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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초등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2 My Way

야무진 꿈

by 깜쌤 2019. 1. 23.


인간이 특정한 어떤 인간을 연구하는 사례는 많아. 


 

인간이 인간을 연구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나같은 사람도 연구대상이 될만한 사람일거야.



거의 종잡을 수없을 정도로 감정기복이 있는 것은 아닌데 별스러운 사람이니까 말이지.



지난 일요일은 생일이었어. 집안의 가장이 되다보니 모두들 나서서 축하해주던데

그게 그리 어색한거야. 

모두라고 해봐야 다 합해도 서넛 밖에 더 있겠어?


   

그렇지만 같이 사는 사람은 아내밖에 없으니 아내가 축하해주지 않으면 축하해줄 사람도 없다는게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축하까지도 부담스러웠어.



나는 자존감이 거의 없는 사람이야. 어려서부터 남들로부터 소중하다는 대접을

못받고 살았기에 그런지도 몰라.



오십년도 더 전에 중학교 입학시험을 보러 갔을 때 교문에서 따뜻한 음료를 권해주시던 아줌마들에게서 받은 그 물 한잔이 남으로부터 대접받고 인정받은 첫번째 사건이었을거야.


 


 지지리도 가난하고 못살던 초등학교때 생일잔치 이야기를 꺼냈다가 엄마로부터 홍두깨로 엄청 세게 머리를 얻어맞아 순간적으로 멍해졌던 기억이 생일에 얽힌 첫 추억이 되었어.


 

십이년전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생신이 음력으로 내 생일 바로 전날이었기에 거기에 묻혀 내 생일은 기억해주는 이가 거의 없었어.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았기에 아버지가 싫다는 그런 이야기는 아니야.



그런 여파때문이었을까? 생일에 대해 별 중요성을 가지지 못했던 나는

아내 생일을 잘 기억해주지 못했어.



그랬기에 아내로부터 구박도 받고 충고도 많이 들었으며 핀잔아닌 핀잔과

 잔소리도 많이 얻어먹었어.



내 생일날이라고 어느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않고 그날 하루를 보냈어.



생일이라면 남이 축하를 해주기 전에 내가 남을 대접하는게 도리가 아닌가 싶어.

 내가 알기론 그런데 남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어.



나와 관계되는 날들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살았어. 결혼기념일이라는 것도 안챙긴지 수십년이 넘었어. 난 그게 언제인지 기억도 못해. 2월인 것은 확실한 것 같은데 말야.



그래도 안쫒겨나고 살아온게 신기하기만 해. 아내가 그만큼 선량한거라고 봐야 할거야.



살아온 날들을 생각해보면 후회스러운게 너무 많아.



오늘 새벽에는 부끄럽기만 했던 일들과 어리석음에 숨기고 싶었던 일들이

머리 속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났어.



자기가 태어난 생일날에 미친듯이 꼭 기뻐해야한다는 법은 없지만

당일에는 종일 우울했었어.


 

이제는 생일이 다가오는 것도 두려워.

피하고 싶어.



시모어 번스타인 그 양반처럼 오래살면

우울증만 남을 것 같아.



그래서 한번씩은 아내를 조르고 있어. 돈을 조금 보태주면 프랑스 작은 중세마을에서

한 달쯤 살다가 돌아오고 싶어서 말야.  꼭 프랑스가 아니어도 좋아.


꿈도 야무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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