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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리틀 포레스트 - 바로 그 집 2

by 깜쌤 2018. 10. 4.


나는 여주인공 혜원이가 걸었던 바로 그 길을 걸었다. 



그녀는 10월 중순 초입에 자전거를 탔던 모양이다. 이 길은 북쪽으로 한 블록 위에 있는 농로다.



현장까지 갔으면서도 그 고목이 느티나무인지 회화나무인지 구별하기 위한 시도도 하지 않았기에 결국 인터넷으로 그 궁금증을 해결해야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네이버에서 활동하시는 어떤 블로거 한분이 이 동네에 살고 계셨다. 그분의 글 내용가운데 이 나무가 회화나무라고 밝혀놓았다. 내 느낌으로도 느티나무는 확실히 아니었다.



멀리 우보 기차역과 면소재지 동네가 보인다. 우보기차역은 지금 간이역이 되었다.



면소재지 마을이 논벌 끝머리에 등장했다. 직선거리로 2킬로미터는 넘을 것 같다. 보기에는 논으로 연결되어 있는것 같아도 개울을 두개나 건너야한다.


 

벌판 한가운데 우뚝 버티고 선 회화나무의 나이는 몇백년은 될 것 같았다.



나무 부근에는 주민들을 위한 화장실과 쉼터가 마련되어 있었다.



벌판에서 내가 자전거를 타고온 화본역 방향 풍경을 찍어보았다.


 

멀리 빨간색으로 빛나는 교회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저 산모양은 내 눈에 워낙 익숙해서 영화에 등장하는 장면을 봐도 뚜렷이 구별할 수 있을 정도다.  



논벌로 나있는 길을 따라가면 제방이 나오고 개울에 작은 보가 걸려있음을 알 수 있다. 봇둑 건너편에 은행나무 한그루가 제법 아담하게 커오르고 있었다.



잘은 모르지만 영화속에서 다슬기 잡는 장면은 봇둑 아래 부근에서 촬영했을 가능성이 크다.



산밑에 보이는 마을이 미성리다. 마을 앞으로 기찻길이 놓여있다.



제방에 올라서서 북쪽을 보면 다리가 걸려있다. 주인공 혜원이네 집 마당에서 보면 저 다리가 보인다.



벌판 저 멀리에서 기차가 울리는 기적소리가 들렸다.



그랬다. 부전으로 향하는 낮기차가 내려가고 있었다.



억새대궁이 꽃을 피우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확실히 가을이다.


 

제방에 서서 뒤를 돌아보았다. 상류쪽 풍경이다.



억새가 피면 다시 한번 더 가볼 생각이다.



사실 그동안 화본과 우보, 그리고 탑리 부근의 촌집을 조금 알아보고 다녔다.



결심을 못한 이유는 비행장 이전문제 때문이다.



이 부근이 대구공항 이전의 유력한 후보지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군위군민들 상당수가 공항이전 반대운동을 하는 것으로 알고있다.



둑길에서 리틀포레스트 영화촬영지라는 안내간판을 보았다.



길동교라는 이름을 가진 저 다리를 건너면 현지인들이 질골이라 부르는 아주 작은 마을이 나타난다.



돌아가신 어머니께서도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들은 기억이 난다.



다리 부근에 말끔하게 정리를 해둔 밭을 만났다.



혹시 영화 촬영을 위해 임대했던 터가 아니었을까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화본과 우보를 연결하는 도로에서 영화촬영지로 들어가는 농로는 여러개가 된다. 자기 형편에 맞게 선택해서 걸으면 되리라.


 

마침내 다리위로 올라섰다. 질골이라는 작은 마을에서도 다시 외따로 떨어진 집이 혜원이가 살았던 집이다.



이 작은 개울은 약 삼사백미터 앞에서 위천과 만난다.



다리를 건넜더니 미성1리 마을회관이 나를 맞아주었다.


 

회관옆 작은 화단에는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꽃들이 자라고 있었다.



분홍색 분꽃도 보인다.



나는 마을 안길을 잠시 살펴보았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주고받는 동네아줌마들 목소리가 터진 대문간 사이로 흘러나왔다.



워낙 작은 마을이니 둘러볼 것도 없다.



다리 부근에 빈 공간을 마련해둔 것은 주차장 용도인지도 모른다.



다리부근에도 작은 꽃밭이 조성되어 있었다.



여기도 금잔화가 심겨져 있었다.



청년 한사람이 구경을 하고 다리 위를 걸어 사라지고 있었다. 대구에서 구경왔다고 했다.  



이제 짧은 둑길을 걸어 혜원이네 집으로 향한다.



헤원이네 집으로 들어가는 밭에 심겨진 작물은 일 것이다.


 

조를 아는 사람들은 노란 좁쌀밥도 알 것이다. 좁쌀을 보면 가슴아린 사연이 떠오른다. 




눈물로 빵을 씹어본 자만이 인생의 참맛을 아는 법이다.



혜원이가 한해를 살았던 집이 나타났다.



다리에서 여기까지는 백미터가 안될 것이다.



평화로웠다.



바로 이집이다. 대문은 없었다. 앞에 보이는 흙집은 틀림없이 화장실일 것이다.



나는 입구에서 잠시 망설였다. 사람기척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