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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 - 바로 그 집 3

by 깜쌤 2018. 10. 6.


얼핏 보았을땐 이 집이 4칸 집이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방 두개와 마루, 그리고 부억 한칸으로 이루어진 집이었을 것이다.




이 부근엔 이런 형식의 집들이 예전부터 많았다.



 마당에 우물이 있다는 것은 처음부터 이 집이 외딴집이었다는 증거다.



뒤란(뒤뜰)엔 감나무가 박혀있었다. 



감나무 밑둥치가 굵다.



가만히보니 자급자족이 가능한 집이었다. 이런 집을 찾아낸 제작진의 안목이 놀랍다.



대청마루로 들어가는 문이 살짝 열려있었지만 커튼이 쳐져있었다.



영화촬영을 위해 전체적으로 손을 본 흔적이 뚜렸하다. 처마밑 색깔이 붉은 것이 그 증거일 것이다.



벽은 원래 붉은 빛 나는 흙벽이었을 것이다. 내가 잘못 알고 있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예숩터 전해오는 전통 한옥에서는 우리 조상들이 처마밑에 이런 창을 넣지 않았다. 예외도 있을 수는 있겠지만......



나는 옆으로 돌아가서 창너머로 안을 살폈다.



서까래가 드러난 집이다. 서까래가 곱게 드러나면 시골 정취가 가득해진다.



장독대에는 옹기 하나만이 남아서 집을 지키고 있었다. 이는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이라는 말이 된다.


 

별채에는 디딜방아와 키와 소쿠리가 남아있었다.



집주인이었을 것만 같은 사진까지 남아있었다. 살강에 올려놓은 물건들이 제법 낯익다.



풍구도 남아있었다. 한때는 갖출 것 다 갖추고 살았던 집이 틀림없다.



마당에서 보니 담너머로 미성리 벌판이 펼쳐지고 있었다.



혜원이로 분장했던 김태리의 자취가 곳곳에 남아있는 집이다.



군위지방에는 이 집같은 모양을 가진 집이 일반적이었다고 기억한다. 대문곁 헛간의 규모가 꽤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문 곁 우물가에서 오구를 껴안던 혜원이가 곧 나타날 것만 같았다.



내가 그동안 줄기차게 구하러 다녔던 딱 그런 집이다.



헛간에는 리어카와 개집까지 남아있었다. 내가 젊었을 때만해도 리어카 가진 집이 흔하지 않았다. 리어카 한대가 일꾼 한두사람 몫을 했었다.



헛간에서 본 안채의 모습이다. 양반집의 모습이라기보다 서민집의 모습이다.



사랑채의 모습이 정겹다. 어쩌면 사랑채 한쪽은 외양간으로 쓰였을지도 모르겠다.



본채 아궁이를 솥뚜껑으로 막아두었다. 재미있다.



나는 대문간에 서서 사방을 살펴보았다.



혜원이와 은숙이와 재하가 멋진 연기를 펼쳐준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감성이 사방에 마구 묻어나는듯 하다.



개울엔 물이 그리 많지 않았다. 이 개울에는 팔공산 북쪽사면에서 흘러내리는 물도 일부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집구경을 마친 나는 질골 동네로 나갔다. 길골이 맞는지 질골이 맞는지 잘 모르겠다. 대구 중심가에는 긴골목이라는 이름을 가진 골목이 있는데 현지인들은 진골목이라고도 부른다. '길다'라는 말을 '질다'로 사투리 발음을 하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새로 온 가족 한팀이 구경을 하기 위해 다리에서 내려서서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나는 개울에 걸린 다리를 건넜다.



저 아래에서 이 개울과 위천이 마주친다.



내가 처음 들어온 것과는 반대방향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보았다.



천방둑에는 갈대와 억새가 조금씩 섞여서 자라고 있는듯 하다.



개울 건너편에 영화를 촬영했던 집이 보인다.



여름이면 이 개울에 갈겨니와 피라미가 돌아다닐 것이다.




이 장면은 혜원이가 하류쪽으로 달리는 모습이다. 그녀가 미니벨로를 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혜원이가 달리던 바로 그 길이다. 가을기운이 온 천지 사방에 내려앉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방천둑으로 자전거를 몰았다. 타이어 바람이 슬슬 빠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미성리 마을이 산밑에 보인다. 멀리 보이는 경치는 아름다운데 나에게는 처치 곤란한 상황이 다가오고 있었다.



펑크였다. 난감한 처지에 빠지고 말았다. 개울 건너편에 우보중학교가 보인다.



파란 하늘에 흰구름이 마구 일어났다.



배낭속에서 휴대용 펌프를 꺼내 응급처치를 해보았지만 헛방이었다.  



혜원이가 겨울과 봄, 그리고 여름을 보내고 가을에 접어들어서 엄마 마음을 조금 깨달아갈때쯤 나는 그 가을 벌판 한가운데서 난감한 상황에 빠져들고 있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