에 걸린 철교로 트램들이 다니고 있었어.
강 군데군데엔 유람선들이 접안할 수 있는 시설들이 만들어져 있어.
걸어서 강을 건넌 뒤 상류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걸었어.
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도로가에는 멋진 건물들이 즐비해. 멋진 건물들이 많다는 것은 야경이 아름답다는 말이 되는거야.
자전거 도로도 잘 정비되어 있어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제법 있었어.
부다페스트도 유럽의 여느 도시들처럼 곳곳에 조각상들이 배치되어 있어서 도시미관을 살려주고 있지.
그러니 오래 걸어도 지루하지가 않은거야.
강변도로에서 대학건물을 마주쳤어.
헝가리 기술대학이야. 이 대학은 헝가리 역사에서 상당히 깊은 의미를 부여하는 대학이기도 하지.
1956년은 헝가리 혁명이 발발했던해야. 예전 우리나라 교과서에는 '헝가리 반공 의거'라고 기록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문구가 거의 사라진듯해. 이 대학에서 학생들이 들고 일어남으로서 역사적인 엄청난 사건으로 확대되기 시작한 것이지.
지금은 역사속으로 사라진 구 소련(=소비에트 사회주의 연방공화국의 약자)의 압제에 저항하여 들고 일어난 헝가리 시민들의 봉기를 일컫는 사건이 여기서부터 불타올랐던거야.
기술대학교 옆에 겔레르트 호텔이 자리잡고 있어.
호텔 앞 정문 부근에는 멋진 기념물이 서있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사람들은 '헝거리 반공의거'라고 했던 '헝가리 혁명'을 기억이나 하고 있을까?
세월의 흐름은 무상한거야.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것만 같았던 일도 까맣게 잊혀져버리지.
트롯트 가수 송대관씨의 노래에 그런 말이 있어.
"세월이 약이겠지요."
부다페스트의 도나우강에는 아름다운 다리들이 제법 걸려있어.
이리저리 살피면서 걷는 사이에 겔레르트 언덕밑까지 도달했어.
언덕으로 이어지는 비탈길을 올라갔어.
높이 오를수록 멀리 볼 수 있다는 말은 진리잖아?
동굴교회를 만났어. 들어가보려다가 참았어.
유럽을 여행하면 참으로 많은 교회나 성당을 만나게 되지. 일일이 다 들어가기로 마음먹으면 감당이 안될 것 같아서 들어가지 않았던거야.
방금 우리가 지나쳐온 겔레르트 호텔이 발밑에 나타나더라고.
강물 위에는 대형 유람선들이 나란히 서서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어.
강물은 저렇게 유장하게 흐르는데 우리들 인간은 어디에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걸까?
언덕길을 오르면서 나는 삼류 개똥철학에 빠져들어갔던거야.
나도 참 치사스럽고 유치찬란하지? 이 나이되도록 그런 걸 떠올리는 것을 보면 알 수있지 않아?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