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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8 베트남-월남의 달밤 2(完)

낙원 샤오비치 1

by 깜쌤 2018. 9. 25.


남쪽으로만 계속 달리다가 방향을 동쪽으로 틀었다.



여기도 개발중인가보다. 새로 만들어지는 주택가를 지나서 동쪽 해변을 달리는 새 도로를 만났다.


 

푸꾸옥 섬은 물방울 모습으로 생긴 섬이다. 어찌보면 손잡이 부러진 도끼날 모습이기도 하다. 아래쪽이 갸름하게 생겼다.



아래쪽으로 갈수록 두 해변의 간격이 좁아지는데 공교롭게도 도로까지 섬위쪽에서부터 양쪽 해변을 따라 내려온다. 그러므로 마지막 부분에서는 가로지르는 도로를 살짝만 따라가면 맞은편 해안도로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바다로 흘러드는 작은 개울이 항구로 이어지는 통로 구실을 하고있는듯 했다. 아래지도를 보자.




지도 아랫부분에 옥색으로 찍어둔 지점의 풍경이 지도 위 사진속 모습과 같다. 초록색점에서 해변쪽으로 방향을 돌리면 샤오비치로 나갈 수 있다.  


 

도로를 따라 조금 더 내려가자 도로변에 시장이 있는 조금 큰 마을이 나타났고 마침내 해변으로 이어지는 갈림길까지 함께 등장했다. 


 

도로가에서 이정표를 찾아냈다. 이제 2킬로미터만 더 가면 샤오비치에 다다를 수 있다.



처음엔 콘크리트로 포장된 도로가 이어졌다.



안으로 계속 달려갔다. 바닷내음이 슬슬 풍겨온다.



도로가에 무질서하게 늘어선 입간판들이 이제 다 왔다는 신호를 보내오는듯 했다.



그랬다. 나무가지 틈사이로 아름다운 해변이 불쑥 나타났다.




나무 기둥을 얼기설기 엮어서 뼈대를 만들고 비닐로 지붕을 덮은 어설픈 가게들이 몇개 나타났다. 나는 잭프룻(Jack Fruit) 한봉지를 샀다. 5만동이다.



코코넛을 실은 오토바이가 아무런 제지없이 해변으로 불쑥 들어올 수 있는 곳! 샤오비치는 그런 곳이었다.



원시의 모습이 아직은 그대로 남아있는 곳이다.



그랬기에 더 가치있는 비치인지도 모른다. 영국 리버풀에서 왔다는 백인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일행을 찾기 위해 일어났다.



이제 이 너른 해변에서 우리보다 앞서간 오토바이팀을 찾아야한다. 



앞서간 사람들이 이 비치 어디에선가 편안하게 쉬면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리라.



나는 일단 남쪽을 향해 걸어보았다.



해변을 보자 왜 여행자들이 샤오비치를 그렇게 입에 올리는지 알 수 있었다.



청록색 바다가 눈앞에 시원스레 펼쳐졌다.



해변을 따라 야자수가 늘어섰고 그 사이사이에 선베드가 놓였다.



현대적인 시설이래야 고작 이정도다.



여긴 아직도 원시의 모습이 많이 남아있었다.



그뿐이랴? 모래조차도 밀가루처럼 보드랍고 곱다.



해변 쉼터에서 우리팀 일행을 만났다. ㅂ형님께 다시 돌아가 상황을 보고드리고 함께 와서 합류했다. 자물쇠 없는 자전거는 잭프루트를 파는 아줌마에게 잠시 맡겨놓았다.


 

우리도 이제 뭘 좀 시켜먹어야했다.



7만5천동짜리 해물 누들을 주문했더니 일회용 컵라면 사리에다가 뜨거운 물을 붓고 해물을 넣어온게 틀림없다. 분위기있는 곳에서 베트남식 해물 쌀국수를 먹으려다가 황당함의 극치를 경험했다.


  

개발이 덜된 곳에 자리잡은 깔끔한 유일한 레스토랑에서 독점의 폐해가 바로 이런 것이다라는 참교육을 단단히 받은 셈이다. 



점심같지도 않은 같잖은 점심을 먹고나서 해변 산책을 위해 일어났다.



해변은 백인들 점령구역이나 마찬가지였다.



몸매좋은 백인 젊은이들이 옷을 마구 훌렁훌렁 벗어젖힌 채 뜨거운 열대의 햇살을 만끽하고 있었다.



상하체가 모두 빈약한 나는 철저한 구경꾼으로 변신한다.



옥색바다와 따가운 햇살과 하얀 모래들....



해변쪽으로 가지를 드리운 야자숲들.....



베트남에서 진정한 열대바다를 구경할 수 있는 유일한 해변이 바로 여기 샤오비치다.



이런 보석같은 섬을 빼앗기고 외교적으로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캄보디아는 무능의 극치를 달린 셈이다.



어쩌면 그게 킬링필드라는 동족학살의 대만행을 저지른데 대한 대가인지도 모른다. 


 

맨발로 해변을 거닐던 나도 바닷물에 들어가보았다.



물이 목욕탕 물처럼 따뜻했다.



하얀 모래위로 밀려든 바닷물이 투명함 그 자체를 연출했다.



화장품광고 화면처럼 상큼하고 깨끗한 물결이 내 다리 부근에서 물결무늬를 그리며 살며시 일렁이고 있었다.



잔잔한 파도가 조용하게 밀려왔다.



나를 향해 살며시 다가온 작은 파도는 내 발 밑에서 조용히 부서져나갔다.







어리

버리