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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 - 바로 그 집 1

by 깜쌤 2018. 10. 1.


텔레비전에 나오는 장면들이 어딘지 모르게 눈에 익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2006년 8월 26일 시골가는 길에 기차에서 찍은 장면이다. <리틀 포레스트> 영화속의 장면과 똑같지

않은가? 컴퓨터에 보관중인 사진을 찬찬히 뒤져보면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지 싶다.



추석연휴 기간중에 텔레비전 화면에 등장하는 영화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부랴부랴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다. 촬영장소가 내가 아는 거기 맞다. 틀림없다.


 

내가 청소년기를 보낸 곳에서 정말 가까운 동네이기에 가는 방법은 환하게 알고있다. 당장 찾아가보기로 했다.



9월27일 목요일, 경주에서 9시 16분에 출발하는 청량리행 기차를 탔다. 영천역과 화산역사이 도로에는 배롱나무꽃이 터널을 이루다시피했다.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배롱나무(=목백일홍, 혹은 백일홍)꽃을 올여름에는 잘 구경하지 못했다. 꽃이 한창 피는 시기에 병원에 입원을 했었기 때문이다.



10시 23분경에 화본역에 도착했다. 정시에 도착한 기차는 정시에 출발해서 북으로 사라져갔다.  



화본역은 영천과 의성 사이에 있는 시골 기차역이다. 화본 마을은 워낙 소문난 곳이어서 아는 사람은 한번씩 찾아가보는 곳이기도하다. 텔레비전 주말 프로그램 '1박2일'에도 등장했었다.


 

어지간한 시골 기차역은 기차가 서지도 않고 통과해버린다. 이른바 간이역이 되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이지만 화본역은 예외다. 무궁화호 기차가 하루에 두번은 꼭 멈춰선다.  


 

기차역에 코스모스 꽃들이 가득했다. 여긴 가을을 껴안고 사는 것 같다.  



재하가 그의 여자친구를 바래다줄때도 화본역 플랫폼이 등장한다.    



증기기관차에 물을 넣던 급수탑으로 가는 길에도 코스모스가 피었다.


 

나는 플랫폼에서 자전거를 조립한뒤 대합실로 다가갔다.



대합실에는 옛추억을 담은 사진들이 가득하다.



영천장날이나 의성장날이면 객차마다 사람들이 가득가득했다. 이젠 다 옛날 이야기가 됐다.



기차를 타고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에 구경가고자하는 분들은 위해 화본역 기차시간표를 소개해드린다. 내가 사용해야할 하행열차는 하루에 두편 뿐이다.


 

상행열차도 하루에 두편뿐이다. 시간표 조합을 잘하면 입맛대로 골라 기차를 탈 수도 있겠지만 선택의 폭은 너무 좁다.


 

경주나 영천, 부산에서 올라가는 사람들은 촬영장소를 두루 살피려면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그래서 나는 접이식 자전거를 가지고 온 것이다.



자가용 승용차를 가지고 온 사람들이라면 영화속의 어지간한 촬영장소가 화본역을 기준으로 하였을때 20킬로미터 안에 거의 몰려있으므로 구경하기가 그만큼 편할 것이다.


  

나는 화본역 광장으로 나갔다.



역부근은 아주 깔끔하고 예쁘다.



역광장에서 마주 보이는 역전상회도 영화속에 잠시 등장한다. 거기서부터 탐방을 시작해도 되겠다.



혜원과 은숙이가 재하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자는 의미로 은숙이가 악수를 청하는 장면은 역전상회 앞이 틀림없다.




두사람의 눈에 재하와 재하의 전 여친이 등장하자 둘은 고개를 돌린다. 나는 이 장면에서 웃음을 터뜨렸다. 




화본역앞의 역전상회가 분명하게 등장한다.




화본마을에 있는 농협 산성지점도 등장하는듯 했다.





'엄마아빠 어렸을적에'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명소가 있다. 옛날 산성중학교 건물을 개조한 일종의 근대사 생활 박물관 비슷한 곳인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바로 이부근, 그러니까 박물관 진입로부근도 영화속에 슬며시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북쪽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자전거를 달렸다. 자동차를 가지고 오지 않은 분들은 의성까지의 거리가 30킬로미터라는 것을 기억해두면 좋을 것이다. 동계 평창올림픽에서 컬링 은메달 신화를 썼던 여자선수들의 고향이 의성이다.



나는 우보로 가는 길을 택해 달렸다. 영화속에 등장하는 집을 구경하려면 우보쪽으로 가야한다는 사실을 기억해두자. 아래 지도를 보기로 하자.




나는 화본역을 출발해서 북으로 가는 중이다. 마지막 목적지는 미성리 길동이라는 곳이다.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뜬다.  



나는 모산리로 이어지는 지방도로를 달렸다. 도로가에서 물웅덩이를 보았다.



도랑 물고기들이 그득했다. 주로 갈겨니들 같다. 올여름 내내 실하게 자랐다.



문덕교회앞을 지났다.



종탑밑에는 백일홍들이 튼튼하게 자랐다.



교회를 지난 뒤 중앙선 철길을 따라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달렸다.



화본이나 우보는 행정구역상으로 군위군이다. 군위군을 대표하는 관광상품은 삼국유사일 것이다.


 

우보면소재지까지는 딱 십리다. 여기서부터 목표지점까지는 2킬로미터밖에 안된다.



왼쪽 산밑에 자리잡은 참한 마을은 부석이다.



살짝 언덕진 길을 오르면 미성교회가 등장한다. 다온 것이나 마찬가지다.



청년시절 이 마을에 살던 어떤 청년과 마음이 제법 맞았지만 몇번 만나지 못했다. 이젠 이름조차 잊어버렸다. 



왼쪽으로 영화속에 등장하는 고목이 나왔다.



들판 한가운데 우뚝 선 거목이자 고목이다. 나무 밑에는 농사일을 하는 어른들을 위한 쉼터가 있다.



자동차를 가지고 온 분이라면 이 부근에 차를 세워두고 걸어갈 것을 제안한다. 교통량이 많지 않은 곳이니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미성1리의 중심은 성들 마을이다. 예전에는 왕골로 만든 돗자리로도 제법 명성을 날린 것으로 기억한다.



저멀리 산밑에 부석마을이 보인다. <리틀 포레스트> 영화속에 등장하는 시골집은 현지 시골사람들이 질골로 불렀던 마을에 있다. 그게 요즘 지도상으로는 길동이라는 이름으로 떠올랐다.



나는 벌판 한가운데 우뚝 선 고목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