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료로 단돈 1천원을 내고 표를 샀어.
그 정도는 내어야 구경이라도 할 염치가 있지 않겠어?
군위군을 대표하는 상징물은 아무래도 삼국유사 아니겠어?
중학교 건물 안으로 들어갔어.
예전같으면 여기가 중앙현관이지. 천장에 씌여진 짧은 문장이 돋보였어.
여긴 일종의 생활사박물관이지.
학교 고적대의 모자였지 싶어. 놋그릇도 보이고 화로도, 징도 있더라고.
옛날 재봉틀과 텔레비전들....
현관 바로 옆에 있는 교실에 들어가보았어.
교실은 중학교인데 안에 있는 내용물은 초등학교 물건들이었어.
중학교면 중학교, 초등학교면 초등학교하는 식으로 특화를 해두었라면 좋았을 것을....
인간은 아무래도 유년기를 그리워하지 않겠어?
그렇다면 초등학교가 더 인상적일것 같은데 말야. 양은도시락들이 옛날 추억을 되살려주었어.
대형 주판과 교단과 탁자들....
시간표를 보니 초등학교라는게 확실하긴 한데....
풍금 ! 갑자기 풍금소리가 그리워졌어.
이젠 모두들 오르간이라고 말하지만 그땐 풍금이라고 불렀어.
교실에 서서 창밖을 내다 보았어. 갑자기 아련해지네. 역시 아가씨들은 긴 생머리가 제격이야.
미남친구는 풍금앞에 앉아서 멋을 부렸어.
다음 교실로 가보았어.
이런 것들을 어디에서 구했을까?
옛날 다방인데 웬 벽걸이 텔레비전?
그렇지! 그땐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이런 달력을 만들어서 집집마다 한장씩 돌렸지.
용도를 모르는 물건들도 있더라고.
내가 신세대도 아닌데 말야.
조용필씨가 이렇게 앳되었었구나 싶었어.
왕자파스는 아직도 기억나는 물건이지.
모나미 크레용도 있었는데 그건 구하기가 어려운가봐.
통통한 아기를 우량아라고 부르기도 했었지.
중앙현관 반대쪽에는 예전 골목모습을 재현해 두었어.
우리 세대들에겐 눈에 익은 장면이지만 신세대들에게는 낯선 모습일거야.
민정당 후보들인 것으로 보아 1980년대 초반 포스터일거야.
구멍가게....
저런 소품들을 어떻게 구했을까?
나는 사탕이 가득들어있던,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 앞 문방구점의 동그란 유리단지가 아직도 생각나.
라디오를 처음 보고 그 소리를 들은 것은 초등학교 2학년때였어.
내가 사는 동네에 서점이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에밀, 미야모토 무사시..... 참으로 오래된 책들이야.
옛날 이발소도 보이더구나. 몇집 안되는 우리 동네에도 이발소가 있었더랬어.
만화가게네. 내가 청년기를 보냈던 동네에 만화가게가 있어서 한번씩 들락거렸어.
대성그룹은 연탄으로 큰돈을 벌었지.
석유곤로! 추억의 물건이지. 나는 어머니가 새벽마다 석유곤로를 켜서 해주신 냄비밥을 먹고 중고등학교를 다녔어. 그런 엄마도 이젠 안계시니 너무 서글프기만해.
이런 포스터는 어떻게 구했을까?
이젠 전설이 되어버린 영화인데 말야.
뒷간에서 용변보는 아이보다 내가 더 놀라버렸어.
단칸 셋방......
서민들의 진한 슬픔과 아픔이 배인 곳이지.
우린 고등학교때부터 군사훈련을 받았어.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로 이름을 바꾼지도 벌써 이십년이 넘었네.
그렇게 둘러보고 밖으로 나왔어. 그랬더니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와버린거야.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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