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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8 일본 자전거 여행-간사이(完)

교토 뒤지기 - 은각사 2

by 깜쌤 2019. 2. 1.


 

교토 동쪽에 길게 누워있는 야트막한 산이 가시야마(東山)다. 물론 큰 봉우리들은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동쪽에 있으니 그냥 가볍게 동산이라부르는 정도로 이해하면 되지 싶다. 은각사의 위치도 히가시야마 언저리 대강 그 정도다.



작은 산 비탈로 오르는 길이 만들어져 있고 사방은 온통 이끼 천지다. 몇년 전에 갔을 땐 정성들여 이끼를 관리하는 모습을 보았었다.



산 중턱쯤에 멋진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으니 은각사까지 갔다면 반드시 한번은 올라가 볼 일이다.



산비탈의 산책로에서 보면 비록 제한적이기는 하나 교토 시가지를 내려다볼 수 있다. 청수사(=기요미즈데라)에서도 볼 수 있는데 여기보다는 거기서 보는 경치가 더 광활하다.



바로 밑에 은각은사탄이 모습을 드러냈다. 위 사진의 왼쪽 2층집이 은각이고 모래정원이 은사탄이다. 은각은 2층으로 된 목조건물인데 아래층은 쇼인즈쿠리(書院作)라고 해서 서원(書院)형식이라고 한다.  


쇼인이라고 불리는 서원(書院)은 일본 불교 선종 절에서 스님들이 독서를 하는 공간을 말한다.


 

은각의 2층은 관음보살을 모신 불당이다.



통로를 제외하고 사방이 모두 이끼 천지였다.



이끼는 수분 공급만 원활하다면 겨울에도 파릇파릇해서 인간에게 주는 시각적인 효과가 아주 뛰어난 식물이다. 이끼의 녹색이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듯한 묘한 효과를 안겨주었다.



출구를 향해 걸었다.



일본인들은 세계인을 경탄시키는 축소지향의 묘한 미적인 감각을 지닌 민족인데 그 정수를 볼 수 있는 곳이 교토다.



나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은각을 한번 더 살펴두었다. 비록 은으로 다 칠하진 않았지만 이름에서 풍기는 묘한 감정이 풍겨나오는듯 했다.



은각사를 나가면 우리는 민족시인 윤동주와 서정시인 정지용선생의 유적을 찾아갈 생각이었다.



그 두분이 다닌 대학이 교토 시내에 있다. 은각사에서 자전거를 타고 한 이삼십여분 정도 달리면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은각사 경내를 벗어났다.



절문을 나왔으니 사하촌 골목을 지나가야한다. 사하촌은 절 아래에 형성된 마을이다. 젊었던 날 읽어본 소설 사하촌이 생각났다. 소설가 김정한님이 쓰신 소설이다. 뼈저린 가난에 얽힌 진한 슬픔과 저항의식이 배어나오는 작품이기에 눈물이 앞을 가렸었다. 젊었을땐 그랬다. 우리는 자전거를 찾아서 안장에 다시 올라탔다.



 다음 백과사전에서는 그 소설-사하촌-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었다.



김정한의 데뷔작이자 대표작인 이 소설은 가난한 소작인들의 비참한 삶과 생존을 위하여 결집하는 모습을 통하여 1930년대 우리 농민의 고통과 그 극복 의지를 그린 작품이다. 사하촌은 사찰 소유의 논밭을 빌어 농사를 지으며 가난하게 살아가는 소작농들의 삶의 터전이다.


농민들은 가뭄, 일제의 억압과 착취도 이를 악물고 견디며 살아간다. 하지만 중생을 구제해야 하는 사찰이 일제에 빌붙어 가난한 농민을 억압하고 착취한다. 농민들은 사찰의 논밭에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기 때문에 사찰의 횡포에도 마을을 떠나지도 못한다. 사찰의 횡포를 참다못한 농민들은 이에 저항하며 들고 일어난다. 이 작품은 일제 강점기 대표적인 농민 소설의 하나이다.


출처 :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v102ha320a16




절 앞 골목은 깔끔했다. 청수사 앞만큼 인파로 복닥거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제법 보였다.



이끼와 소품 분재를 파는 작은 가게 앞에서는 잠시 시선을 빼앗기기도 했다.



소품 분재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하나 정도는 구할뻔 했다.



식물이나 동물은 귀국할 때 검역소를 통과해야하니 번거롭다.



나는 그런 번거로움이 싫었기에 구입하는것을 자제했다. 어느 정도 내려왔기에 자전거를 타고 슬슬 달리기로 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