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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8 베트남-월남의 달밤 2(完)

귀국

by 깜쌤 2019. 1. 24.


전쟁기념관 밖으로 나오자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냥 나오기가 너무 미안해서 엽서집을 한권 샀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구한 것이다.



기념관 마당 한구석에는 무기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헬리콥터와 탱크들...


 

야포와....



경비정까지 보였다. 살륙의 도구로 만들어졌던 것이리라.



전쟁기념관을 나와서 여행자의 거리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거리에는 오토바이 물결들이 넘치고 있었다.



저녁을 먹고는 공항으로 가야한다.



여행자들의 거리에는 할력이 넘치고 있었다. 베트남인들의 표현대로 항미전쟁이 끝난지 벌써 40년이 넘었다.


 

자주 들렀던 푸드코트에 들어갔다.



이게 베트남에서 사먹는 마지막 음식이 될 것이다. 5만 5동짜리 저녁식사였다.



당시에는 베트남 쌀국수 맛을 잊지못할 것이라고 여겼지만 딱 일년이 되자 벌써 잊어버렸다.



귀국할 시점이 가까워지자 안경다리의 작은 나사가 떨어져나갔다. 기어이 나사를 찾아 끼웠다. 안경을 벗으면 사람 얼굴조차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짐보관소에 가서 배낭을 찾았다.



"짐보관소 아가씨들! 고마웠소이다." 그녀들이 방긋 웃어주었다.  



여행자 거리에서 바나산 택시를 잡아탔다.



"떤선넛 에어포트!" 내가 소리치자 운전기사가 알아들었다는 표시를 해준다.



기사는 정직하게 지름길로 달려주었다. 요금은 14만 4천동이 나왔지만 팁까지 포함해서 17만동을 주었다. 그는 행복해했다. 공항 화장실에서 우리나라 기후에 맞는 옷으로 갈아입었다.



밤 10시 반부터 항공사 카운터 앞에 줄을 서있었는데도 체크인을 하지 않았다. 체크인 과정에서 우리팀 멤버가운데 총각 한명의 입국일이 문제가 되었다. 같이 입국을 했는데도 여권에 입국일이 다르게 찍혔다는 것이었다. 현지인 직원을 따라 이미그레이션 카운터에 다녀와야했다.


내가 나서서 항의를 했다. 같은 비자와 같은 티켓으로 베트남 입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날짜가 찍혔다면 당신들 잘못이 아니냐고 따졌다. 잠시후 총각이 다시 돌아와서 일단 배낭을 탁송할 수 있었다. 결국 총각은 다른 곳을 통해서 재심사를 받았고 무사히 출국 수속을 끝낼 수 있었다.



우리 게이트는 26번이었다가 27번 게이트로 바뀌었다. 새벽 2시가 되어서야 탑승할 수 있었고 기내에서 승객 착석이 끝나자 곧 이륙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아홉시가 되자 우리 산하가 뚜렸하게 모습을 드러났다. 눈으로 덮힌 곳이 많았다. 베트남과 우리나라와의 시차는 두시간이다.



우리가 사용했던 티웨이 항공사 비행기는 중소형이었다. 가운데 통로를 중심으로 해서 좌우로 3열씩 좌석이 배치되어 있었다. 저가 항공사답게 물한잔 주는게 없었다. 야박해도 너무 야박하다.


 

저가항공사를 이용하다보니 기내식 먹는 재미까지 징발당하고 말았다. 앞으로는 될 수 있으면 사용하지 않을 생각으로 있다.



2018년 2월 2일 아침에 인천공항에 도착한 것이다. 1월 9일에 출국했으니 25일만에 귀국한 셈이 된다.



서울역으로 향하는 전철 표를 샀다. 우리팀 멤버들과는 인천공항에서 헤어졌다. 못난 팀장을 만나 모두들 고생이 많으셨다.



나는 서울역에서 친구들과 만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직통열차를 탔다. 한시간 안에 도착할 것이다.



좌석이 많이 비어있었다.



중간에 채워지리라.



확실히 대한민국은 발전한 나라다.



처음 배낭여행을 떠났던 1994년과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을 이룩했다.



요즘 유투브에는 국뽕 냄새가 나는 동영상들이 많이 올라오는데 우리나라가 선진국대열에 낄 정도로 발전한 것도 사실이다.



우리가 선진국으로 인정해주는 일부 외국인들 눈에도 우리나라가 정말 살기 좋은 나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서울역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길기도하다.



그만큼 지하 깊숙한 곳으로 철도가 연결되어 있다는 말이리라.



서울역에서 친구를 만났다. 초등학교 동기들이다.



귀국할 때마다 만나서 회포를 푸는 친구들이다. 시간을 내어준 것이 고마워서 내가 밥을 샀다.  



그리고는 헤어진다. 나는 고속열차를 타고 동대구까지 내려갈 생각이다.



우리나라 고속열차 시스템은 세계적인 모범 사례다.



옥의 티도 있다. 작년에 일어난 사고같은 것이다.



자리에 찾아가 앉았다.



한강을 건넌다. 벌써 2월이니 봄이 다가오는 느낌이 든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최근에는 겨울마다 여행을 떠난 것 같다.



동대구에서 기차를 갈아탔다. 이젠 진짜 집을 향해 달리는 것이다. 재미없는 긴글을 읽어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허리까지 깊이 고개숙여 정성어린 감사인사를 드린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