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각사가 있는 북부 지역만해도 변두리라는 느낌이 들었다.
거의 다 온듯 하다. 주차장이 어디있나하고 그 위치를 살폈다.
주륜장은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자전거를 세워두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이라 입구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교토 관광의 핵심지이므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도 인파에 휩쓸려 밀려갔다.
쇼군 아시카가 요시미츠는 교토 무로마치에 하나노 고쇼라는 저택을 지었다고 한다.
그래서 무로마치 바쿠후라는 말이 생겼다고 한다.
이제 교토는 일왕과 쇼군이 함께하는 도시가 된 것이다.
금각사 입장료는 400엔이었다.
귀족세력인 구게와 무가세력을 누르고 권력을 잡은 요시미츠는 자기 신분에 걸맞는 건물을 세웠다.
그게 교토 기타야마(北山북산)산장이다. 1397년의 일이라고 한다.
그가 죽은 후 산장은 절로 변했는데 그게 금각사다. 금각사는 교토 북부 교외 숲속에 자리잡았다. 정식 명칭은 녹원사(鹿苑寺)였다.
후에 2층 건물 누각에 금 600돈을 입혔기에 사람들이 금각사라고 부르게 되었다고한다.
금을 입힌 건물은 어떤 모습일까? 저번에 와서도 본 적이 있기에 궁금증이 사라진지는 오래였지만 혹시 무슨 변화라도 있는가 싶었다.
이제 곧 그 신비가 밝혀질 것이다.
이쯤에서 미시마 유키오라는 인물 이야기를 꺼내보자.
미시마 유키오(Mishima Yukio , 三島由紀夫)는 1925년생으로 토쿄(교토가 아니다)에서 출생했다.
그가 쓴 대표적인 소설이 금각사다.
금각사라는 이름의 소설은 유미주의(唯美主義) 혹은 탐미주의라고 부를 만한 미의식이 가득한 작품으로 이해하는 편이 좋겠다.
금을 입힌 건물이 주는 느낌이 너무나 처연했기때문일까? 1950년 어떤 젊은 중이 이 건물에 불을 질렀다.
이 사건이 미시마 유키오에게 던진 충격은 강렬했다.
그렇게 쓴 소설이 금각사다.
열렬한 군국주의자였던 미시마 유키오는 1970년 11월 25일 도쿄 이치가야에 있는 일본 육상자위대 동부방면 총감부에 그의 추종자 4명과 함께 침입하여 사령관을 인질로 잡았다.
그는 사령관에게 육상자위대원들을 소집할 것을 요구하였고 그게 관철되자 발코니에 서서 자위대원들 앞에서 한바탕 연설을 해댔다.
구일본군 제복과 비슷한 옷을 입고 2층 발코니에서 열변을 토했던 것이다.
일곱번 태어나도 일왕(= 덴노, 그들이 말하는 천황)을 위해 목숨을 바치자는 칠생보국((七生報國)을 부르짖었지만 자위대원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했다.
이 사건은 일본 전국에 중계가 되었었다. 마치 수십년전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벌어진 육영수여사 피습사건이 중계방송 되었듯이....
그는 덴노헤이까 반자이(=천황폐하만세)를 외친뒤 사령관실로 돌아가 단도로 자기 배를 그었다. 이른바 사무라이들이 영예롭게(?) 생각했던 할복이라는 것을 해댔던 것이다.
곁에 선 추종자 하나가 일본도로 그의 목을 날렸고.....
이 사건은 전세계에 엄청난 충격과 파장을 던졌다.
노벨문학상 후보에 세번이나 오른 미시마 유키오가 쓴 소설이 <금각사>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한다. 그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아래 글상자 주소를 클릭해보기 바란다.
시인 김지하와 평론가 진중권은 그의 행위를 시와 글로 비판했다.
김지하 시인의 아주까리 신풍을 소개해드린다.
아주까리 神風(신풍) - 三島由紀夫(미시마 유키오)에게
김지하
별것 아니여
조선놈 피 먹고 피는 국화꽃이여
빼앗아 간 쇠그릇 녹여버린 일본도란 말이여
뭐가 대단해 너 몰랐더냐
비장처절하고 아암 처절하고말고
처절비장하고
처절한 神風(신풍)도 별것 아니여
조선놈 아주까리 미친 듯이 퍼먹고 미쳐버린
바람이지,
미쳐버린
네 죽음은 식민지에
주리고 병들어 묶인 채 외치며 불타는 식민지의
죽음들 위에 내리는 비여
역사의 죽음
부르는
옛 군가여 별것 아니여
벌거벗은 女軍(여군)이 벌거벗은 갈보들 틈에
우뚝 서
제멋대로 불러대는 미친 미친 군가여
금각사는 내게 그런 의미로 다가왔다.
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문화유산을 의도적으로 폄하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 일본인 지도자들의 평소 행동이 우리들에게 그렇게 비쳐졌기에 해보는 소리다.
나는 조용히 모퉁이를 돌아갔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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